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ㅎ 안녕하세요 저유진이예요,ㅎㅎㅎ 아! 김유진.ㅎㅎ
이제벌써가을이네요,ㅎ 덥다고에어컨틀어달라고떼쓰던때가 엊그제같은데,ㅎㅎ
선생님의멜을여러번받았지만, 처음으로답멜을보내네요,ㅎ 그동안못보내서죄송해요,ㅎㅎㅎ
오늘7교시에한문시간끝날무렵 선생님의이야기,,,,,, 솔직히저는눈물이찔끔나올뻔했답니다,ㅎ 제꿈이교사거든요,ㅎ 그래서선생님이말씀하시는게 제마음속에와닿았답니다,ㅎ 저는초등학교1학년때부터선생님이되고싶었는데.ㅎ 그땐정말숙제를해오고나면 "참잘했어요"라는도장을찍어주는 선생님의모습이너무좋아서 선생님이되고싶다고생각했는데 초등학교1학년때부터한번도제꿈이 변한적이없었어요,ㅎ 그런데,고등학교오고,,2학년이되고.. 하니까,현실은너무어렵다는걸알게되었어요.ㅎ 내가하고싶은일이긴한테, 그일을하기엔너무부족한점이많아서요,,,, 대학만간다고해서되는것도아니고,ㅎ 임용고시라는어려운시험을쳐서합격해야하는데,,, 솔직히 아,,내가할수있을까,?하는생각도들고 다른일을찾아볼까,,?하는생각도많이했지만., 내가하고싶고,잘할수있는일은, 교사라는직업밖에없어서,,,ㅎ 참,생각이여러가지입니다,ㅎㅎ 오늘선생님이야기듣고,난목표가있으니 이제노력만하면되겠다,하고생각했습니다,ㅎ 그노력,,,,,너무힘들겠지만,한번해볼려고요,ㅎ 몇년이걸리든,한번해보기로결심했습니다, 이제정신차리고열심히해볼려고요,ㅎ
오늘선생님얘기듣고많은걸느끼고깨달았습니다,ㅎ 선생님께정말감사드리고, 남은2학년생활동안,선생님과,더가깝게 지냈으면좋겠어요,ㅎ
그럼안녕히주무시고,ㅎ 내일학교에서뵐께요,ㅎ
예비선생님 유진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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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님.. 니 편지 보고 찔끔..
사실.. 아이들에게 내 생각 털어놓는 것, 쉽지 않았거든. 그런데 이제 용기가 생긴다. 유진이 덕분이야. 내 말에 그렇게 귀 기울여 주는 아이들... 너무 고마워. 우리 반 아이들 선생님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내 이야기 하길 잘했네. 그치? ^^
그런데 한 편 걱정이 되더라. 혹시 한 명이라도 내 이야기에 오히려 좌절하고 상처받았을까봐.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건 굉장히 조심스러워. 아이들은 내 말을 스폰지처럼 다 받아들이거든. 그래서 행복하기도 하지만 늘 조심스럽지.
유진이는 마음이 따뜻하니까 선생님 하면 아이들이 좋아할거야. 겉모습만 보고 너무 빨리 아이들을 판단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아이들 속 마음이 보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아픔과 힘든 거 잘 보듬어 줄 것 같아. 교사선배로서 하는 이야긴데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건 사실 엄청 부담스러운 노릇이야. 아이들은 내 말뿐 아니라 내 행동까지 지켜보거든. 오히려 아이들이 내 선생님이지. 늘 나를 돌아보게 하니까.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입으로 뱉아내는 말들 지키나 안지키나 늘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거든... 그래도 나 자신을 믿고, 아이들 착한 본성도 끝까지 믿으면 언제나 아이들은 내 믿음을 져버리지 않더라.
교사되고 싶어하는 유진이에게 책을 선물하고 싶은데 방법은... 학급 모둠 일기 열심히 써서 상으로 내가 줄 책 받는 것과 한글날 기념 글짓기 열심히 써서 상으로 또 내가 줄 책 받는 것. 지금부터 준비했다가 기회가 오면..알지? 그런데 살짝 힌트를 주자면 나는 자기 이야기를, 진심을 풀어놓는 것에 점수를 후하게 준단다. ^^
2004. 9. 9. 새벽에 선배교사 강난희 보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