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무척 즐거워진다.

남들은 아닐 수 도 있다.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내 가족의 사진이기 때문일 것이다.

큰조카를 볼 때면 아빠도 안 닮고 엄마도 안 닮고 도대체 누굴 닮은 것일까 하고 속으로 궁 금해했었는데, 이 사진 속에 답이 담겨 있었다. 큰형의 어릴 적 모습을 기억할 수 없었기에 생겨난 의문이었으며 지금의 큰조카 모습은 이 사진 속의 큰형과 붕어빵처럼 똑같다. 웃음 이 나다가도 신비함에 빠진다.

그리고,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것이 바로 나다.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나'라고 한다. 이 사 진의 뒷면에는 "1971년 12월1일 둘째 누나 가족 사진"이라고 외삼촌이 썼을 법한 글이 연필 로 그대로 남아 있다. 내가 태어난 지 꼭 다섯 달이 지난 시점이다. 초점이 흔들렸는지 흐리게 나왔지만 나의 가장 어릴 적 모습을 담은 사진을 다시 발견한 것이다. 볼이 왜 저리 통 통한 지 알 수 없으나 어머니가 무척 힘들게 느껴진다.

이 날은 외할아버지의 환갑을 축하하는 자리였으며 사진 찍기를 거절하시는 외조부께 나의 선친이 "장인요, 한 번 찍읍시더." 해서 찍은 사진이라고 어머니가 들려주신다.

아들은 아빠를 닮고, 딸은 엄마를 닮는다는 것을 이 사진을 통해 나는 너무나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나의 이세가 사진 속의 나와 닮을 것이라는 것을 어림짐작하면서도 사뭇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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