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5학년은 됨직해 보인다. 나는 운동회가 싫었다. 이유는 단 한가지다. 달리기를 못했기 때문이다. 달리기 해서 1등은 공책 3권, 2등은 공책 2권, 3등은 공책 1권이었는데, 항상 나는 4등 했었다. 3등안에 들기위해 힘껏 내달리면 몸은 앞으로 나가지 않고 다리만 꼬여 넘어지려고 했었다. 친구들에게 뇌물(?)을 주어 등수안에 들고 싶었지만, 그들도 나와 같이 부모님이 지켜보고 계셨고, 인정사정없이 앞서 나가기만 했었다.... 그래도 6년동안 한번 1등 한 적이 있었다. 장애물 달리기에서 그물밑으로 기어가고 사다리를 통과하고 비료포대에 들어가 생쑈를 했더니 팔둑에 1자를 고학년 누나가 찍어 줬었다. 정말 1등은 좋은 것이었고 장애물 달리기가 좋았다. 생잽이로 달리는 것보다 훨씬 더 ...
그래서인지 사진속의 나는, 운동회의 공포에 주눅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약주를 무척 좋아하시던 선친은 어디에서 약주를 한잔 하셨는지 정말 대추빛이시다. 모친은 어머니회 회장이셨다. 정말 그리운 그 때 그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