손을 다치고 다친 손을 무기 삼아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회사에 건의해서 CAD학원에 등록한 것이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두 달(6월5일 ~ 7월 28)동안 월, 수, 금요일에 수업을 하는 것인데 정말 등록를 잘 한 것 같다.
수업이 있는 날이면 가방을 둘러메고 6시가 조금 넘으면 공장을 나선다.
수업은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데 아쉬울 정도로 수업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배우고 있으니 너무너무 행복한 생각이 들었다. 적당하게 골절된 손가락이 오히려 고마울 정도다.
배움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고 삶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학생인 조카들은 알까?
수업을 마치면 30분이 넘게 걸어서 집에 온다.
전철을 타면 두번째 역이고 버스를 타면 아파트 바로 앞에 세워 주지만, 시간에 쫒기지 않고 느릿느릿 걷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자동차의 불빛을 보고, 짝을 지어 걸어가는 여학생들을 보고, 난간에 앉아 고뇌하는 하얀 교복입은 남학생을 보고, 가게 앞 테이블에서 기분 좋게 취해 뻘건 얼굴로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을 본다.
가로수가 심어진 인도를 따라 불치병을 극복한 사람마냥 환한 얼굴로 귀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