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비는 산을 적시고, 내 마음을 적신다.
문득 선친의 모습이 떠오른다.
배를 깔고 엎드려 선친의 허벅지에 턱을 괴고
주적주적 내리는 문밖을 바라다 보았지.
군불에 배는 따뜻했고 새(끼)줄 꼬는 선친의 손놀림은 신기로웠고
자부심이 가득한 미소를 내 얼굴 가득 뿌려 주셨지.
그때와 똑같은 비가 내린다.
선친의 묘자리는 안녕하실까?
이제는 내가 따뜻하게 군불을 넣어 들일순 없을까?
없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