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두 돼지발정제를 마신 것 같아...... 아니, 어쩌면 우리도 이미 마신 건지 몰라. 단지 아직 5분이 지나지 않았을 뿐이지. 신정(新正) 때 집에서 혈투가 벌어졌어. 유산이 문제였지. 할아버지가 물려준 임야가...... 졸지에 개발 지역이 되었나봐. 그게 화근이었어. 못 준다, 내놔라. 온갖 욕이 오가고 주먹질이 오갔지. 어머니가...... 싸움을 말리다 쓰러지셨어...... 막내삼촌은 눈을 다치고...... 결국 재판을 할 모양이야. 이해할 수 없는 건 우리나 삼촌이나 다들 먹고 살 만한 집들이란 거야. 실은 남부럽잖은 집들이지...... 난 말리지도 않았어. 다들 미쳤다고밖에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니까. 그 눈빛들은...... 집접 보지 않고선 설명할 길이 없어..... 없다구. 그런데 세상을 둘러보니 다들 그런 거야.  다들! 다들 돼지발정제를 마신 것처럼 땀을 흘리고 숨소리가 거칠어져 있어. 아무래도 놈들이 원하는 건 돈과의 교미가 아닌가 싶어. 이미 마신 이상은...... 그 끝을 보지 않을 수 없는 거지. 어쩌면 우리가 대학을 간 것도 다 그걸 마셨기 때문이야. 지금은 느끼지 못해도 좀더 시간을 흐르면 알게 되겠지. 여하튼 땀이...... 나고 숨소리가 거칠어질테니까. 내가 왜 이러지? 난 결백해...... 하며 똑같은 짓을 하게 될거라구. 분명해. 그래. 분명 누군가가 우리에게 그걸 먹였어. 우리가 마셔온 물에, 우리가 먹어온 밥에, 우리가 읽는 책에, 우리가 받는 교육에, 우리가 보는 방송에, 우리가 열광하는 야구 경기에, 우리의 부모에게, 이웃에게, 나, 너, 우리, 대한민국에게...... 놈은 차곡차곡 그 약을 타온 거야. 너도 명심해. 그 5분이 지나고 나면, 우리도 어떤 인간이 되어 있을지 몰라......

-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한겨레 신문사, 2002, 181~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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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7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콩 2006-05-07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님.. 죄송해요. 이 글... 제가 쓴 게 아니구요.. 저어기..위에 수정한 것처럼.. 이랍니다. 죄송.. 글이 너무 좋아서요. 밑줄 긋기 한다는 게 그만..^^;

2006-05-08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느티나무 > 고등학생이 읽으면 좋은 책

* 이 글도 역시 광동고에 계신 송승훈 선생님의 글입니다. 아이들과 차곡차곡 읽어야겠습니다.  


  •  세상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박영희·오수연·전성태 글, 김윤섭 사진, <길에서 만난 세상>, 우리교육

 - 도시의 노인들, 외로운 농촌 청소년, 10대 미혼모들, 코시안의 엄마들, 이주노동자의 어려운 삶, 한센병에 걸린 소록도 사람들, 구두 닦는 사람들 이야기 들이 담겨 있다. 그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아름다우면서 생생한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거나, 삶이 늘어진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상석·박재동, <못난 것이 힘이 된다 1-2>, 자인

 - 자기 부정이 심하거나 열등감에 시달리거나 자포자기하려는 학생이 읽으면 치료효과가 있는 책이다. 한 남자의 청소년 시절 성장 이야기. 무엇이 사람을 사랍답게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두 권짜리라서 부담을 느끼지만, 책은 정말 재미가 있다.


김지우, <나는 날개를 달아줄 수가 없다>, 창비

 - 멀쩡히 지나가는 차에 뛰어들어서 다친 뒤에 치료비를 뜯어내는 자해공갈단, 노래방에서 손님들과 같이 놀아주고 돈을 버는 노래방도우미, 이런 밑바닥 인생들에 대해 그네들이 무슨 사연이 있어 그렇게 사는지 그 사람들 처지를 파고든 단편소설을 주로 모은 책이다.


최민식,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현문서가

 - 사진과 그 사진에 대한 글을 모은 책. 우리가 상품광고 흔히 보는 곱고 예쁘게 다듬어진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가 집과 학교를 오고가며 만나는 동네 보통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평소 스쳐 지나친 여러 장면을 다시 보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예술이란 이런 것이다.


박수정, <내일로 희망을 나르는 사람들>, 삶이보이는창

 - 남을 제끼면서 떠밀면서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이들 손을 잡아주며 삶을 살아온 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단숨에 돈을 얼마나 벌었네 하는 부류와 정반대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차분하게 담을 책. 읽으면, 읽기 전과 사람이 달라진다. 인생을 우습게 아는 사람이 읽으면 좋다.


최일도,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동아일보사  

 - 노숙자들에게 따끈한 밥 한 그릇 대접하는 목사님 이야기. 세상인심이 가파르다며 꿈을 잃으려 하는 청소년이 읽으면 좋겠다.


