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읽고 책과 만나다 정민 산문집 2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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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 출간 소식은 항상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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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학교 - 학교 밖에서 배우는 사랑 교육
김상훈.윤정희 지음 / 두란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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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믿고 따라와 주는 아이들로 인해 저는 행복한 아빠가 되었습니다. 이 모든 걸 알게 해주신 하나님께 저는 고백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주님이 계신 천국이라고요. 95쪽


식탁에 노트북을 펼치고 앉았는데 아이 둘이 식탁 밑에서 장난을 치더니 급기야는 싸우고 운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이런 일은 그저 소소한 일상에 불과하지만 과연 ‘이 자리가 주님이 계신 천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진다. 그러다 아이들이 진정되고 거실에서 각자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또 생각이 달라진다. 행복이 별 거 있을까, 사랑하는 가족이 한 자리에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이유는 충분한데 왜 늘 만족하지 못하고 있을까? 이런 고백을 하는 것도 지겨울 정도로 나는 변화와 거리가 먼 사람 같이 느껴져 매일 좌절할 때가 많다.

첫째보다 느리고, 고집 세고, 떼쟁이인 둘째를 키우면서 아이 수와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는 것 자체가 많은 수고로움을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의 많은 부모가 기꺼이 그 과정을 거치는 건 사랑이 바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처럼 ‘아이들은 자기 삶에 교사이고 스승’이라는 말이 비로소 깨달아 간다. 그럼에도 열 한 명의 아이를 입양해 함께 가족을 만들어 가는 이 가정을 보고 있으면 ‘나는 11명이나 되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건 아니니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말라’거나 혹은 ‘그나마 내가 속한 환경이 더 낫네’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를 하나의 개체로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자녀는 부모의 능력이나 힘, 물질로 키울 수 없음을, 오직 주님께서 주시는 말씀과 기도와 순종으로 양육되어짐을 다시 한 번 온몸으로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62쪽

11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우면서 처음부터 지금처럼 홈스쿨을 한다거나,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학교를 보내준다거나, 하고 싶어 하는 걸 존중해주지는 않았다고 한다. 첫째 하은이와 둘째 하선이를 입양한 후에 매일 백화점에서 하는 수업을 하며 아이의 교육에 열을 내던 시기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하선이가 많이 아팠고 아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사역을 꿈꾸게 되었고, 수입이 많은 직장을 양심적인 문제로 관두면서 실행에 옮기게 되었단다. 그러는 와중에 아이들을 계속 입양했고, 그러다보니 13명의 대가족이 되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픈 아이들이 많아 거의 10년은 치료에 힘썼고, 10년은 아이들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했다.


말씀이 기초가 되지 않으면 순간 은혜 받아 하나님께 무언가를 하겠다며 약속한 모든 게 쉽게 무너진다는 걸 알았지요. 144쪽

어떠한 상황에서도 철저히 말씀 중심으로 아이들을 양육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맘껏 사랑을 표현했고, 부모가 먼저 사랑을 실천했다. 이미 ‘자녀는 결코 돈으로 양육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분명 나도 하나님께서 내 아이들을 치료해주시고 어루만져주신 감사한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종종 내 소유인양 아이들에게 소리치고, 신경질 부리고, 내 기분대로 대하는 모습을 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함께 살아가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여기면서도 정작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자꾸 줄어드는 것 같다. 남편과 내가 믿음의 가정을 만들겠다고 했으면서도 정작 처음의 그 다짐이 점점 흐려지고 세상의 관점(무조건 무시하고 피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으로 바라보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본다.

그저 기다렸지요. 인내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사랑의 따듯한 미소를 날립니다. 244쪽

