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안녕하세요?? 샘께 답멜쓰는거 이번이 처음인가요?ㅎ

ㅇ ㅑ자마치고 와서 이제 메일확인 햇어요ㅎ 어제 마음대로 야자 도망가서 정말 죄송해요 다신 안그러겟습니다. 앞으론 분명히 미리 말씀 드리겟습니다.

그리고 제가 저번에 선생님께 물어봤던거요. 학교에서는 따로 조용히 말씀 드릴 시간이 없어서 지금 이렇게 물어볼려고요. 사실 저번에 선생님이 복도에서 그렇게 정색하시는 바람에 좀 놀랫거든요ㅎ

제가 1학기초에 상담할 때 미리 말씀드렷던 것 처럼 저는 전문대로 진학할려고 하거든요. 집안 사정도 잇고, 또 저 역시 빨리 취업을 하고 싶어요. 그럴려면 1학기 수시를 넣을라고 하는데요. 내년부터 1학기 수시가 2학기로 밀린다고 하길래. 어째야 좋을지.. 그리고 전문대를 갈꺼면 취업반에 가도 상관 없을 것 같아서요. 3학년 내신은 수시에 안 들어간다고 하니까. 취업반에 다니는동안 다른 외국어 공부도 하고 자격증같은거도 따 놓고 싶어서요.

그래서 선생님께 살짝 취업반에 대해 물어본거에요. 취업반이 그렇게 평이 안좋아도 제가 친구랑 둘이 작정하고 열심히 내 할일 하면 괜찮을 것도 같고 해서.. 어쨋든 저는 잘 모르겟어요.  선생님이 생각하시기에는 어떠세요?? 선생님은 많은 학생들을 겪어보셨으니까 저한테 좀 가르쳐 주세요.ㅎ

궁금궁금궁금해요ㅎㅎㅎ 답멜기다리겠습니다.ㅎ

2004년 09월 10일 금요일, 밤 10시 15분 2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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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멜 많이 기다렸지? 근데 멜로 이야기하는 것 보다는 니 예쁜 얼굴 보면서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말야.. 고민 좀 하다가 이렇게 멜을 쓰네. 그래서 좀 늦었다. ^^ 내일 점심시간이나 시간 날때 교무실이나 아님 다른 데서 살짝 만나서 이야기하자. 데이트신청 ^^

요즘 은혜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구나. 가끔 너희들이 그냥 하루하루 보내나 싶어서 조금 걱정이 될 때가 있는데 은혜를 보니 그런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싶네.^^  집안 형편까지 다 생각해서 나름대로 '나중'을 생각하고 있으니... 참 든든하고 예쁘네.

지난 번 수업시간 때 내가 '꿈'을 끝까지 버리지 말라고 했던 말 기억나니? 꿈을 포기한 사람은 기회가 다시 와도 보이지 않거나 준비가 되지 않아서 놓치기 쉬운 반면 여러가지 변수와 힘든 상황 때문에 꿈을 잠깐 접기만했지  마음 속 깊은 곳에 여전히 그 꿈을 담고 있는 사람은 다음번 기회가 반드시 찾아온다고... 이렇게 말하면서 사실 뭔가 좀 허전했는데 그건 그 꿈이라는 것의 성격에 대해 내가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일거야. 어제 오늘 아주아주 좋은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 이런 말이 있네

"꿈을 갖는다는 것은 더 좋은 대학을 간다든지 더 유명한 사람이 된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대상을 갖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을 소유하는 것'이라고.(조금 생략하고) '네 꿈의 자리에 돈을 앉히지는 말거라. 아무리 돈이 좋다고 너의 당차고 예쁜 마음만 하겠니? 너를 사랑하는 엄마의 간절한 눈빛만 하겠니?"

이 글을 읽으면서 그 허전했던 마음이 꽉 들어차는 것을 느꼈단다. 무슨 꿈이든 나나 내 주위의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돈벌이'나 '인기'의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그 꿈을 이룬들 행복할 수 있을까? 소박한 것이라도 그 중심에 너 자신과 가족들, 친구들이 있다면 그건 그 자체로 이미 아주아주 훌륭한 꿈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내 얘기를 조금만 하자면 내게 있어 훌륭한 교사란 처음에는 '한문'을 아주 잘 가르치는 교사였지.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아이들의 즐거움 없이 지긋지긋한 한문 시간이라면 아무리 노력해도 잘 가르칠 수 없겠더라고. 그래서 일단 너희들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 준 뒤에 한문과 함께 작은 행복을 맛보게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지금 교사로서 나에게 중요한 것은 매일 매일 너희들이 학교에서 조그마한 행복이라도 발견하는 것, 친구들과 진심으로 서로를 위해주는 것, 담임인 나랑도 그런 인간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야. 한마디로 사랑이 가득한 교실, 학교가 되어가는 것. 이것이 내 꿈이지. 내가 좀더 너희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게 되기를 바라고 너희 역시 나를 사랑해주기를 바래. 늘 노력할거고...! 노력하는 흔적, 보이니? ㅎㅎㅎ

생각해보면 곧 3학년이 되는 너희들... 2학년이 다 가기 전에 좀더 많은 추억, 행복, 즐거움을 주고 싶어. '내가 정말 너희를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도... 욕심일까?

달맞이 꽃처럼 하얀 니 얼굴을 볼때만다 조금 걱정이 돼. 아파보이거든. 아프지 않으면 은혜야, 내가 걱정하지 않게 씩씩한 표정으로 인사해 줄래? "샘, 저 건강해요."이렇게!

아! 지난 번 복도에서 니가 '진로'에 관한 '상담'해 왔을 때 갑자기 정색한 건 말이야, 니가 그런 일로 나를 찾은 것이 처음이라서 나도 조금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도움이 되는 어떤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 놀랐구나? 우리 데이트 할때는 자연스럽게... !

그럼, 데이트날 잡으러 내일쯤 내려올래?

2004, 9. 12. 일욜 밤에 강난희 날림.

늘 마음에 걸리는 한가지. 지난 번 생일 수첩에도 썼던 것 같은데... 제주도 수학여행 가서 너 아파서 한라산 못 올라가겠다고 그랬을 때, 너만 안보내주겠다고 구박한 것,  아직도 미안해. 우리반만 너무 많이 빠져서 곤란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땐 차가 출발할 시간까지 준비도 안하고 방에서 자는 너희 모습에 너무 화가 났었거든. 나도 사람이니까...  그렇다고 너만 안보내주려고 한 건 나의 잘못인 것 같아. 데리고 갈꺼면 다 데리고 가던가 아니면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은 다 남아있도록 했어야했는데... 니가 '괜찮아요' 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미안한 맘일 것 같은데... 도와줄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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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09-13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혜의 답장 :
샘 안녕하세요?? 수학여행때 그일은 아예 까먹고 잇엇어요ㅋㅋ 원래 잘 까먹거든요ㅋ 그라고 별로 안상처받앗으니까 까먹엇겟죠ㅋ 그러니까 저는 괜챤습니다ㅎㅎㅎ

ㅇ ㅖ ,그러면 내일 점심때 교무실로 내려갈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