위기철, <아홉 살 인생>, 청년사

 - 누구나 어릴 적 기억 속에 담긴 누추한 시절, 그러나 따뜻한 기억들이 떠오른다. 조그만 아이였을 때 뛰어놀던 기억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마음을 촉촉하게 적실 수 있는 이야기다.


이희재, <저 하늘에도 슬픔이>, 청년사

 - 이윤복 어린이가 1964년에 쓴 일기를 출판한 책이 그 시절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어렵고 어렵던 시절, 우리의 아버지 세대 때 어린이들은 어떻게 살았는가. 요즘 아이들이 읽으면 이게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는 책.


최정현, <반쪽이의 육아일기>, 여성신문사

 - 아버지가 어린아이를 기르는 이야기 만화. 부모와 갈등을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애틋한 마음이 생기겠다.


김한수, <양철지붕 위에 사는 새>, 문학동네  

 - 식민지 시대 ‘운수 좋은 날’ 주인공이 오늘날 살면 이렇게 살 것이다. 진지한 느낌이 가슴을 치는 경험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부모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지 못하고 자꾸 투정부리는 아이가 꼭 읽을 책이다. 보통 남학생들 정서에 잘 맞는 책이다.


윤수종, <다르게 사는 사람들>, 이학사

 -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그러나 우리가 평소 관심을 두지 않고 그냥 지나치던 그런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 넝마주의, 성전환자, 장애여성 등, 우리 사회에서 힘없는 소수의 이야기다. 그러기에 세상을 섬세하게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사려 깊어지고 싶은 학생이 읽으면 좋다.



  •  세상의 여러 모습을 담은 책

이용재, <왜 이렇게 살기가 힘든 거예요>, 창해

 - 건축 이야기다. 세상에서 떠들썩한 새만금 갯벌과 청계천 복원과 같은 일에 대해 보통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뒷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런 떠들썩한 일의 진실을 알게 되면, 화가 날 것이다. 세상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에게 권한다.


김세윤, <헐크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 Media2.0

 - 영화 제작과 관련해서 온갖 궁금한 내용을 다 알려주는 책이다. 호기심을 한껏 만족시켜주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다. 특수 분장의 비밀, 야한 장면을 찍는 기술, 전쟁영화 무기는 어디서 구하나, 한국영화엔 왜 토하는 장면이 많나.


강  헌 외, <내 인생의 영화>, 씨네21

 - 유명한 사람들이 자기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영화에 대해 쭉 이야기한 글을 모은 책. 영화 이야기이면서, 인생에서 탁 느낌 받는 순간에 대해 나와 있기도 하다. 영화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좋겠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2>, 청년사  

<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2>, 청년사

 - 그 시대의 다수 사람들이 실제 어떤 생활의 모습으로 살았는지를 구석구석 살핀 역사책이다. 높은 사람들 이야기만 나오는 역사가 아니라 그 당시 보통사람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는 노력이 새롭다.


유시민, <유시민과 함께 읽는 유럽1-2 문화이야기>, 푸른나무 

 - 외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유럽을 재밌게 소개해주는 책. 흔히 외국을 소개하는 책은 그 나라를 보고 ‘우아~’하고 감탄하는 때가 많은데, 이 책은 정말 재밌게 각 나라를 소개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 안내서를 유시민씨가 편역한 책.


신동흔, <살아 있는 우리 신화>, 한겨레신문사

 - 자청비라는 술이 새로 나왔던데, 그 자청비가 우리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그리스로마 신화는 누구나 다 알아야 한다고 여기면서 혹시 우리 신화는 괄시하지 않았는지. 우리 자신을 알자.


이윤기,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1-2>, 웅진탓컴

 - 그리스로마 신화를 학생들이 많이들 읽고 싶어 하는데, 사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읽기 쉬운 글이 아니다. 문화도 다르고 이름도 낯설고 해서 잘 안 된다. 어린이 책으로 나온 그리스로마 신화를 빼면, 청소년이 읽기에 어렵지 않은 책이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책이다.


<사람답게 아름답게>, 차병직, 바다출판사

 -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인권을 재밌는 우화와 연결 지어서 이야기한 책. 자기 권리를 알고 주장할 줄 알아야, 함부로 대우받지 않는다.


박원순, <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한겨레신문사

 - 역사적으로 유명한 재판 이야기다. 예수의 재판, 소크라테스의 재판, 갈리레오의 재판, 드레퓌스의 재판, 재판을 이야기하면서 역사에서 이름난 사람들의 삶과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주 인상적이다. 삶의 모형이 잘 찾지 못하는 요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만화 박정희 1-2>, 백무현 글, 박순찬 그림, 시대의창

 - 우리는 현대를 산다. 그러나 한국현대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이 사실고증을 꼼꼼하게 하면서 보통사람들이 손쉽게 읽을 수 있는 현대사 만화책이 의미 있는 이유다.


박건웅, <꽃 1-4>, 새만화책 (만화)

 - 일제 시대부터 해방 이후에 겪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슬픈 일에 대해 다룬 책. 묵직하고 가슴 찡한 이야기들이다. 작가가 5년 동안이나 파고든 대작인데,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조금 비쌈.


