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은 즐거워 내 친구는 그림책
교코 마스오카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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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안, 고무 동물인형 몇 개만 있어도 시작되는 아이의 상상놀이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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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에… 보림 창작 그림책
이혜리 지음, 정병규 북디자인 / 보림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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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창 밖을 바라보다가 아이랑 둘이 앉아.. 꼭 그렇게 시작될 법한 상상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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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내 표범팬티 어디 갔지? - 꿈의동물원 2
재미마주 엮음 / 길벗어린이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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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하는 팬티 한 장에서 시작된 상상.. 내용 발랄하고 그림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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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 이호백 아저씨의 이야기 그림책
이호백 글 그림 / 재미마주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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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맘껏 해보고 싶었던 일들? 아이들 맘도 읽고 살짝 남긴 흔적도 찾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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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고양이 손님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29
다카도노 호오코 지음, 김난주 옮김, 나가노 히데코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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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도노 호오코가 쓴 이야기,  <내 머리가 길게 자란다면>에서 보여준 이야기의 흐름과 상상력을 떠올리고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 책도 역시나 기대만큼 재미있다.  

미쓰오와 논코 남매와 고양이 마사의 하룻밤 이야기가 너무나 아기자기하면서도 따뜻하고 능청스런 유머가 넘친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소풍 준비로 싸둔 과자를 어젯밤의 도둑고양이에게 다 털렸는데도 미쓰오와 논코 남매가 서로 마주 보며 왠지 웃음이 나와 낄낄 웃고말았다는 끝부분에선 감탄스러웠다. 하룻밤 인연으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경단을 나누어먹었던 밤고양이일뿐인데, 그 인연이 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특별한 것이었는지 느낄 수 있다.  과자야 또 사면 되지만, 어제 마사 씨에게 무례하게 하지 않고 도움이 되어주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고양이 못지 않게 한술 더 떠 천연스런 아이들이다.

내일이면 소풍이라는 기대감에 잠못 이루던 두 아이, 무심결에 오빠 미쓰오가 휘익~ 하고 휘파람을 불었다. 논코가 "할머니가 밤에 휘파람을 불면 도둑이 든다고 하셨다"면서 나무라지만 미쓰오는 부러 한 번 더 휘익 하고 휘파람을 분다. 그때 베란다 쪽에서 난 이상한 소리. 

바짝 긴장한 채 커튼을 열자 번쩍! 하는 호박색의 빛, 알고보니 고양이의 눈동자. 마치 무슨 볼일이 있다는 듯 톡톡 하더니 미쓰오가 문을 빼꼼 열자 얼른 쏙 들어온다. 몸에는 커다란 보따리. 그걸 쿵, 내려놓고는 반듯하게 앉아 자신을 설명한다. "수상한 녀석이 아니니 걱정 마세요." 사정이 있어 집을 나왔는데 하룻밤만 재워 주란다. 남매가 놀라 보고 있자니 아예 짐을 풀고 밤참을 꺼내기 시작한다. 그래도 기본인 듯, 양해를 구한다. "실례를 무릅쓰고 밤참을 먹을 테니, 상관하지 말고 어서 주무세요" 란다. 이렇게 얼결에 미쓰오와 논코 남매가 한밤중에 고양이 손님을 들인 꼴이 되었다.  

고양이는 남의 집에서 밤참으로 경단을 꺼내 먹다가 오누이가 빤히 보고 있다는 걸 알고는 썩 내키지는 않지만 ".....먹을래요?" 라고 권하고 결국 컴컴한 방 안에서 고양이와 오누이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밤참까지 같이 먹게 되어버린다. 밤참을 나누어 먹는 사이가 되어버리자 이젠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쓰오가 고양이 보따리가 떡 가게 거라는 걸 알아보고 생각나는대로 이것저것 묻기 시작하자 고양이는 왠지 화들짝 놀라고, 땀을 흘리고, 경단이 목에 걸려 캑캑 기침을 하는 등, 뭔가 의심스러운데...  이리저리 얼버무리고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우는 등 버벅거리자 논코가 예리하게 "...혹시 슬쩍.. 한 건가요?" 라고 질문을 던진다. (아, 능청스런 논코! ^^) 고양이는 너무나 당황해 정신없이 이짓 저짓을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웃음이 절로 난다. 미쓰오가 톡톡 두드리며 배려해주자 용기를 얻은 듯 술술 풀어내는 말이 또 의문투성이지만 그럭저럭 이어나간다. 실은 미카와 떡집의 구박받는 복고양이였다는 식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는데, 나중에는 스스로 북받쳐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여 남매의 위로를 받는다. 오누이가 하는 말이 또 가관이다. 