49개월인 둘째가 기저귀를 뗀지 이제 5일이 되었다. 다섯 살이 되도록 기저귀를 떼지 못한 둘째를 보며 내 탓인가 싶다가도, 어쩔 땐 솔직히 창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둘째의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아이의 기준에 맞춰 아이를 다그쳤다면 기저귀를 떼는 데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작년 말부터 둘째 심리 상담을 받기 시작하면서 가자마자 그런 말을 했다. 둘째가 네 살이긴 하지만 저는 세 살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말도, 행동도 많이 느리다고. 그런 행동을 고치고 싶은 게 아니라 엄마로서 놓치고 있는 게 있는지 그걸 짚어 달라고 했다. 이제 6개월 정도 되었는데 소장님께서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와 주어서 참 다행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어린이집 선생님과도 이런 부분을 얘기하고 기저귀 떼기에 대한 고민을 얘기했는데 둘째에게 맞는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며 잘 기다려준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렇게 인정하고 기다려주기까지 많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11명의 아이를 키우는 이 가정을 통해 더 기다려야 함을,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사랑의 미소를 끊임없이 보내줘야 함을 배운다. 부디 이런 깨달음이 말씀으로 되살아나 쉽게 무너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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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감투 이야기 속 지혜 쏙
김일옥 지음, 박정인 그림 / 하루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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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감투를 들고 있는 사람이 무척 귀엽다. 나중에 도깨비들에게 혼쭐이 나는 김 서방인데 얼굴만 봐도 장난기가 가득 차 보인다. 도깨비감투에 얽힌 이야기라면 이미 알고 있지만 요즘 아이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아직도 내 아이들에게 겁을 줄 때 ‘도깨비 아저씨 나온다!’ 라고 하는 걸 보면 알게 모르게 도깨비란 존재를 인식 시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큰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줄 때 도깨비에 대한 생소함은 없었다. 오히려 나보다 더 느긋하게 도깨비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그림을 보면서 ‘도깨비들 부자인 가봐. 돈이 많네!’ 하는 게 아닌가! 도깨비들 주위로 황금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말하는 아이를 보며 픽, 웃음이 났다.

 

어쩌다 김 서방은 도깨비감투를 얻게 됐을까? 도깨비들은 닭 울음소리가 들리면 저들 세상으로 후다닥 사라져 버리는데 아주 가끔 신기한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루는 김 서방이 지게를 지고 가다가 바닥에 떨어진 감투를 써보고는 이내 도깨비감투라는 걸 알게 된다. 감투를 쓰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내가 귀신이라며 혼비백산 하는 모습을 보고 김 서방은 나쁜 계획을 세운다. 시장에 가서 ‘맛있는 떡도 훔쳐 먹고 멋진 옷도 훔쳐 입’는다. 사람들이 자신을 아무도 못 알아보자 더 대담하게 지게를 지고 가 가릴 것 없이 온갖 것들을 훔쳐와 집에 숨겨둔다.

 

피해는 고스란히 동네 사람들이 보게 되었다. ‘정성껏 차려 놓은 생일상 음식이 사라지고, 시집갈 때 입을 고운 옷이 없어지고, 애지중지 아껴 둔 귀한 물건이 보이질 않으니’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동네 사람들의 그런 걱정을 엿들으면서도 김 서방은 키득키득 웃기만 하고 있다. 그러다 작은 불씨가 김 서방 머리 위에 내려앉았고, 감투에는 구멍이 뚫리고 만다. 아내에게 부탁해 감쪽같이 고쳤지만 물건을 훔치는 일을 멈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들킬 뻔 했는데도 조심하자며 그 자리를 슬금슬금 벗어날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눈치를 챈다. 검댕이(아내가 고쳐준 부분) 나타나면 물건들이 사라지니 이상하게 여기다가 검댕을 따라간다. 김 서방은 자신을 쫓아오는 사람들을 피해 도망가다 감투가 벗겨졌고 김 서방 집까지 쫓아온 사람들은 사라진 물건이 죄다 김 서방 집에 있는 것을 보며 분개한다.

 

당연히 마을 사람들이 김 서방을 흠씬 혼내주고 물건을 죄다 빼앗아 갈 줄 알았는데 갑자기 몽둥이 수십 개가 나타나 김 서방을 마구 때리는 것이 아닌가. 김 서방은 죽겠다고 소리치는데 마을 사람들은 때리는 사람이 보이질 않으니 그저 신기한 일이라고 여길 뿐이었다. 그러다 닭이 우는 소리가 들리자 몽둥이들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김 서방은 본체만체 하고 물건들만 챙겨서 가 버린다.

 

예전에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김 서방이 다시는 남의 것에 욕심 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길 바랐다. 또 다시 이전과 같은 행동을 하며 비겁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잘못을 깨닫길 바랐다. 너무 빤한 바람일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김 서방 같은 상황이라면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그러니 아예 그런 기회를 차단하는 게 낫지 않을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항상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짧은 동화를 보며 지극히 현실적인 메시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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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알라딘에 들어갔다가 <바닷마을 다이어리> 9권 완결과 함께

만화부분 2만원 이상 구매하면 수납 박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포인트 2,000점 차감)

바로 주문했다.


하루만에 도착한 책과 수납박스!

 

 

 

포인트 1,000점을 더 써서 투명 북마크도 받았다.

 

 

 

1권부터 차근차근 모아 온 책과 함께 박스를 꺼내봤다.

아, 예쁘다.