<뚝딱뚝딱 인권짓기>, 인권운동사랑방 지음, 윤정주 그림, 야간비행 (만화)

 - 인권을 주제로 한 짧은 단편만화들이 모여 있다. 이주노동자 인권, 폭력문제, 전쟁에 대해 잘 그려진 만화가 나오고, 짧고 굵게 설명이 달려 있다. 어린이를 위한 교양만화월간지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된 만화들. 쉽지만 뜻 깊다.


강준만, <한국현대사 산책 1970년대편 1-3  1980년대편 1-4>, 인물과사상사

 - 현대사를 도란도란 이야기하듯이 풀어놓은 책. 오늘을 알지 못하고 옛날 역사를 주로 배우는 학생들에게, 현대사를 어렵지 않게 알려주는 귀한 책이다.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강수돌 지음, 최영순 그림, 봄나무

 - 돈, 월급, 돈과 행복, 신용불량, 빈익빈부익부, 저축, 세금, 쌀 수입문제, 여러 경제 생각거리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는 책. 생태주의 사상에 바탕해서 경제를 청소년에게 쉽게 설명하는 책.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면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관점.



  •  학교에 대한 책, 학생들 이야기

안준철, <그후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교육

 - 따뜻한, 따뜻한, 그리고 착한 학교 교육 이야기. 마음에 위로가 된다. 마음이 아픈 사람이 읽어라.


임길택,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보리

 - 강원도 탄광마을에서 어린 초등학생들과 지내며 겪은 이야기다. 아이들의 순진함과 천진무구함과 잔인함을 보면서 글쓴이가 하는 생각에 푹 빠진다. 착한 이야기라는 표현이 가능하다면 이 책에 쓰고 싶다.


최병화, <교실 이데아>, 예담

 - 문제아들에 대한 보고서다. 학교에서 주로 칭찬을 많이 받는 우등생이 읽으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지는 책이다. 사람을 함부로 쉽게 재단해서 판단하지 않고, 사람에 대해 천천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상석,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자인  

 - 이때까지 학교를 다녀오면서 학교에 대해 불신이 많이 생긴 사람이 읽으면 좋다.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하는데, 그런 자기 행동을 바라보는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적어놓은 데서 우리는 책 읽는 맛을 느낀다.


하이타니 겐지로, <모래밭 아이들>, 양철북

 - 일본 학생들이 학교에서 아옹다옹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비슷한 또래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이라, 학생들이 읽으면 크게 공감한다. 학교에 불만이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다.


민가영, <가출, 지금 거리에 ‘소녀’는 없다>, 우리교육

 - 어디에나 가출하는 학생이 있다. 그 친구들은 어떻게 살다가 돌아오는 걸까? 가출하지 않은 친구들, 가출을 한번 해보았으면 하는 친구들에게, 가출의 세계를 진짜로 알려주는 책이다. 어른이 보면 충격을 받고, 아이들이 보면 한탄하는 책이다.


김종휘, <너 행복하니?>, 샨티

 - 자기 기질을 내뿜으며 개성 있게 삶을 꾸려가는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 삶에 꿈과 활력이 필요한 청소년이 읽으면 자극 좀 받는다. 대안교육문화공간인 하자 작업장에서 만나는 아이들 이야기다.


김형태, <너 외롭구나>, 예담

 - 무기력하게 살면서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한탄만 하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따끔한 인생 충고. 정신이 번쩍 나는 꾸중이 되게 직설적으로 담겨 있다. 꿈과 열정과 노력이 필요한 이들에게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  가슴이 찡한 책 : 감동이 있는 책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푸른숲

 - 사형수 이야기다. 어느 여학생이 이 책을 읽고서 한 말 : 세상에 푹 빠져서 읽는 책은 처음이에요. 왜 태어날 때는 다 예쁜 갓난아이였는데 누구는 멀쩡한 사람이 되고 누구는 사형수가 되는가. 참 슬픈 책이다.


조영래, <전태일 평전>, 돌베개  

 - 어려운 처지에서 진지하게 자기 행복을 찾아 날아오르려 한 사람에 대한 기록.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 그는 우리들에게 우리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국가인권위, <십시일반>, 창비

 -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별에 대해 국가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해서 만화가 열 사람과 함께 만든 책이다. 국가기관에서 만든 책이라고 해서 따분하고 뻔하겠다는 편견을 가지면 안 됨. 굉장히 훌륭하고 예술적인 책.


이란주, <말해요 찬드라>, 삶이보이는창

 - 이주노동자가 이 땅에 와서 겪는 사연을 모아 담은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진다. 겸손해지는 책, 우리 자신을 반성하게 해서 우리 영혼을 좀 더 맑게 해서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책.


교육출판기획실, <아픔을 먹고 자라는 나무>, 푸른나무

 - 어렵고 고생스럽게 산 사람들 이야기. 세상의 쓴맛을 볼 만큼 보았다고 일찍 늙은 청소년이 읽으면 좋다.


중자오정, <로빙화>, 양철북

 - 가슴에 슬픔이 가만히 스며오는 책, 읽고 나면 눈물이 나려 한다. 중국 시골 초등학교에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그러나 어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가 산다. 어느 날 그 학교에 찾아온 임시교사 선생님이 그 아이의 천재성을 알아보지만.


