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매발톱꽃
창 밖에는
담쟁이
노박덩굴 늘어지고
바닥에는 고마리와 환삼덩굴
물가에는 노랑꽃창포
봉오리가 매무새를 다듬고.
한 쪽에는 금낭화
꽃잔디 방석
수국, 첫 빛깔은 연두로 핀다.
내 참다래나무... 덩굴을 벋고
연두빛 오디가 주렁주렁 달렸네!
벽오동 나무, 하늘로 오를까.
엇, 누구야?
여기가 어디지?
이곳,
내 친구네 집.
비 온 뒤 덕암지에서
시간을 낚아요...
어디를 봐도
푸르고도 푸르다.
두곡 위 구름
나무 위 빛
발자국도...
벗은 나무
소박한 창고
이곳은
자태
한 껍질 벗고 오르면
이야기하는 책들
창
손길 머무는 곳
나 없을 때 적어두고 가시게
다정한 도우미
친구, 어디 가나?
볼 일이 있다네...
무슨 볼일?
흠, 흠...
두곡산방 저무네.
냉이꽃
별꽃
꽃다지
제비꽃
봄맞이꽃
꽃마리
뽀리뱅이
흰제비꽃
제비와 봄맞이
흐드러진 봄맞이, 제비, 꽃다지
제비와 마리
단풍나무 어린잎
남은 벚꽃
작으나 힘찬 솟구침이,
죽음을 뚫는 삶이,
눈부신 햇이파리의 울림이.
정적
휴식
아침을 여는 숲이.
길섶에도, 담벼락에도
작은 불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