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기억나는 반전영화는 4편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블랙 호크 다운, 플래툰, 7월 4일생
이 중 가장 인상적이면서 최고의 반전영화면서 내용을 거의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건 2편.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블랙 호크 다운이다.
플래툰은 볼 당시엔 꽤 인상깊었는데 안타깝게도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붉게 석양이 물들 때의 장면만 뇌리에 남아 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초반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정말 백미고
황당한 목표(라이언을 구하기 위함)를 통해 전쟁의 허무함을 깨우친다.
따라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존 밀러 대위(톰 행크스)가 라이언에게 "자네 형이 죽었네."라고 말하자,
라이언(맷 데이먼)이 "누구요?(Which one?)" 하는 거였다.
마지막 장면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좀 껄끄러웠지만, 그 전까지는 좋았다.
블랙 호크 다운은 계획대로라면 몇분 내로 끝나야 할 작전에 실수가 생기면서 결국 대미국 육군(공군일지도) 최대의 치욕적인 사건으로 기록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영화를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혀를 끌끌 차게 된다. 저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들고, 따라서 저런 걸 왜 하고 있나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유일한 대사는 "블랙 호크 다운, 블랙 호크 다운"이다.
마지막으로 EBS에서 해준 덕에 1주일쯤 전에 본 7월 4일생
10년도 더 전에 본 '데이브(Dave)'란 영화 이후 처음으로 본 올리버 스톤의 작품이다. 최근작으로 '국제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라는 영화를 만들었다는데...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이 영화는 사실,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반전, 애국심, 척수손상 장애인,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인식 등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걸 모두 다 이해하기엔 한계를 느껴야 했다.
베트남에서 척수손상을 입은 참전군인을 치료해주는 해병대 병원의 끔찍한 시설과 의료진은 그 끔찍함이 너무나도 적나라해서 종종 눈을 감기도 했다. 그렇지만, 커다란 깨달음이나 공감대는 느낄 수 없었다. 그냥 저 왜곡된 애국심에 사로잡혀 있는 '7월 4일생'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안타까움만 들었을 뿐이다.
그냥 안타까웠다. 목표가 있기에 보기 좋고, 멋있었을지는 모르지만 그로 인해 그에게 남겨진 것이 뭔가 싶었다. 좀 허무하다. 위의 세 작품과는 관점이 너무 달라서 반전영화 같지도 않고, 씁쓸함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