황선미, <마당을 나온 암탉>, 사계절 

 - 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으스대는 학생이 읽으면 좋다. 모성애가 주제인 책인데, 다 읽고 나면, 아무리 심장이 무감각한 사람이라도 잠시 가슴에 느낌이 남는다. 감정을 적시는 일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  소설

이옥수, <푸른 사다리>, 사계절

 - 동네에서 사고치고 말썽부리며 도둑질하다 경찰에 붙들려가는 어린 아이들 이야기다. 자기보다 어린 아이를 협박해서 물건을 훔치게 하는 친구도 나온다. 지난날 사고 친 경험이 있거나, 너무 얌전해서 그런 친구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읽으면 재밌다.


안재성, <황금이삭>, 삶이보이는창

 - 사람이 인생을 이렇게 사는구나 하는 말이 입에서 저절로 새어나오는 책이다. 어떤 뜻있는 일을 하기보다는 돈 많이 버는 일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학생들은 자기 가치관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조정래, <불놀이>, 해냄 

 - 분단 문제를 진지하게 탐색한 소설. <태백산맥>이라는 대작이 나온 것은, 이런 작품이 그전에 있기 때문이다. 조정래 분단문학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책. 분단문학으로 많이 권하는 <광장>은 보통 고등학생이 소화하기에 어렵다. <불놀이>는 고등학생이 읽어낼 수 있는 책으로, 읽고 나면 분단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깊게 생각하게 된다.


김한수, <봄비 내리는 날>, 창작과비평사

 - 어렵게 사는 사람들 이야기. 자신의 집을 싫어하는 학생이 읽으면 치료효과가 있는 책이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읽으면 가난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긴다. 학생들은 집에서 몹쓸 불화를 경험하는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학생들의 경험을 다시 일깨워주어서 학생들이 자신만이 슬프다고 여기지 않게 해주어 학생들에게 힘을 내게 한다.


공지영,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창작과비평사  

 - 고등학생들 수준에 딱 맞는 책이다. 학생들은 편안하게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여러 인생들을 만나게 된다. 인생을 살핀다는 문학의 의미를 학생 수준에서 실현하기에 알맞은 책이다.


조현설, <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 방울 - 운영전>, 나라말

 - 조선시대 사랑 이야기다. 궁녀가 주인공인데, 궁녀와 사랑에 빠진 외간남자가 대담하게 궁궐 담을 넘는다. 사극에서 배경화면으로만 나오는 궁녀들이 어떤 기쁨과 슬픔과 서러움을 갖고 살았는지, 이 작품은 알려준다. 멋지고 슬프고 대담하고 진지한 사랑 이야기. 올바른 사회란 어떤 모습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  시

서정홍, <아내에게 미안하다>, 실천문학사  

서정홍 시, 허구 그림, <우리 집 밥상>, 창비

 - 보통 사람들이 평소 사는 모습이 담긴 시집이다.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 동네 아이들, 곧 학생들 자신이 사는 모습이다. <우리 집 밥상>은 동시를 모은 책인데, 어른이 읽어도 느낌이 참 좋다.


전국국어교사모임, <문학시간에 시 읽기 1-3>, 나라말

 - 뛰어난 한국 시인들 작품 가운데 고등학생들이 잘 읽고 이해하는 시를 모아둔 책. 시의 맛을 느끼고자 하는 고등학생이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현대문학북스

 - 사랑에 대한 시들이 담겨 있다. 청소년들은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을 잘 읽어낸다.


임길택 시, 정문주 그림, <탄광마을 아이들>, 실천문학사

임길택 시, 강재훈 사진, <산골 아이>, 보리

 - 강원도 산골 탄광마을 아이들 모습을 그림 같은 시로 표현했다. 학생들에게 창작교육을 시킬 때 참고할 시로 아주 좋다. 가난하지만, 그래서 가끔 슬프고 간간이 쓸쓸하지만, 비참하기만 하지는 않는다. 어려운 형편 속에 사람의 좋은 마음이 느껴지는 시들이다.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 <국어시간에 시 읽기 1-2>, 나라말

 - 학생들이 좋아하는 시를 골라 뽑아 모은 책이다. 실제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현장교사가 뽑은 시들이어서 학생들과 공감하는 정도가 높은 책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시선집.


도종환 엮음,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나무생각

 - 도종환 시인이 뽑은 가슴에 와닿는 좋은 시들. 편안하고 따뜻하게 읽히는 시들이 골라져 있다.



  •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고민, 성

벌리 도허티, <이름 없는 너에게>, 창비

 - 고3 여학생이 남학생을 좋아하다가 그만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 그 뒤에 이 친구가 어떤 일을 겪어나가는지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손에 땀을 쥐고 책 속 주인공에 빠져드는 체험을 하는 책.