"마사 씨,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마사 씨가 혹시 도둑고양이는 아닐까 하고 조금 의심했어요." 

고양이는 위로를 받은 참에, 또 의심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말에 격려가 되었는지 자기는 절대 도둑고양이가 아니라고 힘주어 외치기까지 한다. 그리고는 셋 다 잠이 들었는데. 

아침, 그 일이 꿈이었던가 싶게 모든 게 반듯하다. 하지만 역시, 남매의 소풍 가방은 홀쭉해졌고, 과자는 싹 없어져버렸다. 아이들은 서로 마주 보며 끄덕끄덕한다. "오빠, 마사 씨는 정말 도둑고양이였나 봐." "응, 그래. 도둑고양이였어." 그러면서 마주 보며 웃고 말았다는 것. 

하하. 과자가 없어져 버린 중대한 사태에도 남매는 어젯밤에 고양이와 있었던 황당한 일에 아직 마음이 머물러 있다. 그리고는 왠지 낄낄 웃고 말았다는 것, 그 아이들의 그 모습에 나도 왠지 킬킬 웃고 말았다는 거다.  아이들이 벌써부터 고양이를 다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잖아 이거. 제법인데..?  ^^ 

여기서 끝이었어도 크게 아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것으로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끝난 듯한 시점, 마지막에 마치 추신처럼 붙은 마사의 편지를 보는 순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몇 배로 뛰었다. 이제 덧붙이는 건 그냥 덤이 아니라 완전한 하이라이트! 은신처에서 고양이가 연필심에 침을 묻혀 가며 긴 편지를 쓰고 있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이 편지글을 통째로 다시 본다. 

미쓰오 씨와 논코 씨에게, 어젯밤에는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두 분이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해서 식은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이제 다 틀렸다 싶었는데, 그래도 그럭저럭 도둑질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미안합니다. 아무쪼록 용서해주세요. 요즘은 옛날과 달라 도둑고양이가 참으로 살기 힘든 세상이니,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은 거짓이 아닙니다. 미카와 떡 가게에서 도둑질을 한 뒤에 곧바로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미쓰오 씨네 집에 들르고 싶어서 도무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발길이 절로 그쪽으로 향하고 말았습니다. 혹시 휘파람을 불지 않았나요? 밤에는 휘파람을 불면 안 됩니다. 도둑이 들거든요. 그럼, 안녕히.       고양이 마사 올림. 

하, 정말 수준급이다. 이쯤되면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도둑고양이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그저 이해해달라고 대놓고... 게다가 내 탓이 아니다, 휘파람 소리가 도둑을 부른 것이니 딱히 내 책임이라고 할 수도 없다는 거다. 슬쩍 주의까지 준다. 그림에는 떡하니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정성들여 편지쓰는 고양이를 보여준다. 그 옆에는 어젯밤의 수확을 펼쳐놓고 맘껏 행복하게 먹고 놀고 있는 여섯 마리 아기 고양이. 그 마지막 장면이면 고양이 도둑의 능청스런 너스레를 절로 이해해주고 싶어지도록 만들기 충분하다. 아기가 여섯이나 있는 가장이니 도둑고양이도 참 살기 힘들겠구나.. 그리곤 슬쩍 웃어준다. 고양이의 팍팍한(?) 삶에 훈훈한 바람이라도 불어주었으면 하는 심정이 되고 마니, 나도 어느새 마사의 편지에 감화를 받았나보다.  

두 아이 미쓰오와 논코, 고양이 마사의 하룻밤의 특별한 사건은 셋 모두에게 어쨌든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다니 훈훈하다. 아니, 실은 유쾌하다.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익살스러운 이야기로 풀어놓고 싶은 작가의 뜻에 따라야지. 딱 도둑고양이답게 그린 먹선 그림도 아주 귀엽고 재미나지만, 무엇보다 다카도노 호오코가 글을 엮어가는 솜씨에 역시나 탄복하게 된다.   

고양이를 마사 씨라고 부르는 것이라든가 논코 씨, 미쓰오 씨라는 호칭은 우리나라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무척 생경한데 그게 일정한 격식을 갖추려는 도둑고양이와 아이들 나름의 치레로 보여서 더 웃음을 자아낸다. 복고양이니 경단이니 하는 것들, 아이들조차 속으로는 의심이 가더라도 겉으로는 예의를 잃지 않고 성심성의껏 대하는 태도에서 느껴지는 낯섬이 일본의 특징적인 문화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 낯섬에서 다른 세상을 구경하는 듯 호기심도 생긴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이유로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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