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고전에서 배운다 1
성석제 외 지음 / 하늘연못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부산과 서울을 지상으로 2시간 40분에 주파한다고 한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현실이 되었다. 이렇게 현실은 시간적 단축을 가져오지만, 우리에게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를 가져주지는 않는 것 같다. 물리적 시간이 빨라질수록 오히려 정신적 공황은 더욱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이렇게 급박한 시기에 무엇을 읽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전이다. 그렇다, 고전인 것이다. 나의 빡빡한 일과에서 고전이 짧은 하루의 일부를 쪼개어 할애 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이렇게 결론에 도달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고전의 양은 너무도 방대하여 고전 중에서 고전을 고르는 일 또한 쉽지 않다. 그러던 중에 알라딘을 통해 <21세기@고전에서 배운다>를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국 현역 문인(1권: 91명)들의 가슴에 고이 간직한 3권의 책을 소개하고, 그 들 자신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 두 권의 책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상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다.

영화 컨스피러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란 책을 보고 3년 전에 무작정 구입해서 읽었는데, 실망 그 자체였다. 나에게 전해지는 느낌은 미미한 것이었고 왜 책의 제목이 '호밀밭의 파수꾼'인지가 궁금할 따름이었다. 그런가 하면, 니체에게 관심이 많던 나에게 친구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을 선물했다. 일 년 전쯤, 나에게 책을 선물한 친구가 차라투스트라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나는 자신 있게 차라투스트라는 누구라고 말 해 줄 수 없었다. 나의 책읽기는 이렇게 서투른 것이었다. <21세기@고전에서 배운다>속에는 이 모든 답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강한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많은 문인들의 공저이기에 중복되는 추천서도 많이 있지만 그만큼 읽을 가치가 있는 고전을 우리에게 말해 주는 반증이기도 했다. 시집도 많이 소개되어 있고, 내가 익히 알던 작품과 전혀 생소한 작품은 물론 국내외를 망라한 위대한 저술들의 집합체였다. 그런가 하면 어떤 작품은 원작을 읽기를 권하고, 어떤 작품은 읽기 전에 다른 작품을 먼저 읽기를 권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반드시 재독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고전의 안내서를 원하던 나에게 이 책은 모든 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 같고, 2, 3장만 넘기면 새로운 문인을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전혀 지루할 것 같지 않지만 책장은 더디게 넘어갔다. 사실 나는 경제학고전에 가장 관심이 많았는데 경제학고전은 거의(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과학고전은 몇 편 눈에 띄나 대부분의 작품이 동서양의 고전문학(시를 포함)이나 고전사상이 주류였다. 그래서 표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소제목이 <한국의 문인 183인이 권하는 인류의 위대한 저술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문인들에 의해 쓰여졌기에 경제학고전에 대한 추천서가 없는 것은 어쩜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에서 배운다는 광범위한 제목에 의해 혹해서 책을 성급하게 선택한 감도 없지 않지만, 책을 면밀히 살펴 볼 수 없는 인터넷 서점의 한계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지울 수 없었다. 알라딘의 마이리뷰가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면 나와 같이 경제학고전의 안내서를 찾는 분에게 주의를 환기시켜 드리며, 이 글을 마무리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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