최성수 외, <세상의 절반 여성이야기>, 우리교육  

 - 성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다룬 책. 대중매체와 성, 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김성애·전명희, <우리가 성에 대해 너무나 몰랐던 일들>, 또하나의문화

 - 청소년 성폭행에 대한 보고서다. 너무나 몰랐던 일들이어서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이다. 충격이지만, 알아야 이런 일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구성애, <니 잘못이 아니야>, 올리브

 -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성폭력에 대한 책이다. 세계에서 한국의 성희롱-성추행-성폭력 발생 순위가 굉장히 상위권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제대로 많이 알아야, 이런 안 좋은 일을 이겨낼 수 있다. 성폭력에 대한 태도, 예방방법, 일이 일어난 뒤에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잘 나와 있다.


대한사회복지회 엮음, <별을 보내다 -10대 미혼모들의 이야기>, 리즈앤북

 - 미혼모들의 사연을 담은 책. 한번 집어 들어서 읽기 시작하면 책장을 다 덮을 때까지 손을 떼지 못한다. 우리들의 삶은 만만치 않다. 가슴이 아프면서, 정신이 번쩍 든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친구에게 권한다.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엮음, <결혼할까 혼자살까>, 김영사  

 - 남자와 여자가 만나기 전과 만나 뒤, 결혼하기 전과 결혼한 다음, 이혼하기까지 각각의 상황에서 겪게 되는 문제 상황을 정리해서 대책을 마련한 책. 내용이 실제상황이어서 실감나는 책이다.


이순원, <19세>, 세계사  

 - 남자아이가 성에 눈뜨고 세상에 눈뜨는 무렵의 이야기. 성장소설인데, 중고등학생 무렵 남자아이의 정서를 잘 표현해서 학생들이 잘 읽는다. 성에 대해 많아지는 고민, 세상에 대해 복잡해지는 생각을 풀어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청소년들은 몰래 숨죽여 웃다 진지해지다 그런다.


막달레나의 집 엮음, <용감한 여성들, 늑대를 타고 달리는>, 삼인

 - 성 매매 여성들에 대한 보고서다. 우리나라는 매춘의 천국이라고 한다. 학생들 가운데는 성 매매를 하는 곳에 찾아가는 학생도 드물게 있는데, 남자든 여자든 제대로 알아야 불행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권한다.



  • 생명, 생태주의, 자연과학

이동범, <자연을 꿈꾸는 뒷간>, 들녘

 - 똥과 뒷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똥을 괄시하는 요즘 문화가 정말 괜찮은 것인지에 대해 따져 묻는다. 생생한 원색사진이 많아 읽는 데 지루하지가 않다. 재밌게 읽히는데, 읽고 나면 똑똑해지는 책.


이유명호, <살에게 말을 걸어봐>, 이프

 - 여성 몸 건강에 대해 잘 이야기한 책. 빼빼마른 여자가 좋다는 통념에 대해 의학적 관점으로 비판한 책. 건강에 대한 많은 상식을 얻을 수 있다. 청량음료와 많은 즉석음식에 길들여진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김대식, <우멍거지 이야기>, 이슈투데이

 - 이 책은 포경수술이 90% 넘게 이루어지는 나라가 한국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국제인권상을 받기도 한 책. 읽으면 충격을 크게 받는다. 남자 몸에 대한 위험한 사진들이 있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을 책. 


이인식, <아주 특별한 과학에세이>, 푸른나무

 - 청소년이 읽을 과학 책이 많지 않다. 이 책은 우리 시대에 관심거리가 된 과학 쟁점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 책이다. 과학에 대해 두루 관심이 있는 학생이 읽으면 궁금함이 많이 풀릴 것이다.


최재천, <알이 닭을 낳는다>, 도요새 

 - 생물에 대한 이야기다. 여러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짧은 글로 이루어져서, 짬짬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 책을 잘 못 읽는 학생들도 이 책을 잘 읽는다.


권오길, <생물의 애옥살이>, 지성사  

 - 애옥살이는 쪼들리게 살아간다는 뜻이다. 지구의 여러 생물들은 모두 물자를 아껴가며 조심스레 살고 있는데 인간만이 낭비하며 살아가서 지구 생태 환경을 위협한다. 우리가 잘 모르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서 신기하다.


이은희, <하리하라의 생물학 까페>, 민음사

 - 여러 과학 지식에 대해 신화와 연결 지어서 어렵지 않게 설명한 책이다. 과학 지식을 얻고 싶은 학생이 읽으면 좋다.


박정훈, <잘 먹고 잘사는 법>, 김영사

 -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 어떤 음식이 건강에 좋고, 어떤 음식이 건강에 나쁜지를 이야기하는데, 내용이 무척 좋다. 청소년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어, 청소년이 읽으면 꽤 자극을 받는다. 햄버거를 많이 먹으면 성격도 안 좋아지고 머리도 나빠진다는 얘기가 있는데, 누가 감히 이 책을 읽다가 그만두겠는가.


박정훈, <환경의 역습>, 김영사

 - 새집증후군과 같은 유해환경물질이 우리 몸에 끼치는 나쁜 영향에 대해 쉽고 자세하게 설명한 책. 충격 받는 내용이 많고, 그 충격 속에 환경과 과학기술과 우리 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장진영, <삽 한자루 달랑 들고>, <무논에 개구리 울고>, 행복한만화가게

 - 강화도에서 유기농사를 짓는 화가 이야기. 강화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 모습이 편안한 그림으로 담겨 있다. 이 바쁘고 정신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 편안하게 읽는 책

하이타니 겐지로, <아이들에게 배운 것>, 다우

 - 일본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과 지내며 겪은 이야기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학생에게 배운다고 하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려준다. 따뜻하고 푸근하다. 이 책을 읽으면 사람에 대한 어두운 마음이 사라진다.

