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365 - 주제별로 매일 한 권씩 2000년대 좋은 그림책 그림책 365 1
학교도서관저널 <그림책 365> 선정위원회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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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저널에서 그림책 길라잡이를 만들었다. '365'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날마다 새로운 그림책을 소개해 줄테니 한번 보시기를~' 권하고 있다. 365라니, 적지않은 양이다. 어떤 그림책들을, 어떤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을까? 이제 막 그림책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할까, 아니면 여태 비교적 많은 그림책을 봐온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2000년대 나온, 비교적 새 그림책들을 소개한다고 한다. 열두 달로 나눠 달마다 주제를 정해 선정했다고 한다. 그 주제들이 온고지신, 나, 사회, 동식물, 가족, 평화, 상상, 과학, 인문, 문화, 자연, 인생. 바로 얼마전에 지역 도서관에서 11주에 걸쳐 그림책을 주제별로 선정, 소개한 적이 있는 내겐 이 분류가 특히 관심이 갔다. 나 또한 수많은 그림책을 크게 11가지 주제로 나누어 각 두시간씩 한 번에 열 권 이상을 소개하였던 터라 오래도록 고심하였던 문제니까. 호기심에 대충 훓어보니 대여섯 가지가 비슷하게 겹친다. 그림책을 좋아하고 오래도록 봐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리스트를 만들 수 있음직하다.

열 두달 분류 사이사이에 그림책에 대해 이론적이거나 쓸모있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림책 이야기 1~5가 나오는데, 한국 그림책의 성장, 우리에게 그림책은 무엇인가, 그림책 서평 무엇을 어떻게 쓸까, 그림책 읽기의 즐거움, 한국 그림책의 발전사, 이렇게 다섯 가지다. 그림책을 소개할 때 그저 툭 던져주는 것보다 이런 이야기를 함께 하는 건 실제로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때로 그림책은 어른들에게 아주 당황스럽기도 한데, 이런 길라잡이들의 안내를 받으면 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수월하기도 하고 더 재미있어지기도 한다. 물론 금과옥조라고 여길 필요는 없고 선배들의 조언 정도로 들으면 되지 않을까. 그림책의 바다를 항해하는 방법은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좋은 나침판은 대체로 유용할 거니까. 하지만 때로 바다 한 가운데서 가만히 멈추어 물결에 맡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전문가들의 비평서와는 성격이 다른 그림책 소개서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위해 따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였다고 하는데, '학교도서관저널' 안팎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멤버들이다. 사서교사, 그림책 연구자, 아동문학가, 교사, 그림책 비평가들이 들어있다. 그들이 마련한 것은 '아기에서 노인까지 즐겨볼 그림책 잔치'다.

달 별로 나누어 소개한다. 주제를 그리 정한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한 달에 약 서른 편의 그림책을 소개하게 되는데, 때로 이렇게 자세하고
(4월 17일, <둥지상자> 소개. 130~131 두 쪽)

많게는 이렇게 여섯 권까지 한꺼번에 소개한다.
(4월 6일 <빨간꽃 초록잎> 7일 <생명이 숨쉬는 알> 8일 <뻐꾸기 엄마> 9일 <알과 씨앗> 10일 <씨앗이 꿈틀꿈틀> 11일 <겨울철 벌레를 찾아서> 소개. 124~ 125 두 쪽)

2000년 이후 출판된 그림책 중에서 고르려 했다지만, <아툭> 같은 책은 이미 그 전에 소개되어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된 책이다. 여기서는 2004년에 출판되었다고 소개하고 선정도 되었지만 구판은 절판되고 신판으로 새로 나온 경우일 것이다. 그런 정보까지 세세히 고려하기는 어려웠던 듯하다.

아무래도 그림책을 많이 봐온 편일 것이다, 라고 스스로 생각해왔는데도 내가 이미 본 그림책이 이 책 전체에서 1/3 남짓. 비교적 새로운 그림책을 소개한다는 기획이 예전부터 오래도록 그림책을 봐온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짐작한다. 우리 그림책이 많이 들어간 점도 눈에 띈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래된 그림책들에 대한 정보의 중복을 과감히 피했으니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10년 지금 시점에 적절한 소개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그림책 비평서가 있고 전문가들의 소개도 있지만, 정작 나와 아이를 위해 책을 고르는 데는 이미 많은 그림책들을 읽어보고 서로 얘기를 나눠본 선배들의 추천이 오히려 유용할 때가 더 많지 않던가? 이 책은 딱 그렇게, 선배들의 추천이라고 여겨질 만큼 실제 도움이 될 만한 소개서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 그림책 강의를 하게 되면 이 책을 참고해야겠다. ^^ 가격이 3만원으로 만만치 않은 게 흠이다.

또 한 가지, 광고가 너무 많다. 차례와 여는 글이 나오기 전에 자그마치 13쪽을 여러 출판사의 책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건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그 뒤에도 또 있다. 책값은 비싼데 어째서 광고는 이렇게 많은 걸까? 그것도 시작도 하기 전에 광고부터 끝도 없이 봐야하는 불친절한 편집이라니.

뒤에 찾아보기가 붙어있다. 책이름으로 찾아보기, 출판사 이름으로 찾아보기 이렇게 두 가지 방식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하지만 다달이 주제별로 소개하는 그림책 서른 여 권을 한꺼번에 목록으로 보고싶은데 그건 정작 없다. '평화' 라는 주제로 엮인 그림책을 한꺼번에 제목을 훑어볼 수는 없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겨야만 확인할 수 있다. 그 또한 불친절하다. 출판사별로 찾기보다야 그런 목록이 훨씬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이 부분은 꼭 첨가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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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2010-12-10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깃해서 들어와 봅니다. 광고가 실려있다니 납득이 안되긴 합니다. 책값이 생각보다 높아서 망설이던 터인데..불편한 점들이 있군요. 조금 더 망설이다보면 더 나은 책으로 편집이 될까여? ..^^

sprout 2010-12-16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로 그렇게 되는 데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 지적한 것처럼 아쉬운 면도 있지만 전체 내용 면에서는 지금 나온 책 중에서 고를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