 

 

 

두껑을 길게 펼치면 이런 모양이다.

 

 

 

9권을 모두 넣어봤다.

딱 맞는다.

9권은 래핑을 안 뜯었지만!

 

 

이렇게 박스에 모두 책이 들어갔다.

이젠 먼지 염려없이 박스에 넣어두고

읽고 싶을 때 꺼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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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9-04-2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가지 아쉬운 점은 눕혀야 된다는 거네요. 책을.

안녕반짝 2019-04-2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첨엔 세로로 세우는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눕히는 거네요~
 
식물 산책 (봄꽃 에디션 한정 판매)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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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으로 이사를 하면서 가장 걱정한 건 벌레였다. 이사한 집이 화단과 맞닿아 있는 1층이라 여름이면 벌레가 극성일 것을 미리 걱정했다. 그리고 이사한 지 며칠 만에 거실 방바닥에 떡하니 거미가 있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 집 안의 모든 창문의 물구멍을 막고 나서야 벌레들이 조금씩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런 나를 위안해 주었던 건 벌레들의 요충지인 화단의 꽃과 나무들이었다. 식물도 잘 못 키워서 화분이라곤 하나도 없는 삭막한 집을 앞 뒤 베란다의 식물들이 대신해 주고 있다. 아침마다 베란다 창문을 열면 꽃과 나무가 보이고, 설거지를 할 때는 벚꽃이 피고 지는 걸 모두 보기도 했다. 분명 나는 시골에서 자라 벌레와 식물에 익숙한데도 아파트라는 공간에 길들여져 집 안이 아닌 밖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로 정의해왔던 것 같다.


식물의 형태를 기록하는 게 내 일이다. 7쪽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식물세밀화가라는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다. 식물세밀화를 본 적은 많지만 당연히 화가가 그리겠거니 했다. 국립수목원에서 일을 하며 ‘세밀화를 그리는 나는 식물을 연구하는 모두와 연결돼 있는 동시에, 언제나 독립된 개체’라고 했지만 식물세밀화가도 식물을 연구하는 사람이며, ‘종의 보존’에 동참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식물학자들과 함께 식물을 관찰하고 얘기를 나누고 그림을 그린 뒤 또 함께 관찰해서 수정하는 일을 했다고 했다. 그 외에도 동료 식물학자들이 조사하고 수집한 그림을 기록하고, ‘기록한 그림은 새로운 종이거나 기록이 없는 종으로서 학술 발표에 게재되기도, 식물도감을 엮는 데 쓰이기도’ 한단다.

이 정도의 설명으로 식물세밀화가가 하는 일과 역할을 인지하는 데 충분한데 왜 나는 이 책이 이렇게 재밌었던 걸까? 한 번 읽기 시작하자 멈출 수 없을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물들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갔다. 그러다 저자의 그린 식물세밀화에 감탄을 하고(이게 정말 그림이란 말인가!), 얼마나 식물들을 사랑해야 이렇게 낱낱이,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꽃과 열매 하나를 그리는데도 변화하는 과정을 모두 관찰하며 그려야 하기에 녹록한 작업이 아님에도 저자는 기꺼이, 그 모든 일들을 즐겁게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세밀화를 그리려면 식물들을 관찰하는 건 기본이라 세계의 식물원과 수목원을 소개하고 그곳에서 느낀 점들이 이 책의 전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식물을 관찰하는데 환경을 나눌 수는 있어도 국가의 경계는 큰 의미가 될 수 없음을(물론 연구 목적일 때는 다를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 본 무궁화는 좀 달랐다) 느끼자 그저 저자의 동선을 따라 관찰하는 게 점점 즐거워졌다.

도시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원예식물들의 건강하게 우리와 공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프랑스 사람들이 포도나 밀, 커피 같은 식물을 대하듯, 다양한 품종이 있음을 알고 폭넓게 소비하는 것이다. 159쪽

단순하게 눈으로 좇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식물학자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화가이기 때문에 식물의 색으로 색감을 표현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럼에도 식물세밀화를 남기기 위해서는 ‘한 개체 이상의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채집에 따른 죄책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용서를 빌고 ‘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확히 잘 그려서, 네 친구들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할게.’라며 속마음을 드러내는 저자 덕분에 괜히 나도 마음이 놓였다.

숲은 시시때때로 변해 단 한 순간도 같은 풍경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식물의 매 순간을 기록하다 보면, 계절 변화나 식물의 시간성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누군가 어떤 대상을 보며 민감하게 관찰하고 기록을 남기는 건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저자가 식물을 대하는 방식에서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어떻게 대해야할지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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