 

한비야,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푸른숲

 - 씩씩하게 세상 여기저기를 활달하게 달리는 여행가 한비야, 그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나라에 가서 긴급구호 활동을 하는 이야기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연하고, 하루하루가 시시하다면 이 책을 펼쳐들라. 막한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린다.


최광선, <몸짓 속에 숨겨진 마음의 비밀>, 학지사

- 심리학 이야기. 딱딱하지 않고 재밌다. 깊이 있게 이론을 펼치기보다는 생활 속에 숨겨진 사람 마음을 들추어낸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잘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된다.


김용택,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창작과비평사 

 - 시골 이야기다. 그냥 보면 심심하기 짝이 없는 농촌 이야기인데, 김용택 시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 시골이 떠들썩하고 호기심 나는 일도 많아 보인다. 학생들을 흙으로 다가서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학생들이 잘 읽지 못해 보이지만, 의외로 학생들이 잘 읽는 책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의 힘이다.


도종환,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문학동네  

 - 작은 감동을 주는 짧은 이야기를 모은 책이다. 생각날 때마다 펼쳐들고 한두 장씩 읽어도 얻을 게 있는 책이다. 마구 뛰어노는 산만한 학생이 읽어도 좋아하는 책이다.


황대권, <야생초 편지>, 도솔

 - 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처지에서 어떻게 이런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했을까. 갇혀 있었기에 작은 존재들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겠지. 학생들은 이 책을 보고 놀라워한다. 그림도 신기하고, 글도 신기하다. 학생들 말로는 좋은 말이 많이 적혀 있어서 좋다.


서영남, <민들레 국수집>, 더북컴퍼니

 - 인천에서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아무런 대가 없이 하는 분의 이야기. 어떻게 그런 삶이 가능할까. 배고픈 사람들의 여러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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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닌 게 아니라 세상에는 속속 '땅 끝까지 전하라'의 성격을 띤 프로의 복음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고, 한결같이 방송인과 지식인, 광고인과 경영인들의 슬기를 모은 것들이었으며, 과연 줄기찬 것이었다.

1.  이젠 프로만이 살아남는다: 당시 가장 많이 회자되던 프로복음 1호 되겠다. 프로가 안 되면 아마 죽을 거라는, 최후의 통첩이 실린 무게 있는 복음이다.

2. 난, 프로라구요: 과거의 삶을 회개하고, 앞으로는 잔업이든 휴가 반납이든-아무튼 불꽃 같은 프로의 삶을 살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뚜렷이 공고한 프로복음 2호 되겠다. 한편 당돌해 뵈면서도 목숨의 부지를 위한 비장한 각오와 잔잔한 애수가 서려있는 복음. 과거 유신복음 중에는 같은 맥락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가 있다.

3. 프로의 세계는 약육강식의 세계 아닙니까?: 주로 비열한 방법으로 목적을 이룬 자들이 내뱉던 프로복음 3호 되겠다. [동물의 왕국]을 인간의 삶에 적용시킨 친(親)환경주의, 동물애호주의의 복음. 이 복음을 토대로 어쨌든 이기면 된다, 어쨌든 돈만 벌면 된다는 새로운 세계관이 빠르게 형성될 수 있었다.

4. 하루빨리 프로가 되게: 주로 회사의 상사들이 신입사원들에게 쓰던 프로복음 4호 되겠다. 쉽게 말해, 할 일이 태산 같다는 말이다.

5. 허허, 이 친구 아마추어구먼: 미전향 아마추어들에게 전도의 목적으로 쓰이던 프로복음 5호 되겠다. 가벼운 멸시와 조롱을 담아서 그들의 전향을 유도했다.

6. 맛에도 프로가 있습니다: 요식업계를 통해, 민간에서 처음으로 창출된 프로복음 6호 되겠다. 거창한 문구로 위장해 있으나, 그 어원은 '옆집보다 우리 집이 더 맛있어요'라는 소박한 것이다.

7. 이러고도 프로라고 말할 수 있나?: 주로 실수를 범한 부하직원에게 상사가 내뱉던 프로복음 7호 되겠다. 쉽게 말해, 나가 죽으라는 말이다.

8. 프로의 정식 명칭은 '프로페셔널'이다: 아직 멀었다. 더 높은 경지의 프로 세계가 있으니 분발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프로복음 8호 되겠다. 주로 대학교수나 무슨 연구소의 소장이란 사람들의 입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최대 급소인 무식(無識)의 혈을 찌른 고급 복음이다.

9. 프로는 끝까지 책임을 진다: 아마추어 음해와 더불어 야근의 생활화 고착을 목표로 한 프로복음 9호 되겠다. 이후 아마추어는 책임감이 없다는 사회적 무의식과 야근은 당연한 거 아니냐는 기업 풍토가 널리 확산된다.

