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윤(閏) 5월 10일, 양력 7월 2일. 

그날, 아버지께선 모내기를 위해 갈아 논 논에 물을 대기위해 어쩔 수없이 들에 나가셨다고 한다. 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안마을의 산파가 나의 몸을 살피고, 중요한 곳을 보고나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신나게 울어 제겼다. 부끄러워서... 

5살인 작은형은 외할머니 등에 업혀 있었고 7살인 큰형은 건넌방에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다. 누나가 외할머니와 같이 밖에서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며 분주하게 외할머니의 심부름을 하고 있었다. 괘종시계가 6시 30분을 알리는 굉음을 내자 나는 또 한번 크게 울다가 고단한 인간세상에 태어남을 원망하며 잠이 들었다. 

산술에 약했던 나는 어이없게도 그렇게 윤달에 태어나고 말았다. 내가 연이어 낙방을 정기적으로하자 어머니께서 용하다는 점쟁이를 몇 군데 찾아가셨는데 그들의 공통적인 지적은 나의 생일은 양력 7월 2일이라는 것이다. 내가 시험에 계속 떨어지는 이유가 윤 5월이여서 그렇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언제가부터 주민등록증에 등록된 번호와 상관없이 나의 생일은 양력 7월 2일이 되었다. 음력은 신경도 쓰지않았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년 초부터 큰형님이 39년만에 돌아오는 진짜 나의 생일이 올해라고 하셨다. 달력을 보니 7월 2일이 분명 윤5월 10일이었다. 39년만에 찾아먹는 진짜 나의 생일이라니 기구한 팔자에 눈물이 나려했다. 윤달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 검색을 하다보니 나의 진짜 생일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였다. 정확히 말하면 19년마다 한번씩 돌아오고 38년이 지난 올해가 두번째인것이다. 19년이 지난 다음이 나의 진짜 3번째 생일이며 3살이 되는 해이다. 참 나이도 더디게 먹는다. 외모도 더기게 변했으면 좋으련만, 옥황상제께선 나와 무슨 원수가 졌기에... 

19년이 지나 내가 3살이 되었을 땐 어떻게 변해 있을까? 

나는 장가는 갔을까? 

아이는 올바르게 잘 키웠을까? 

큰 병치레는 없을까? 

마음 맞는 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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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아 2009-07-05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정말 의미있는 생일이네요!!!
19년이 지나 형이 3살이 되면 장가도 갔고,,,아이도 올바르게 잘 키웠을것이고,또한 큰병치레는 없이, 큰행복 가슴에 품고 살고 있죠!!! 당연히....
늦었지만 두살 생일 추카해요,,,,
정말 사는 게 바빠 연락도 못하고 죄송해요 ㅠ ㅠ

파란운동화 2009-07-07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살,4살,5살...까지 건강하게 살고자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ㅋㅋ

지금처럼, 그때까지도 나의 짜증을 귀여운 주책으로 받아주는 너그러운 동생으로 남아주기바란다.

더운 날씨에 수고하시고 건강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