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는 가을... 황혼도 동색

그리고

뒤 이어 올 겨울...

 존재의 소멸은 무슨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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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1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색^^
 


 

지난 봄... 초록은 동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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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은경샘 결혼식이 있었다. 사설모의고사문제가 조금 정리된 것도 같아 가벼워진 마음으로 열심히 수업하고 옥쓰와 민영샘 차를 타고 식장으로 갔다. 은경샘, 참 이뻤다.

많은 샘들을 만났다. 

결혼식 끝나고 장우동에서 가볍게 요기하고 갈 사람은 가고 경주 갈 샘들은 또 그렇게... 잠깐 고민.. 오늘같이 좋은 날씨에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왠지 억울..  경주까지 함께 갔기로했다. 밤에 혼자 돌아오더라도 반쪽 모꼬지라도 같이 하기로 결심했다. 해질녘 경주까지 드라이브, 그리고 안압지 산책.. 혼자 돌아올 시외버스... 나름대로 좋을 것이다.

경희샘 차에 타고 영두샘, 의주샘이랑 출발~ 노래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 재미났다. 90년대 노래 이야기.. 015B, 이승환, 이오공감, 신해철... 날아라 병아리,  텅빈거리에서... 또..텅빈 마음.. 노래방 가고 싶을만큼.. 창밖으론 , 하루가 또 가을이 천천히 저물어가고...

경주. 박물관에서 먼저 출발했던 주형샘, 송희샘, 지순샘, 민영샘과 합류. 토요일은 밤까지 개방하는 국립경주박물관을 천천히 산책했다.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짜가리 석가탑 다보탑, 천천히 걸어나와 아주 비싼 저녁 먹고 안압지 산책.... 국악, 중국음악, 탈북 가수 이혜영. 공연.  잘 꾸며진 조명을 받으며 천천히 이야기 나누며 걸었다. 대밭옆 단풍나무 아래를 지나고 있을 때 저쪽에서 준호샘이 걸어왔다. 이제 모두 합류. 연못을 한바퀴 돌아 다시 공연장. 사물놀이와 국악합주를 하고 있었다. 듣는 사람도 신나지만 음악은 연주하는 사람이 진짜 신나겠다.

부러워하며 공연을 보다가 맨땅을 느끼고 싶어서 신발을 살짝 벗고 잔디를 밟았다. 공연이 끝나가기에 발을 더듬어 신발을 찾았는데...어~ 내 신발, 어디 갔지? 부산 내려가야되는데... 혹시 의주샘? 아니면 어쩌지? 딸딸이 한켤레 사야겠군. 웃음도 나오고 난처하기도 하고... 조금 민망하기도 했다. 둘러봐도 의주샘은 보이지 않고... 샘들이 오기에 상황을 설명했다. 지순샘과 경희샘이 사람들 사이에 숨어서 웃고있는 의주샘을 발견했다. 어이구 참내~ 잠시 후 의주샘이 옷 속에 감추고 있던 신발을 던져주었다. 냄새나고 찝찝한 남의 신발을 저렇게 숨기고 싶을까.. 내~ 참~ 비위도 좋구로...

안압지를 10시 10분 전에 나와 가까운 첨성대로 향했다. 국민학교 수학여행 때 보고 처음 보는 첨성대. 그땐 비가 오고 있었는데 이 앞에서 그 비 추적추적 맞으며 단체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엔 비에 젖은 내가 귀신처럼 서있다. 그리고 이번 시험에 아이들 수행평가 문제로 내기도했다. 첨성대.... 선덕여왕이 만든 거다. ㅋㅋ 삐딱하게 기울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한 바퀴 돌고...

이제 나는 집에 갈 시간. 터미널까지 안 태워줄 것 같더니만 단호한 내 말에 다들 포기했는지 별다른 설득 작업도 없이 10분쯤에 장준호샘이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었다. 샘은 가고... 역사로 들어와 차 시간을 봤더니 11시부터 표를 팔고 11시 20분에 심야버스 출발이란다. 30분을 기다려 표를 사고 50분 뒤에 출발이네... 에이 샘들이랑 조금 더 같이 있을걸.. 밤늦은 역사가 조금은 무서울 줄 알았는데 사람들도 많고 마침 청소년축구 결승을 중국이랑 하고 있어서 별로 무섭지는 않았다. 신문을 훓어보고 있는데 옆에 왠 인기척... 돌아온 준호샘.. 샘들이 민박을 못 구해서 다들 이리로 올거란다. 역 근처의 여관을 알아보려고...

부산 가는 손님, 차에 오르라는 소리가 들리기에 준호샘 버리고 차에 탔다. 창가 자리가 좋은데... 너무 늦게 탔나보다. 어떤 아주머니 옆에 자리를 잡고 책을 펼치는데 이번엔 송희샘이랑 지순샘이 깜짝 출연... 재미있다. 마치 먼 곳으로 떠나는 사람 배웅하듯이 준호샘이 돌아와서 놀아주더니만 이번엔 송희샘, 지순샘이 차에까지 올라와 배웅이다. 이런 이별... 재미나기도 하고 기분도 은근히 좋은 걸.. 20분, 차가 출발하면서 실내등이 꺼지고 스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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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왕자  생텍쥐페리

#소행성 B-612

  나는 어린 왕자가 소행성 ‘B-612’에서 왔다고 생각하는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이 소행성은 1909년 터키의 어느 천문학자의 망원경에 단 한 번 잡혔을 뿐이다. 그때 이 천문학자는 국제 천문학회에서 자기가 발견한 별에 대해 거창하게 발표를 했다. 그러나 그가 입은 옷 때문에 누구하나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어른들은 항상 이렇다.

