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한 봉 뜯어먹으며 사무실에 앉아있다.
공장에서 방송대학교까지 근두운으로 날면 10분, 15분이면 도착한다. 오전에 갔다가 자리가 없어 다시 공장으로 왔다. 강의를 인터넷으로 보다가 저녁에 다시 갈 생각이다. 공장 주변은 휴일이라 조용하지만 도서관만큼 집중력은 생기지않는다.
기말고사는 28일이다. 20일이 남았다. 5과목중에 전공과목인 '경영학개론'만 진도가 조금 나갔다. '경제 원론', '대학 국어', '세계의 역사', 컴퓨터의 이해'를 해야한다. 일을 마치고 8시에서 11시까지 도서관에서 3일동안 공부를 했었다. 진도는 더디게 나갔고, '진작에 도서관에 와서 공부할걸'하는 후회도 들었지만 남은 20일이라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20일동안만 개발품이나 불량발생 건없이 조용하게 흘러가기를 바란다.
시험에 대한 부담과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지난 주는 거진 울상이 되어보냈는데,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외롭게 외국생활을 했지만 꿈이 있어 버텨낼 수 있었다는 젊은 발레리나의 진부한 공익광고를 들었다. 이런 식상한 얘기가 ,그순간, 내게 큰 위안을 주었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공장엔 끊임없이 일이 들어와서 항상 일이 있고, 연로하시지만 항상 내 걱정에 여념없는 어머니가 살아계시고, 내가 하고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감사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시가 넘도록 일이 끝나지않아 공부할 시간을 낼 수 없다고 짜증만 내다가 막상 일을 마치면 피곤해서 TV를 보다 그냥 잠을 청해버렸는데, 일이 있음에 감사하고 짜증만 내지않았다면 일을 마치고 기분을 새롭게 해서 30분, 1시간이라도 공부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부를 할 수 없었던 것은 일이 늦게 끝나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필요 이상으로 짜증을 내서 심신이 피곤해진 탓이라 반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