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못 다 읽은 책들이 많지만, 그런 못 다 읽은 경제서보단 문학서가 따뜻한 봄 만큼이나 그리워졌었다. 주문한 책의 포장을 뜯을 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간절히 바라던 소망을 이룬 듯, 다소곳이 앉은 책들은 나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 준다. 요번에는 '민음사' 의 책들 중에 편집자의 추천이 들어가 있는 것을 중심으로 적립금의 최대한도 내에서 무작위로 골랐다(무려 7권.).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지 않았다는 말씀. ㅎㅎ
일찍 귀가해서 발 닦고 책에 푹 파묻히고 싶었는데, 오늘따라 사장님께서 급한 일거리를 맡기시고 먼저 귀가하시는 불상사가 생겨 조금 전에 주어진 일을 마무리 짓고, 책을 어루만지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째깍 째깍 ... ... 시간은 잘도 가는구나!)
겨울 얘기를 좀 더 해볼까?
나쁜 감정을 가슴에 숨기고 나쁜 기색을 얼굴에서 감춘다고 할지라도 상대는 쉽게 알아차린다. 하물며 '겨울'은 누구보다 먼저 겨울에 대한 반감을 알아차릴 것이다. 겨울을 사랑하자. 그래 겨울을 사랑하자.
겨울이 좋다는 사람을 잡고 조금은 흥분되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겨울이 왜 좋으냐고 물었었다. 그들의 대답은 대부분 '그냥'이었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그 청명함, 깨끗함이 좋다고...
얼마 전에 mp3 기능이 되는 휴대폰으로 바꿨는데, 출퇴근길에 이어폰을 꽂고 걷는다. 4곡 정도 들으면 도착하는 거리지만 이 시간이 무지 상쾌하다. 시원하다. 사장님 차를 얻어 타고 올 수도 있지만 얼굴에 부딪히는 상쾌한 공기가 좋아 그냥 걷는다. 발걸음도 가볍게...
겨울의 청명함을 좋아한다고 한 사람의 그 청명함이 이런 상쾌함을 말하는 것일까?
겨울이 조금은 좋아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