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 13 


Mr. Yao의 말에 서글펐다. 하물며 5학년 아이에게 이런 말을! 

(미아가 Mr. Yao에게 하는 말도 5학년 같진 않지만) 


You know what's the difference between a good employee and a bad employee?

It's not whether they're hardworking or even whether they're smart, it's whether they know their place


그런데 책을 읽으니 이 두 문장 사이에 (자문자답 사이에) Mr. Yao가 미아의 몸 어딘가 (술취한 남자가 멱살을 잡았던 부분) 를 찔렀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닌가. 듣기만 할 때는 애한테 good employee와 bad employee 운운하는 것에 충격을 받아서 저 부분을 놓쳤던 것 같다. 


jab his finger into my chest


애한테 이게 무슨 짓인지.. 그것도 자기 아들 보는 앞에서. 



앞으로 또 언급될 지 모르겠는데 Mr. Yao가 타이완 억양을 갖고 있다고 했고, Jason이 'China엔 먼지랑 쓰레기 말고 아무 것도 없다던데? 우리 아빠가 그랬어' 라고 했던 게 맘에 걸린다. 1990년대 초반 중국은 아직 경제 개방을 하지 않은 상태였고 대만은 80년대에 이미 (한국보다) 잘 살고 있었고.. 미아의 부모님이나 Uncle Ming은 중국 본토 (China, 대만 사람들의 표현으론 Mandarin China)에서 왔다. 어느 정도 현실이 반영된 (Mia네 가족과 Uncle들의 보스가 백인 미국인이 아니고 중국계라는 것도) 것 같다. 


새삼, 화교 포함 중국계 인구가 몇 명인데 그동안 나도 모르게 중국계 사람은 하나의 집단이라고 생각해왔구나 싶어 뜨끔했다. 나는 북경과 대만 억양은 물론 광동어도 구별하지 못해서 그들을 관찰해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그들 사이에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Chap. 14 


Poor people can do stuff too!




Chap. 15 


He knows there's no 'or else'. 


Sometimes I wondered if this fate thing was just something adults made up to make themselves feel better, like the tooth fairy. 


한 때 'fate thing' 은 나약함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살아보니 나는 (최선을 다했냐면 그렇게 말하긴 어렵지만) 나름 한 것 같은데 안 되는 것들이 있고 그걸 계속 고집하면 마음이 힘들다. It's not so bad. 이라고 적당히 체념하는 것도 삶을 계속 살아가는 데 필요하다. 건강이나 기본적인 것들이 우선될 때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있다. 내가 힘드니 요즘은 어렵고 내 삶을 성찰해야 하는 책을 펴고 싶지가 않아서 출퇴근 길에도 음악만 듣고 있다.


그렇지만 미아에게 너도 커 보면 알 거야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건 그 때 가서 알면 되니까. 


Sometimes a mistake is actually an opportunity, but we just can't see it right then and there.


Because of you. You're my special penny, Mia. 


눈물이 났다. 



전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미국으로 이민간 중국인 남성을 만난 적 있다. 언젠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그는 아마도 고향에 다니러 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원래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얘기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가 말을 걸었다. 어쩌면 중국계라고 생각해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일본 사람도 중국 사람도 베트남 사람도 (...) '너 처음 봤을 때 우리나라 사람인 줄 알고 깜짝 놀랐어' 라고 하는 얼굴을 갖고 있다. (사국 공통의 얼굴이란 게 존재할 수... 있는 걸까..있겠지.. ) 

그는 어디 가냐면서 미국엔 왜 왔었냐, 그런걸 묻다가 자기 얘길 했다. 중국에서 의사였고 지금은 하와이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 비행기는 시애틀->인천 비행기였는데 하와이에 사는 사람이 왜 시애틀에서 비행기를 탔는지는 알 수 없다. 그가 미국으로 간 이유는 중국에서는 아이를 한 명 넘게 낳으면 벌금을 어마어마하게 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가 몇 명이냐는 나의 말에 그는 아이가 넷이라고 했다.. 


나는 그 때 독신을 지향하고 있기도 했고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중국에서는 아이를 한 명밖에 낳을 수 없어서 이민을 갔다는 걸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중국에서 의사가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교수나 의사 등이 의외로 수입은 적다고 들었다) 그와 미아의 아빠의 생각은 다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아이가 있고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게 되면 나 자신을 생각할 때와는 삶이 좀 달라지긴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이미 체념하고 있지만 아이의 삶에 대해서는 쉽게 체념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갖게 되고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떤 부모의 마음이다. 나는 그랬다는 얘기다. 어쩌면 그것이 어떤 부모에게는 삶의 작은 원동력이 되는 지도 모르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3-11-21 1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야오씨의 말은 가면 갈수록 가관이에요! 휴... 만취남 touch가 무척 기분이 더러웠던 기억이 납니다-_-; 저도 같은 지점에서 울컥했었어요. 아이의 삶에 대해서는 쉽게 체념하지 않는다는 수하님 말씀이 뭉클합니다.

건수하 2023-11-21 13:44   좋아요 1 | URL
더할 수도 있단 말인가요... ㅠㅠ

정확히 어디를 터치했는지 만취남이나 Mr. Yao가 Mia를 어린 여성으로 인식하고 그랬는지 어쩐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저의 어린 시절 남자 어른들의 태도를 생각하니 짐작이 되면서.. 무척 기분이 나빴습니다.

미미 2023-11-21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이 책 읽다가 분통, 눈물 났어요! 야오씨는 계속 못된 모습을 보여주고 그럼에도 미아의 어른스러움에... 저를 자꾸만 되돌아보게 되는것 같아요.
나라면 어땟을까 나는 도망쳤을텐데 등등요.

건수하 2023-11-21 13:46   좋아요 1 | URL
미아가 참 씩씩하고 어른스럽죠!
아빠에게 Would you still have come? 물어볼 때는 좀 아이 같지만..

아빠나 엄마의 대답이 참 바람직해서 (현실은 좀 다르겠죠?), 나는 어떤 부모인가도 생각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