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 답장 기다리시고 계실것 같아서 답장 씁니다 .
공부할거라고 다짐한것도 벌써 2주 가까이 되네요. 덕분에 집에서도 짬짬이 공부 하고 있습니다요.
아... 뭐지, 요즘에는 안좋은 일들이 막 생기고 있어요. 저번주에는 인터넷에서 안좋은일이 생기더니, 이번주에는 오프라인에서도 안좋은일이 생겼네요. 다름이 아니라, 교우관계입니다(;;)
음... 이번에 아름(엄)과 싸웠달까... 암튼 그렇게 됐어요. 며칠전부터 막 말도 안하고 하더니, 결국에는 싸이월드에 일촌도 끊고 했더라구요. 저도 막 화나서 싸이월드 쪽지로 막 화냈는데. 결국에는 뭐; 저도 똑같은 인간이 된것 같네요. 왜그러는지 이유라도 알면 좋을텐데. 여러모로 힘드네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사람관계라는게 무시 못하는건데 저는 유독히 인간관계때문에 조마조마하고 힘들어 해요. 이러는 제가 싫지만요. 뭔가, 이렇게 중제되지 않는 껄끄러운 사이 정말로 싫거든요. 사과든 뭐든 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되네요.
오늘 막 아름이한테 화냈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그냥.. 속상해서 몇자 썼습니다요. 오늘 날씨 안좋았는데, 뭐하셨나요? 저는 도서관가서 스캔할거 있어서 스캔하고 책좀 읽고 인터넷좀 하고 왔어요. 날도 안좋은데 , 이런날은 집에서 뜨듯하게 배깔고 만화책이나 늘어지게 봐야 되는데....히히히히; 이제는 공부해야되니까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네요.
이번 해도 그렇지만 내년에도 죽어라 공부만 하고 싶어요. 여러가지에 흔들리지 않는 제가 되고 싶어요. 꼭 제가 뭔가 해낼수 있을거라는 확신도 섰으면 좋겠어요.
선생님도 원하시는거 꼭 다 이루세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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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문제로 싸웠는지 구체적으로 알면 좀더 도움이 되는 얘기 해줄 수 있을건데.. 상황을 모르니 좀 답답하구려. 지금부터 내가 드리는 말씀은 갈등이나 싸움에 관한,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친구들과 싸웠을 때... 시간이 가면 스물스물 갈등도 잊어먹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기도 하지만 '대마왕'님이나 아름이나 고집이 있고 자존심도 센 분들이라.. 그냥 이대로 있으면 둘 다 맘 고생을 좀 할 것 같군요. 예상했겠지만 내가 해 줄 수 있는 충고는 누군가는 먼저 말(혹은 사과)을 해야한다는 거여요. 그래야 갈등을 풀 수 있는 계기라도 되지 않겠어요. 내 자존심 다 챙겨가면서 이렇게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면 계속 신경쓰이고 껄끄럽고 친구 잃고.. 해결되는 거 하나도 없지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라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니예요.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싸움도 그렇다고는 생각하는데, '나' 만큼이나 상대방도 소중한 존재니까 '나의 자존심'만큼 상대방의 자존심도 존중하면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의견의 차이를 인간됨 자체의 차이로 비약하지 않는....
그리고 싸움을 했다면 한 사람의 일방적인 잘못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분명 '대마왕'님도 싸움의 원인이나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해도 뭔가 잘못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부분 만큼만 정직하고 용감하게 먼저 사과하세요. 그럼 상대방도 그런 모습으로 다가 올거예요. 그리고 나서는 있는 그대로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지요.
갈등이나 싸움 후에 더 돈독해지는 관계가 있고, 아예 갈라서는 관계가 있지요. 아름이와 어떤 관계가 되기를 원하세요? 교사같은 말, 조금 더 늘어놓자면 세상에 내 마음에 딱 맞는 사람 만나기는 정말 어려워요. 거의 없죠. 일정부분 나와는 다른 상대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도 해야하죠. 그런 연습이라 생각하세요. 갈등을 해결하는 연습이기도 하구요.
고민만 하지 말고 생각을 몸으로 옮기는 것! 딱 그 용기만 있다면 갈등은 대부분의 경우 해결되지요. 상대방 역시 나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을거니까... ^^ 더 넓고 더 깊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정말 용기있는 행동이지요. 내 경험에 의하면 진심으로 다가가면 거절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구요. 지난 주 금요일 조례 때... 보셔죠? 담임으로서 아이들에게 약한 모습 보이는 것 같아 많이 망설였지만 느그들은 내 마음 이해했을거라고 생각해요.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알아주기는 하겠죠.
자 그럼, 내일은 결전의 날이니까 오늘은 마음 좀 정리하고 편한 마음으로 푹 쉬세요. 내일 봐요. 홧팅 느끼마왕님. ^^
2004. 9. 12. 밤에 강난희 드림.
마지막으로 담임으로서 한말씀 덧붙이자면, '대마왕'님이나 '아름'이나 모두 상처를 가지고 있는 영혼이라는 점이예요. 너희들은 세세한 것까지는 모르시겠지만요, 제가 보기에는 다들 어떤 부분 상처가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