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글샘 > 왜 월드컵에 열광하는가....
박정희는 제 이름따라 '박's컵' 축구를 만들었고,
전두환은 86,88 스포츠와 프로야구를 만들었고,
노태우는 02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을 만들었다. 그는 프로 농구, 배구, 씨름... 등도 만들었다.
식민지 시대를 이겨온 국가,
그 압박과 설움에서 해방된 소식에 젖기도 전에, 대한민국은 미군정과 이승만 독재(그 시절의 엄혹함은 치가 떨릴 정도다.), 군부 독재로 이어져 왔으며, 술집에서도 국가원수모독죄를 범하지 않기 위해 나직하게 말하는 사람들의 나라로 이어져왔다.
그리고... 어쩌다가 그 독재자가 열어 놓은 장삿속 반쪼가리 월드컵 개최에서,
우연히 첫 승리를 거두었고, 다이나믹 코리아의 환상을 보았다.
2002년은 진정 환상이었다. 환상적인 골 장면과, 환상적인 8강, 4강, 그리고 히딩크와 선수들...
붉은 악마도 대한민국도 아닌 'Be the reds'란 생뚱맞은 티쪼가리를 입고 길거리에서 흥청거리던 환상들...
그 환상 속에서 그래도 대한민국은 미선이와 효순이를 잊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다이나믹한 힘은 미약한 촛불처럼 그러나 모이면 장관이 되는 힘이 되어 <독재의 전통 당>을 극복하고, 2번을 다시 대통령으로 추대했고, 그가 탄핵되는 것에 반대했다.
그러나 그 다이나믹 에너지는 진정 환상이었던가.
대한민국은 이라크에 무지막지한 군대를 파병했고,(이 과정을 보면 베트남에 솔선 파병한 박정희와 노무현은 쌍둥이같다.) 김선일씨가 사망했고, 미선 효순이 추모비가 파괴되었고, 새만금 갯벌이 없어졌고, 천성산에 고속철도를 위한 터널을 뚫고 있다. 에이펙을 통하여 세계 자유 무역 질서에 편입되어 잠시의 오르가즘과 끝없는 추락의 나락으로 접어들고 있다.
에프티에이가 한국에게 득이 될까, 실이 될까.
고속철도가 한국에게 득이 될까, 실이 될까.
그 답은 너무도 뻔한 것 아닐까?
FTA는 지금 당장은 달콤한 꿀물을 발린 꿀벌 똥구멍 같은 것이다.
고속 철도는 새마을 호의 4시간 반을 떼제베의 2시간 반으로 줄여 주었다.
그래서 나는 철밥통 공무원으로서 잘 살고 있고, 서울 출장 가는데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FTA는 내 아들의 밥통을 일용직의 그것으로 만들 것이 명약관화하다.
새만금과 구멍난 천성산에선 낙지들과 도롱뇽들이 사라질 것이 뻔한 일이다.
겁도 없이 아이를 낳은 나는 두렵다.
둘이서 1.08명을 낳는다는 두려운 수치 앞에서, 현명하게도 단종을 통하여 생존을 꾀하는 대한민국의 사그라드는 에너지를 나는 본다.
다시 축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폴란드와의 멋진 승리와, 포르투갈에서 박지성의 신기, 이태리전의 안정환의 머리와 스페인전의 홍명보의 마지막 승부수는 대~한민국을 전율하게 만들었지만...
싱겁게만 끝나버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장난처럼 먹어버린 골들처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악몽같은 이야기가 붉게 물든 광장을 끝없이 의구로 가득한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한다.
즐길 것은 즐기는 것 아니냐... 가난하지만 쌈바 축제에 흠뻑 빠지는 것이 남미의 전통이었다지만, 반짝 빛났던 2002년에 아직도 대~한민국의 추억은 얽매여 버린 것은 아닌지... 하루하루가 두렵기만 하다.
그 예쁜 아가씨들이 태극기를 온 몸에 감고, 그 멋진 청년들이 붉은 수건을 펼치며 함성을 지른 다음 날,
출근할 직장이 없어 도서관으로 공무원 시험 공부하러 가는 불행한 현실이 이미 닥쳐왔음을,
그래 봤댔자, 그들의 대부분은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일자리 아닌 일자리로밖에 갈 수 없는 현실임을...
보면서... 나는 월드컵을 즐기지 않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