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읽다가 말다가 하여 앞부분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뒷부분 밑줄만 옮겨 놓는다.


 하빌 대령과 앤의 대화를 빌어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강한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결국... 진부하지만 결론은 케바케(?). 










 가장 인상적이었던 밑줄은 조금 엉뚱하지만  


"괜찮으시다면 책에 나오는 얘기는 하지 않도록 해요. 남자들은 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여자들보다 모든 부분이 유리했지요. 교육도 남자가 많이 받았어요. 펜을 든 것도 남자들이었고요. 책으로 무언가를 증명하는 건 인정하지 않을래요." - P318


이다.


제인 오스틴 멋지다! 


"제 생각에 좋은 교제란, 엘리엇 씨, 재치 있고 아는 게 많고 화제가 풍부한 사람들과의 교제입니다. 전 그런 걸 좋은 교제라고 말해요."
"잘 모르시는군요." 그가 예의바르게 말했다. "그건 좋은 교제가 아니라 최고의 교제입니다. 좋은 교제에는 신분이나 학식, 예의범절만 있으면 되고, 학식이라면 그다지 가릴 것도 없습니다. 신분과 예의범절은 필수적이지만 학식이 부족한 건 전혀 나쁠 것 없어요. 오히려 아주 도움이 되지요. " - P203

지금 비록 다르게 생각한다 해서 훌륭한 평판을 누릴 만큼 충분히 장성한, 영리하고 세심한 남자의 진짜 감정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그의 내면이 진정으로 정화되었다는 걸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는가?
엘리엇 씨는 이성적이고 신중하고 정중했다. 하지만 마음을 열어놓지는 않았다. 타인의 악행이나 선행에 대해 분노나 기쁨을 열렬하게, 감정을 터뜨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앤의 눈에 이것은 확실한 결함이었다. 이전의 인상은 바뀔 수가 없었다. 그녀는 타인에 대해 누구를 막론하고 솔직하고 너그러우며 열성적인 성격을 높이 평가했다. 온정과 열정은 여전히 그녀를 사로잡았다. 그녀는 언제 봐도 침착한, 결코 실언 같은 건 하지 않는 사람보다 간혹 부주의하거나 성급해 보이거나, 혹은 실언할 때도 있는 사람의 진정성을 더 믿을 수 있다고 느꼈다. - P218

"네, 우리 여자들은 분명 남자들이 잊는 만큼 그렇게 금방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그건 우리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아마 그게 우리의 운명이기 때문일 거예요. 어쩔 수가 없는 걸요. 우린 집 안에 조용히 갇혀 살아갑니다. 그리고 감정 때문에 괴로움을 당합니다. 남자들은 억지로 힘을 내지요. 남자들은 언제나 직업과 목표가 있고 무언가 몰두할 일이 있어서 즉각 세상 일로 복귀합니다. 끊임없이 할일이 있고 환경도 변하니 상실의 기억은 금방 약해져요." - P316

"어쩌면 남자들의 감정이 가장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하지만 대령님의 비유를 똑같이 쓴다면 우리 여자들의 감정이 가장 섬세하다고 주장할 수 있어요. 남자는 여자보다 강해요. 하지만 여자보다는 덜 오래 가죠. 바로 이런 이유로 제가 남자들의 애정을 그렇게 보는 거랍니다. 글쎄, 안 그러면 남자들이 너무 힘들지 않겠어요. 남자들에겐 맞서 싸워야할 곤경과 결핍 그리고 위험이 충분히 많을 겁니다. 남자들은 모든 위험과 고난 속에서 항상 피땀을 흘리죠. 가정과 조국, 친지들을 모두 떼어 놓은 채 말이죠. 젊음도 건강도 삶도 온전히 당신들 거라 부를 수 없어요. 사실 너무 힘들겠죠. (떨리는 목소리로) 이 모든 악조건에 감정까지 여자 같다면 말이에요." - P317

"괜찮으시다면 책에 나오는 얘기는 하지 않도록 해요. 남자들은 본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여자들보다 모든 부분이 유리했지요. 교육도 남자가 많이받았어요. 펜을 든 것도 남자들이었고요. 책으로 무언가를 증명하는 건 인정하지 않을래요." - P318

남자가 여자보다 빨리 잊는다고, 남자의 사랑은 여자보다 빨리 소멸한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내 사랑은 오직 당신입니다. ... 당신은 사실 우리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남자들에게도 진실한 사랑과 지조가 있다는 것을 당신은 믿고 있어요. - P322

그가 그녀의 덕성을 바로 평가하지 않았던 건 그 덕성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이가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 P329

스물여덟 살의 여자로서 자신의 매력이 하나도 줄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의 말을 예전에 했던 말과 비교해보면서, 그의 찬사가 그의 열렬한 사랑의 원인이 아니라 열렬한 사랑의 결과라고 느끼니 그것이 그녀에게는 벅찬 감동으로 증폭되었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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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9-14 0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다가 말다가 해서 ㅎㅎㅎ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다시 읽어야 할 듯 ㅠㅠ

건수하 2022-09-14 09:27   좋아요 1 | URL
마음이 급해서.. 저는 아주 인상적이진 않았고요. 일단 제인 오스틴 다른 것들을 더 읽어보려고 합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기 전에요 ^^

공쟝쟝 2022-09-14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오스틴 페미설 ㅋㅋㅋ

건수하 2022-09-14 11:26   좋아요 1 | URL
<레이디 수잔>이 최초의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썰이..

공쟝쟝 2022-09-14 11:32   좋아요 1 | URL
근데 이 책 표지 너무 이뻐서 살까…?

건수하 2022-09-14 12:56   좋아요 2 | URL
레이디 수잔도 같은 표지로 있어요. 시공사 제인 오스틴 전집이라고… ^^

공쟝쟝 2022-09-14 16:09   좋아요 1 | URL
샀음......... 최근 번역본으로 샀어요 ㅋㅋㅋ 수하님한테 땡투했음!!! >_< 부자도ㅣ세요!!!

건수하 2022-09-14 16:27   좋아요 0 | URL
캄사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