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친은 건조한 계절이 다가오면 마당 가득 고서를 내어 햇볕에 말리셨다.

바람에 팔랑이는 책장사이를 폴짝거리며, 어릴 적 나는 아무 책이나 잡고 알 수 없는 먹물의 골짜기를 헤집고 다녔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 저렇게 열심히 열을 지어 내달리는가?

이 다음에  기필코 모든 골짜기를 두루두루 유랑하리!

 



어제는 선친을 대신해 책벌레가 생기지 않게 하기위해 고서를 내어 말렸다.

캄캄한 괘 안에서 갇혔다 1년 만에 볕을 보지만 책들은 그리 기뻐하지 않았다.

그들은 누군가에 의해 읽혀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눈치였다.

나에게 무언의 꾸지람을 보내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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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아 2005-08-27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많다....
혹? kbs던가? 일요일마다하는 "진품명품"인가 하는 프로그램에 나갈서책은 없던가요?

파란운동화 2005-08-24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수랑 성재와 통화 했었다. 정말 반갑더구나.
다음 달 3일, 서울에서 만나기로 했다.
광찬이, 범재도 온다고 하니
이래저래 가슴이 설레기까지 하다. ㅎㅎ

쁘띠아 2005-08-27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부럽다....
내도 따라가고싶은데...ㅋㅋ 아시다시피...
잘다녀오셈...^^
우리동기들은 잘지내고 있는지...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