  소행성 ‘B-612’를 위해서는 참으로 다행스럽게 터키의 한 독재자가 그의 백성들에게 유럽식으로 옷을 입으라고 명령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형에 처한다고 했다. 그 천문학자는 1920년에 아주 근사한 옷을 입고 발표를 다시 했다. 이번에는 모두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내가 소행성 ‘B-612’에 대해 그 번호까지 분명히 밝히면서 이렇게 자세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다 어른들 때문이다.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여러분들이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고 어른들에게 말하면, 어른들은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 아이의 목소리는 어떠냐?” 그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는 뭐니? 그 애도 나비를 채집하니?“

  이런 질문들은 절대로 묻는 법이 없다. 대신에 항상 이런 질문들만 한다.

“그 앤 나이가 몇이지? 형제들은 몇이나 되니?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진 월급이 얼마나 되니?”

단지 이런 질문만으로 그 친구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았다고 생각한다.

  만일 여러분들이 어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면, 어른들은 그 집을 상상해 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아주 아름다운 장미 빛 벽돌집을 보았어요. 창문에 제라늄이 있고 지붕 위에 비둘기가 있는…”

  그들에겐 차라리 이렇게 말해야 한다. “나는 10억 짜리 집을 보았어요.” 그때야 비로소 어른들은 탄성을 지른다. “얼마나 멋진 집일까!”

  그러니 여러분들이 어른들에게 “어린 왕자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그 애가 멋있었고, 그 애가 웃었고, 그 애가 양을 갖고 싶어했다는 것이에요. 누군가가 양을 갖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살아있다는 증거잖아요.”라고 말한다면, 그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여러분들을 어린아이로 취급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소행성 ‘B-612’에서 왔어요.‘라고 말하면 어른들은 곧 알아듣고, 질문 따위를 늘어놓아 여러분들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 2 -1 여우와 어린왕자  (만남)

  그러나 여우는 하던 이야기로 다시 되돌아갔다.

“내 생활은 너무 단조롭단다.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지. 닭들은 모두 똑같고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난 좀 심심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햇빛처럼 환하게 밝아질 거야. 다른 모든 발자국 소리와 구별되는 발자국 소리를 나는 알게 되겠지. 다른 사람의 발소리를 들으면 나는 땅 속에 숨지만 네 발 소리는 음악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런 쓸모가 없어. 그래서 밀밭을 봐도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그건 슬픈 일이야! 네 머리카락은 금빛이지? 그래서 네가 나를 길들이면 정말 신날거야. 밀도 금빛이니까 금빛 밀밭을 보면, 네가 생각나게 되겠지. 그래서 나는 밀밭에 스치는 바람소리까지도 사랑하게 될 거구…”

#2-2 여우와 어린왕자 (이별)

“잘 있어.” 어린 왕자가 말했다. “잘 가.” 여우가 작별 인사를 하며 마지막 선물로 비밀을 말해주었다.

“내 비밀은 이런 거야. 아주 간단해.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 어린 왕자가 따라 말했다.

“네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 때문이란다.”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 때문이란다.” 잘 기억하기 위해 역시 어린 왕자는 이 말도 따라했다.

“사람들은 이 진실을 잊어버렸어. 그러나 너는 잊으면 안 돼.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으니까.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단 말이야…”

“너는 네 장미한테 책임이 있어…” 어린 왕자는 이 말도 잘 기억하기 위해 따라했다.

#3 약장사와 어린왕자

“안녕하세요.”어린 왕자가 인사를 했다. “안녕.” 장사꾼이 말했다.

그는 갈증을 풀어주는 새로 나온 알약을 파는 사람이었다. 일주일에 한 알씩 먹으면 마시고 싶은 욕망을 영영 느끼지 않게 되는 약이었다.

“왜 그걸 팔아요?”어린 왕자가 물었다.

그건 시간을 굉장히 절약하게 해주거든. 전문가들이 계산을 해보았다는데 이 약을 먹으면 1주일에 53분이 절약된다는구나.” 장사꾼이 말했다.

“그 53분으로 뭘 하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만일 그 53분을 내 마음대로 쓰라고 하면, 나는 맑은 물이 솟아오르는 샘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텐데…’하고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4. 비행사와 어린왕자

어린 왕자는 지쳐서 주저앉았다. 나도 그의 곁에 앉았다. 그러자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별들은 아름다워요.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 때문에…”

“그렇지.” 나는 대답하고 달빛 아래 물결치는 모래 언덕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사막은 아름다워요.” 그가 다시 말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나는 언제나 사막을 사랑해왔다. 사막에서는 모래언덕 위에 앉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는 뭔가가 빛나고 있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나는 사막의 모래밭이 왜 그렇게 신비롭게 빛나는지 문득 깨달았다. 어렸을 때 나는 낡은 집에서 살았다. 그 집에는 보물이 묻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었다. 물론 그것을 發見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도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 보물은 우리 집 구석구석을 황홀하게 만들었다. 우리 집 가장 깊숙한 곳에 보물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 집이건 별이건 사막이건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란다.” 내가 어린 왕자에게 말했다. “아저씨가 내 여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서 기뻐요.”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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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는 초파리나 파리가 몰려들텐데 농촌에서는 나비가 몰려드나보네요. 의미있는 차이인 듯 싶습니다. 포도알에 몰려드는 가을나비라니... 어느 구석에서 상해가는 것 없는지, 가을나비의 감각으로 찾아보아야겠습니다. 가을 햇살 쬐고 싶은데 옅은 구름 깔렸습니다. 마음도 오락가락 갈피잡기 힘들고... 오늘은 솔직히 마음 저 아래 한 구석이 알게 모르게 상하네요.

가을나비 한 마리 날아와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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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0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비는 어떠신지요^^


해콩 2004-10-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마리를 바랬는데 두 마리씩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