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당뇨에 대한 정기 검진을 받고 한 달분 약을 받아 집으로 오니, 점심때가 되었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어머니께서 시원해 보이는 모시옷을 입으셨기에 한 판 찍자고 말씀드렸다.

나름대로 구도를 잡고 있는 사이,
어머니께서 그새를 못참으시고 포도나무에 불필요한 새순을 자르고 계셨다.
그래서 연속촬영으로 눌렀다. 의외로 자연스럽게 잘 나온 듯 하다. 한 장을 골라 크게 인화해야겠다.
음, 어느 것을 할까?



호박 넝쿨의 왼편에 보이는 큰 고무대야는 우리집 미나리밭이다.
지금은 줄기가 세지고 지저분해서 베어 버렸지만, 보름전만 해도 저 곳에서 난 미나리로 쌈을 해서 먹었었다.
저 멀리로 가마솥도 보인다.
우리 조카들보다 더 오래 된 것이다. 선친이 계실 때부터 있어 온 물건들 중에 지금까지 있는 몇 안되는 물건중에 하나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정감이 많이 가는 물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