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는 초파리나 파리가 몰려들텐데 농촌에서는 나비가 몰려드나보네요. 의미있는 차이인 듯 싶습니다. 포도알에 몰려드는 가을나비라니... 어느 구석에서 상해가는 것 없는지, 가을나비의 감각으로 찾아보아야겠습니다. 가을 햇살 쬐고 싶은데 옅은 구름 깔렸습니다. 마음도 오락가락 갈피잡기 힘들고... 오늘은 솔직히 마음 저 아래 한 구석이 알게 모르게 상하네요.

가을나비 한 마리 날아와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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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0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나비는 어떠신지요^^


해콩 2004-10-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마리를 바랬는데 두 마리씩이나.. ^^
 


 

바람은 바람에게, 햇살은 햇살에게, 흐르는 강물은 강물에게, 바다는 바다에게, 풀 한 포기 조용히 흔들리며 자라는 그 삶도 풀 한 포기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다. 내가 차지하지 말고, 내가 해석하고 이해한다 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있고싶다. 그 곁에 나도 너처럼 있고 싶다. 너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싶겠지? 늘 아름다웠지만 단풍으로 다시 새로운 너를 바라보면서, 오늘은...

참! 좋은 말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만 하며 곁에 있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이해하려 하다가 오해하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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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5-03-0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4년 문집 표지로 이용했다. 이철수님께 감사의 멜이라도, 엽서라도 띄워야하는데... 어쩌지?
 


당신은 늘

가을 바람 속에서

살고 싶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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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  참 좋다.  머리 속은 맑아지고 살갗은 선뜻선뜻..

여름 지난 가을 바람이라 더 의미 있는 듯...

그런데 왜 배가 고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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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 부르기는 미안하다.

 

 이 판화를 보면 양정자씨의 '학교 꽃밭을 가꾸며'라는 시가 늘 함께 떠오른다. 아이들이 생각난다. 나도 지금 잡초를 뽑듯이 한 마디 말과 조심스럽지 못한 행동으로 아이들을 서서히 압살시키고 있지나 않은지... 그러면서도 그 '잘못'은 매일 매일 이어지고 있는 듯 하다. 구조를 벗어나야 이 '원죄'는 그만 둘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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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09-0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꽃밭을 가꾸며

긴 겨울 오르렸던 사지 활짝 펴고
운동장 가득 뛰어노는 아이들
그 힘찬 함성에 놀라
부푼 꽃망울 덩달아 활짝활짝 터지는 학교 꽃밭
매화, 철쭉, 목련, 산수유, 산당화, 앵두꽃, 배꽃
.....
그 눈부신 꽃나무 그늘 아래 숨어서
나즈막히 자라나는 이름 모를 잡초들
차디찬 땅 밑에 숨죽여 엎드린 채
긴 겨울 견뎌낸
저 맵고 끈질긴 새파란 생명들
가만 들여다보면
이제 작은 풀꽃망울 눈물처럼 아련히 피어나
한없이 안쓰럽고 어여쁘구나
풀꽃은 꽃 아닌가
몇몇의 큰 나무 꽃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늘 작은 풀꽃 무참히 뽑아 내던져버린
여지껏 내가 해온 학교 교육이란
바로 이런 것 아니었을까

몸 속에 흐르는 뜨겁고 사나운 피
정녕 못 다스려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가죽 허리띠 채찍질에
왼(온?)몸이 구렁이 감기듯 멍든 채 방에 갇혀도
문 부수고 또 가출해버린
쇠비름처럼 맵고 당찼던 우리 반 향숙이
제 부모도 선생도 모두 포기해버리고
잡풀 뽑아 내던지듯 마침내 퇴학시켜버린 때처럼
그 어린 잡초들 뿌리째 뽑아내며 꽃밭에서
나는 자꾸만 가슴이 아파진다.

양정자, [아이들의 풀잎노래], 창비시선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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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09-0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그마한 거미에게도 먼저 다가서는 이 감성.. 거미와 나는 평등한 '생명'의 관계다. 그리고 어쩌면 매일 나는 다시 못 볼 무언가를 무심히 스치고 지나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