10.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한국 경제사에서 여성 고급 인력의 필요성이 대두될 때 나온, 그러나 여성 고급 인력의 필요성과는 아무 상관 없는 프로복음 10호 되겠다. 역시 거창한 문구로 위장해 있으나, 그 원래의 뜻은 '옷 사세요'라는 말이다.

11. 프로주부 9단: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주부들에게 그럴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만든 포로복음 11호 되겠다. 주부가 앞장서서 살림도 프로로 하고, 애들도 프로로 키우라는 거시안적 포석이 깔린 복음. 승단 심사와 발표를 어디서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한겨레 신문사, 2003. 77~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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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6-05-06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에 대한 조롱과 야유! 통쾌하다. ㅍㅎㅎㅎ
 

소크라테스는 국가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때로는 자식이 알지 못하는 많은 고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때로는 자식을 위해 매를 들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때로는 자식을 버리기도 합니다.

버림 받은 아이만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머니 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핑도는 이유를 압니다.

지금 대추리 주민들은 한없이 서럽게  조국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피투성이로 변해가도 멈출 수 없는 것은 사랑이 숨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숨결은 점점 가쁘게 느껴지고 어둠속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습니다. 

만일, 이 불꽃이 꺼져버린다면 그들이 에둘렀던 철조망 넘어로 찾아 올 평화가 두렵습니다.

 

 

 

- 초록의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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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5-0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슬픔은 걷고 화가 납니다.
이 화를 푸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대추리 김지태 이장이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 전문



노무현 대통령님께

대통령님. 당신은 이번 싸움에 철저히 졌습니다. 국가안위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으로써 철저히 국민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고 그로인해 이제 이곳 주민들은 철저히 대통령님을 버렸습니다. 행정대집행을 하기앞서, 군병력을 투입해 철조망을 치기 앞서 미국의 협박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명히 밝혔어야 합니다. 감히 대통령님께 당신이란 표현을 써서 국가원수 모독죄가 될지 모르지만 당신한테는 너무도 과분한 표현입니다.

당신이 국정을 맡으면서 추구하고자 한 것이 과연 이것입니까 계속해서 언론에선 보상과 이념의 문제라고 합니다. 더 이상 싸우고 있는 주민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수차례 말했지만 보상엔 관심없습니다. 이곳에 그대로 사는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대북 억지력 때문에 존재한다는 미군, 과연 한수이남으로 이전하는게 대한민국 안보에 맞는 것인지 지금이라도 밝히심시오. 또한 지금도 건설비용이 얼마가 될지 모르는 상황(예정에도 없던 기지건설예정지 성토문제 등 앞으로 발생될 문제는 수없이 많음)에서 기지 이전비용이라고 추산해서 국회를 통과시킨 비준안은 과연 정당했는지?

주한미군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는 상황에서 그저 미군재배치라고 얼버무리고 통과시킨 LPP는 정당했는지? 우리 주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것은 미군 재배치의 목적과 정당성을 설명해 달라는 것이었지 보상을 더해 달라고 한 것이 아닌데도 아직도 보상과 이념문제라니 도대체 국정을 책임진 사람들이 아직도 제정신인지 아니면 4700만 국민을 상대로 계속 사기극을 벌이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입이 있으면 답하십시오. 진정 당신이 이 나라의 최고 책임자라면 왜 그런 무모한 짓을 저질렀는지 답하시오. 수차례 언론 및 측근을 통해 말한 주민들이 불상사를 겪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 피흘리지 말고 살을 베라는 말과 어디가 다른지 답하시오. 피흘리지 않게 하려면 무언가 대책이 있어야 할것 아닙니까?

그리고 더 이상 국방부를 몰아세워 대화를 하라 하지 마십시오. 뒤로 물러설 길을 봉쇄하고 대화하라면 그들이 무슨일을 합니까? 보상과 기지건설이외에는 의제로 다루지 말라는 답변 잘 들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의 선택은 없습니다. 그대로 죽는수밖에... 차라리 문인을 가장하지말고, 무인답게 한칼로 쳐서 완전히 죽이십시오. 고통의 날이 하루라도 짧게...

또다시 국방부를 통하여 대화제의를 절대 하지 말길 바라면서 우리도 깨끗하게 죽기를 원하니 보상이니, 이념이니 다시는 언급하지 마시고, 명예롭게 죽길 바랍니다. 종전엔 이념문제가 이념적 차에서 발생된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념의 차이가 아닌 정책적 모순성의 지적을 이념문제라 하더군요. 아무리 유능한 교수나 족집게 과외교사가 수능시험을 출제해도 잘못된 문제가 생겨납니다. 이 경우 이미 출제한 문제이니 번복할수 없다고 우긴다면 너무 우스운 일이 아닐까요? 아기는 배가 고파우는데 아직 말을 못해 의사전달 수준이 겨우 우는것 뿐인데 이 아기가 아파서 운다고 병원치료를 하면 아기는 더 울 수밖에 없겠죠

