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포르노 문화에서 여자로 성장한다는 것
<포르노 랜드> 가 알라딘에서 품절이다.
경쟁사 Y모 사에는 있다.
혹시…. 설마….?
현실에서 여자들은 포르노를 보지 않고도 그것의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는데, 오늘날 포르노의 이미지, 재현, 메시지가 대중문화를 통해 그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여자들은 여전히 하드코어 포르노의 주요 소비자층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알게 모르게 포르노의 이데올로기를 내재화하고 있으며, 대개 이 이데올로기는 어떻게 하면 섹시하고, 도발적이고, 쿨하게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지(또 가능하다면 붙잡아 둘 수 있는지)에 관한 충고의 모습으로 위장한다. - P217
대중문화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은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현상이 이전 세대들이 보고 자란 것과 다를 바 없고, 단지 양만 많아졌다고 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어떤 세대는 일반 사람들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우여곡절 많은 삶을 산 ‘섹시 스타‘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날 달라진 점은 대량 생산된 이미지가 과잉성애화되고 있을뿐 아니라, 그러한 이미지가 다른 대안적인 여성상을 압도하고 몰아낸다는 점이다. 오늘날 소프트코어 포르노 이미지가 해일처럼 밀려들면서, 포르노 스타의 외양이 일상의 문화로 스며들어 그보다 덜한 것은 촌스럽고, 고지식하고, 그저 지루할 뿐이라고 여겨진다. 지금 브리트니, 패리스, 린지를 제외한 다른 대안을 찾으려는 여아나 여자 청년이있다면 ‘박을 만한‘ 상대로 보이지 않는 유일한 대안은 아예 보이지 않는 것밖에 없다는 암울한 현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 P224
포르노 문화를 대중화한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섹스 앤 더 시티」가 있는데, 이 시리즈는 남자로부터 독립적인 여성상을 추구한다고 알려져 있다. 언뜻 보면 여자의 우정을 비추는 방식이나 여자들이 연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지탱하는 힘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다른 시리즈와 차별화된 듯하다. 또한 여자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것처럼 보이며, 이러한 욕구는 세련되고, 도발적이고 재미있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 여자들이 주창한 섹슈얼리티는 궁극적으로는 저항이 아닌 전통에 속한다. 남자를 차지한 후 붙잡아 두는 법이 서사의 중심을 이루고 있고, 매주 들리는 건 네 명의 백인특권층 이성애자 여성의 고난과 역경으로, 이들이 찾아낸 남자는 포르노에서 섹스의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 P224
이 텔레비전 시리즈와 영화에 관해 비평가들이 주목한 점은 소비상품이 여자의 삶에서 수행하는 역할이다. 미디어 학자 앤절라 맥로비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구두, 액세서리, 패션 라인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한 텔레비전 잡지나 쇼윈도의 기능을 수행한다. 섹스앤더 시티의 여자들이 독립적이라고 그려지는 이유는 남성의 권력에 순응하기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고액의 상품을 스스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 자신의 섹슈얼리티는 그들이 소비하는 상품에 달려 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지점은 여성의 소위 독립성이라는 것이 이성애 관계에서의 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적 세계관이 아닌 소비력과 자연스레 결합하는 방식에 있다. - P227
헤드라인을 보면, 여자들은 진정한 성적 쾌락을 경험할 수 없는인간인 듯하다. 대신 남자가 원하고 즐기는 것이 곧 여자가 원하고 즐기는 것이 된다. 직장 내 사다리를 올라가려면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를 다룬 특이한 기사가 가끔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잡지는‘그이’와 ‘그이’의 요구, 필요, 욕망, 취향,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오르가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스모폴리탄은 대중문화가 대개 그러하듯, 여성의 쾌락이 욕망하는 주체가 되는 게 아니라 욕망되는 대상이 되는 것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 P228
이러한 성적대상화의 대가를 치르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여아와 여자 청년들은 주류 문화에 반하는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그러한 여아와 여자 청년의 곁에는 문화적 메시지에 일종의 면역을 길러준 누군가-어머니든, 연상의 여자 멘토든, 혹은 코치든-가 존재했다. 하지만 대개 이러한 면역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또래집단이 사회화의 힘을 가장 두드러지게 발휘하면서 여아도 더 전통적인 여성의 행동을 취하기 시작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청소년기는 발달단계상 무리에 속하는 것이 전부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청소년기의 인간은 다른 모든 인간과 똑같이 보임으로써 가시적인 존재가 되고, 다르게 보이거나 행동하는 순간 비가시화된다. 이 여자 청년과 여아 다수가 지배적 문화에 꾸준히 저항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마음 맞는 또래 집단과 더불어, 현 시대의 여성성이 지닌 허위와 착취, 소비주의적 본질을 고발하는 이데올로기다. - P237
이 모든 것에서 여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은 어디로 갔을까? 1960/년대, 70년대 성 해방을 위해 싸운 페미니스트들은 성을 원하고, 욕망하고, 즐길 권리를 위해 싸웠으나 이때 그 성은 그들 자신이 세운 기준에 의한 것이었다. 그들은 여자의 섹슈얼리티가 남자에 의해 규정되었다고 주장했고, 그것을 돌려받기를 원했다. 보글이 인터뷰한 남자 중 한 명은 원나잇 문화를 "남자의 파라다이스" 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포르노랜드는 그런 남자에게 진정한 파라다이스다. 그 어떤 구속도 없는 섹스를 약속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에게는 일상의 세계다. 남자들이 우리의 섹슈얼리티를 규정하며, 그 방식은 자기들에게 좋을 대로일 뿐 우리를 위한 게 아니다. 하지만 이 섹슈얼리티는 오늘날 힘을 키워준다며 우리에게 팔리고 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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