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 한문 시간에 선생님의 말씀 잘들었어요. 사실..요즘 쫌 많이 힘들었거든요. 제가 플룻 전공한다고 했긴했는데 정말 그게 내 길인지 참 많이 망설이고... 혹시 내가 결정했는데 안맞으면 어떻게 할까 무섭기도하고... 처음엔 사람들에게 예술쪽으로 하면 뭔가 특별한 눈으로 보지않을까 해서 시작하기도하고, 또 공부로는 않될것같으니깐 피해서 플룻쪽으로 하자는 생각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개학을 하면서 내가 너무 쉽게 생각을 했었던게 아닌가 싶으면서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 굳게 먹고 옛날에는 집에 제 책상에 한번도 앉아보지 않았는데 이젠 쪼금씩 앉아있으면서 공부도 쫌 해보고....플룻 연습도 더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길이 꼭 그렇지만 않다는것을 요즘에 많이 깨닫고 있는것 같아요. 공부랑 플룻 두개를 잡고 놓치고 싶지않은 욕심도 생기니깐 더 불안하고 초조하고... 선생님께서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천천히 하라고 하셨는데 막상 그렇게 하자고 마음먹으면서도 또다시 재도전 할 용기가 생기지 않을것같고... 아무튼....지금 내가 설정하고 있는 목표대로 우선 나아가보려고요! 조금 늦은 출발일지는 모르겠지만...그래도 힘 닿는데 까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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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형~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안자고 있으면 어떡해요? 하루에 8시간 9시간씩 수업 받고 또 플룻 연습하고.. 피곤할텐데...
우선 니가 플룻을 '정말 사랑하느냐', 아니면 '단순히 대학교 가기 위한 수단이냐'를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 플룻이 니가 갈 길이라고 여겨지면 노력하는 거지 뭐. 평생 그렇게 노력하면 플룻이랑 함께 사는 거지 뭐. ^^ 근데 소형이는 지금도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이 걱정이지 게으름 부릴 수 있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라서 샘은 걱정 안 해. 그리고 악기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인처럼 다루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겟다. 나는 음악은 전혀 몰라서 말이야... ^^
실력이 잘 오르지 않거나 공부가 좀 안될 때는 가만히 너를 들여다보렴.. 혹시 너무 조급해하고 있지나 않은지.. 혹시 욕심이 너무 앞서서 플룻을 사랑하는 거 보다 미워하고 있는 거 아닌지.. 그리고 내가 교사 되는데 10년 걸렸다는 걸 생각해보렴. 남들 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지만 플룻을 정말 사랑한다면 그 시간은 허비하는 건 아닐꺼잖아?
어때 마음이 조금 편해졌니? 너무 조급해하면 바로 눈앞밖에 안보여서 우리가 살아가는 목표를 잃을 수도 있단다. 그럴 때 가끔 눈 들어 내가 왜 이걸 택했는지, 살아가는 목표가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단다. 나는 시험 준비하는 그 기간동안 늘 아이들 앞에 서있는 꿈을 꾸었어. 그렇게 힘들게 교사가 되어서 너희들이 너무 소중해.
이젠 나도 자야겟는걸...
형~ 언제나 나를 믿어주어서 고마와. 샘도 너 믿고 사랑하는 것, 알지?
2004. 9. 9. 첫새벽에 강난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