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는 1973년 인디애나 대학이 있는 블루밍턴에서 만났다. 수전은 18세기 소설을, 산드라는 20세기 시를 전공했지만 둘은 여성이 쓴 작품 (<프랑켄슈타인>,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 <댈러웨이 부인>, <애리얼> 등) 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작품들을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이나 '19세기 미국문학'의 맥락에서 읽는 것이 아니라, '여성 문학 전통' 이라는 새롭게 규정된 맥락에서 읽고 그 작품들이 주는 의미에 대한 통찰을 교환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속편이 있었다.


No Man's Land: The Place of Woman Writer in the Twentieth Century 









제인 오스틴, 샬롯 브론테에서 에밀리 디킨슨, 버지니아 울프, 그리고 실비아 플라스에 이르는 여성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는 지리적-역사적-심리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의 작품에서 일관된 주제와 이미지가 나타난다는 것에 놀랐다. ... 우리는 여성의 고유한 문학 전통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하였다. 많은 여성 독자와 작가들이 그것에 접근하였고 감지하였지만, 그러나 누구도 아직 그 전체상을 규명하지 못했던 전통이었다. 감금과 탈출의 이미지, 미친 분신이 온순한 자아의 반사회적인 대리인으로서 기능하였던 환상들, 얼어붙은 풍경과 불길에 싸인 실내에서 구현되는 불편한 육체의 은유들- 그러한 유형들이 거식증, 광장공포증, 그리고 폐소공포증 같은 질병의 묘사와 함께 이 전통을 통해서 반복되고 있다. - P10

19세기 여성 문학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연관되어 있는 두 가지가 반복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이 발견한 자신들의 사회적인 위치이고, 또 한 가지는 그들 스스로가 했던 독해다. 우리가 연구했던 예술가들은 삶과 예술 둘 다에서, 사실적으로 그리고 비유적으로 감금되어 있었다. ... 따라서 우리는 여성 문학에서 발견했던 놀라운 일관성은, 자아-예술-사회를 전략적으로 재정의함으로써 사회적-문학적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의 공통적인 투쟁 욕구로 설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 P11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기본적인 주장에 대한 그들의 공격은 두 가지의 단순하고 단지 애처로울 뿐인 진술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하나는 "남자들 또한 고통받는다."이고, 또 하나는 "내 아내는 그런 식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 P31

우리의 여성적인 상상력과 많은 다른 여성 독자들과 작가들의 상상력을 작동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적어도 한 종류의 소설적 계시록을 썼던 네 명의 여성 기수 (제인 오스틴, 샬롯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그리고 조지 엘리엇)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그리고 이 작가들의 동시대인이거나 후손이었던 위대한 여성 시인들, 그중에서도 특히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에밀리 디킨슨과 크리스티나 로세티는 모두 그러한 소설가들이 가지고 있었던 특이하면서도 이중적인 감수성을 공유하였으며 또한 그에 의해서 형성되었음을 인식하였다. - P35

이전에는 평범하게 말했던 소박한 우리 인문주의자들 역시 어려운 사적인 담론 (말하자면 우리 자신의 특수 용어, 우리 영역의 신참자들에게 미생물학자와 지질학자의 전문성을 나타내 주는 것과 똑같은 종류의 언어적인 통달을 제공해 줄 전문용어)에 접근할 수 있기를 열망하게 되었다는 것은 당연하다. 철학적-사회문화적 상투어를 파괴하는 흥분과 함께 ‘이론‘은, 일상의 언어를 ‘의문시하여‘ ‘사람들‘ 대신에 ‘주체‘나 ‘주체성‘으로, ‘책들‘ 대신에 ‘언어의 장들‘로 대체함으로써, 전문인임을 보증해 주는 ‘담론‘을 제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이론‘은 심지어 캠퍼스 밖 우리의 고객이었던, 울프가 말한 교양 있는 ‘일반 독자들‘ 로부터도 우리를 유리시켰다. - P52

아마도 오늘날 우리의 도전은 전문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 둘 다와 통합시키는 작업일 것 - P54

미래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임무 중의 하나는 아마도 방법론적인 정교화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여 더 이해하기 쉬운 형태의 비판적인 글쓰기로 만드는 것에 있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비판적인 글에서 이론의 낡고 진부한 딱딱함을, 그리고 눈길을 끌기 위한 공허한 정치적인 수사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하여 우리의 글을 더 유연하게 만들어 전문가와 일반 독자 모두가 훨씬 더 재미있게 읽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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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0-07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슈타인만 읽었네요ㅜㅜ
아...급하다, 급해!!!!🏃‍♀️🏃‍♀️

건수하 2022-10-07 19:34   좋아요 2 | URL
10월 한 달 고스란히 남았는걸요 ^^ 11-12월 책 읽으면서 병행하셔도 되고.. 생각보다 책이 잘 읽힙니다 :)

독서괭 2022-10-07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수하님 막 앞서 가시깁니까~~

건수하 2022-10-07 19:36   좋아요 1 | URL
앗 제가 염장지르고 있나요 ^^;; 서문이 좋아서 정리해봤고 1장부터는 정리하기가 힘들.. 조용히 읽겠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2-10-10 0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행학습 금지이지만 노코멘크 하겠습니다...ㅋㅋㅋ 같이 읽는 거라고 하셨으니까욬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0-10 12:55   좋아요 0 | URL
네 다른 곳에서 ㅎㅎ 제가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곳이기도 하고 페미니즘 책도 함께 읽었던 곳이라 신청했어요 :)

레삭매냐 2022-10-12 0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읽으시다니 대단하십니다 :>

저희 모임에서는 엄두도...

건수하 2022-10-12 10:25   좋아요 1 | URL
한 서점에서 하는 온라인 독서모임인데, 서점에서도 그런 책들을 선택해서 홍보하기도 하고 이전에 페미니즘이나 생태 관련 모임을 쭉 했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신청하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