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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문 뒤의 야콥
페터 헤르틀링 지음, 김의숙 그림,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아빠가 돌아가신 뒤 상상의 세계에 빠져 자꾸만 엇나가는 아이의 심리를 잘 담은 책이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모든 게 달라졌다. 사람들이 자기를 예전처럼 대하지 않아 화가 나고, 엄마는 더 바쁘게 지내고, 학교에서 친구들도 같이 놀지 않는다. 상상의 친구를 만들어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게 된 야콥.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엄마와도 학교 선생님과도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야콥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런 야콥을 보는 엄마는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심리적으로 힘든 일을 겪고 나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않거나 또는 사람들이 너무 예민하게 대해서 불편해지는 경험,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해 답답해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심리를 ‘야콥’의 내면 세계를 통해 잔잔하지만 영향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야콥과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깊어만 가다가 마지막에 야콥이 원하는 것을 하게 해줌으로써, 야콥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하나의 문을 만들어주며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열린 결말이라는 느낌이 든다. 야콥이 이후에 어떻게 됐을지 독자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또 어떤 점에서는 ‘정답이 없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결말 같기도 하다. 그리고 큰 사건이 있는 건 아니고 잔잔한데 마음을 끄는 이야기의 힘이 있는 거 같다.
처음 읽었을 때는 감흥이 잘 오지 않았다. 뭔가 있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 뭔가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뭔가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읽고 또 읽었다. 읽을 때마다 이전에 못 봤던 혹은 그냥 지나쳤던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 이때 야콥이 많이 속상했겠다라든지, 엄마가 참 답답했겠다, 헨츠 부인은 전형적인 심리학자의 말을 하는군 하면서. 처음 읽었을 때는 야콥의 엄마에게 마음이 갔다. 힘들어하는 아이 옆에서 도와주고 싶지만 어쩌지 못하는 마음에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몇 번 더 읽었을 때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에도 눈길이 갔다. 이웃 사람들, 학교 선생님, 학교 친구들, 헨츠 부인, 청소년청 사람, 베노 등의 인물들이 힘들어하는 야콥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책을 읽은 후 이런 활동을 해봐도 좋을 거 같다.
*느낌 나누기
느낌이 어떠니? 너는 어떤 말을 들을 때 ‘나를 몰라준다’는 생각이 드니? 어떤 사람이 기억나니? 야콥은 베노에게 기타를 배우면서 어떻게 됐을까?
*책 표지의 파란 문
이야기를 읽기 전에 책 표지가 어떤지 물어본다. 어떤 느낌이 드는지? 문이 보이는지? 문이 안으로 열렸는지 밖으로 열렸는지? 문 열린 게 맘에 드는지 안 드는지 등등.(책을 읽은 후에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다.)
*나만의 문 만들기
야콥네 집이 문을 파랗게 칠한 것처럼, 도화지를 준비해 나만의 문을 만들어본다. 나만의 문은 나의 피난처, 보호소 같은 의미로 한다. 원하는 색을 칠하고 장식을 해본다. 하고 나서 나만의 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