또 배가 아파 우는 아이에게 어미가 계속 젖을 물린다면 그 젖꼭지를 물어 뜯을수 밖에 없는것 아닙니까? 이제라도 본질에서 다시 시작합시다. 여태껏 말도 안되는 이유 대고 기지건설 해야 한다고 했는데 툭 터놓고 대화의 공간을 마련합시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모두 죽겠습니다. 당신이 원던 원치 않던 이제 당신은 21세기 초유의 폭군으로 기록될 기로에 서 있습니다. 각종언론 보도에 주민은 200여 명 밖에 안된다는 소리 듣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 저런 일이 원래부터 반대하던 주민은 채 100여 가구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일부 주민이라고 표현했지요. 그런데 그 숫자가 수용지 중심의 주민이고 현재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데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이 숫자는 더 이상 늘지 않을 것입니다. 도대체 100여 호 되는 농가에서 등교한 학생, 출근한 노동자, 아파서 누워계신 연로한 환자분들, 이런 분들 빼고 나면 도저히 200 여명이라는 숫자는 나올수가 없는데 정말 겁 없는 사람들입니다. 67만 대군과 경찰 병력 그리고 미군 도대체 이들이 뭘 믿고 공권력에 맞설 각오를 했겠습니까? 이제 명분도 없고 정당성도 없는 사업은 철회하십시오.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는 농부의 마지막 간언입니다.

대추분교 운동장에 있는 전봉준 동상 파괴를 온몸으로 막던 평택 시민 신문 양용동 기자, 그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그 자신이 미술을 전공했기에 그 가치를 알기에 절대로 훼손은 막아야 했노라고 하지만, 한낱 농투성이인 내 눈에는 그것과 들판에 뿌려진 씨앗이 조금도 다름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한뼘 한뼘 땅을 가꾸면서 그것을 숭고한 작품을 만들듯, 그리고 대를 이을 자식을 키우듯 어루만지고 가꾸었습니다. 이제 씻을수 없는 상처를 안긴 당신, 이제 치유의 길은 없습니다. 더 이상 조롱하지 말고, 그리고 더 이상 고통 주지 말고 더 이상 기지이전문제 지연되지 않게 모두를 죽이고 당신 뜻을 이루십시오. 그리고 당신은 훗날 한미동맹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받으며 그때 수많은 이름없는 민초가 명멸해 갔다고 함께 기록되길 바랍니다.

윤광웅 국방장관께

당신은 승리했습니다. 막강한 군병력과 경찰력을 동원하여 크나큰 전과를 거두었습니다. 당신의 승리는 아주 혁혁했습니다. 유례없는 전과에 치하를 하는바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전투에서 이겨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과연 기지이전은 정당했나요? 꼭 그렇게 해야 했나요? 당신이 지켜야 할 것은 미국정부 재산으로 등록될 주민에게 빼앗아서 미국에 조공으로 바쳐야 할 팽성땅이 아니라, 호시탐탐 일본이 엿보고 있는 독도가 아닌가요? 법적으로 국방부 소유가 되었다는 팽성 수용예정지 땅, 그런 논리라면 이미 국제 지리학회나 수로 학회에 일본명으로 등재되어 있는 독도가 일본땅이 아닌가요?

더 이상 억지를 쓰지 맙시다. 당신들은 법대로 한다면서 이미 법을 수도 없이 어겼습니다.

지난해 가을, 당신들은 우리땅에 농사짓는 농민들에게 농사짓지 말라고 통보를 했습니다. 중앙토지 수용위원회 결과가 발표되기 훨씬 전에 사유 재산에 대해 파종 중단을 명령했습니다. 중토위의 결과를 아예 무시하거나 아니면 어차피 강압에 의해 토지수용 재결을 이루어 내려 했던 것이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언제 경작손실 보상금을 수령했다고 농사를 못하게 하는 겁니까?

당신은 분명 조직과 상관에게 충성 했습니다. 정작 국가가 필요로 하는 것은 자신의 조직과 상관에게 충성하는게 아니라 국가에 충성하는 겁니다. 사기업체 직원도 자신의 조직과 상관에 충성해야 하겠지만 궁극적으론 회사에 충성해야 회사가 살고, 직원이 삽니다.

이제부터라도 발상의 전환을 하시고 정녕 국가를 위해 충성 할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살피십시오. 이미 당신은 당신의 조직과 상관을 위해 할 일을 다했습니다. 더 이상 공무원이 관노가 아닌 진짜 공무원이길 바랍니다. 공무원이 관노로 변할 때 과연 과거에 존재했던 사병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당신들은 조폭이 아닙니다. 당신들은 명철한 두뇌와 양심이 있습니다. 이제라도 양심선언을 하십시오. 더 이상 파국을 막아 주십시오. 그리고 주민을 상대로 대화할 내용이 없다면 단호히 거부하십시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조종한 사람들이 이젠 전면에 나서게 하십시오. 그리고 더 이상 방송에 나가서 주민과 대화하겠다거나 충분한 보상 운운하지 마십시오. 당신도 장관으로써 명예가 있겠지만, 우리도 명예가 있습니다.

전투는 이제부터입니다. 당신들이 군병력을 투입해 철조망을 치고 대추분교를 완전히 폐허로 만들었듯이 이제 주민의 주택을 상대로 또한번 해보십시오. 그래서 또한번 역사에 길이 빛나는 21세기 최초 전공을 세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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