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싫지만 술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분류의 사람이다.
솔직히 나는 술이 싫다.
술을 마시던 안 마시던 항상 자신을 추스려야 한다는 생각인데, 술을 마시면 어지럼증이 생겨 내 의지대로 몸을 추스리기도 힘들어지니, 덩달아 마음까지 불쾌해 진다. 피곤할 땐 더 그렇다. 지금이 딱 그렇다.
취했다.
취했으면 잘 일인데, 글을 쓰고 싶다.
그 동안 못한 얘기를 이 곳에 토해 펼쳐 내고 싶다. 그러나 그 역시 쉽지 않다.
이 생각 저 생각이 실타래처럼 서로 뒤엉켜
이 생각을 펼쳐 보이려고 한 가닥을 잡고 뽑아내어 보지만, 그것은 한 줄도 못 가서 뚝 잘려 민망스럽게 끝을 드려낸다.
저 생각 역시 머릿속에선 아름다운 조명을 받다가도 종이 위에선 맥을 못추고 쉽게 지워져 버린다.
갑자기 허무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