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아주 오랜만에 베스트극장을 봤다. 제목은 <중독>

오랜만이라 시작 시간을 못 맞춰서 첫 5분~10분을 못 봤는데 대강의 내용을 적어보자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딸아이를 낳았다.

아이 엄마는 매우 히스테리컬하고, 남편의 외도를 못 견뎌한다. 아이에게 큰 관심도 없다. 남편이 들여놓은 도우미 할머니도 못마땅하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치원 버스가 사고가 나서 딸이 죽었다. 이 여자는 정신분열증세를 일으킨다. 환상과 환각, 환청에 시달리는데, 그 실체는 딸의 모습과 목소리다. 그로 인해 도우미 할머니를 내쫓고, 남편은 지방에 가서 없다. 즉, 집에 혼자 남은 건데 계속 딸과 지내는 거다.

남편이 며칠 후 돌아와보니, 아내가 욕조에서 정신을 잃은 상태여서 정신병원으로 싣고 갔는데 정상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아내에게 "우리 딸 죽었잖아." 라고 말해버린다. 아내는 미친 듯이 몰래 훔쳐낸 남편의 자동차 열쇠로 환자복을 입은 채로 집으로 내달리고, 남편은 뒤늦게 헐레벌떡 쫓아온다.

집에 도착한 아내는 그 때까지 딸의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는데 집에 남아 있는 딸아이의 앙증맞은 놀이 흔적과 엄마를 향한 사랑의 편지를 찾아내고는 오열을 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딸을 따라가리라 마음 먹는다.

집안에 가스밸브를 열어놓고,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고요히 죽음을 청하는데, 딸아이가 거실 한쪽에 나타나서 "엄마 눈 떠요. 자지 마요." 라고 말하며 스르르 눈을 감는 엄마를 계속 깨운다. 거실의 커다란 창을 열어주고 딸아이는 그 창을 통해 멀리 사라지는데, 마지막에 그 엄마가 본 환상조차 정신분열증의 연장이라 볼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을 통해 엄마는 죽은 딸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자신의 잘못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을 안타까워한다는 내용이다.

이걸 보면서 내내 무서워서 혼났다. 완전 납량특집 드라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실감나서 더욱 그랬다.

놀랍고, 슬프고, 무서운 마음을 나름 차분히 다스린 후 잠자리에 들었는데, 악몽을 꿨다.

내용은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엄마의 죽음. 내가 꾼 꿈은 경험에 비춰볼 때 개꿈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이런 꿈은 너무 잔인하다. 누군가가 내게 엄마가 죽었다는 거였다. 그래서 난 꿈 속에서 엉엉 울었다. 말도 안 된다며, 잘못된 거라며...

 엄마한테 드라마 얘기를 해주고, 내가 이 드라마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악몽을 다 꿨다고, 엄마가 죽었다고 하길래 말도 안 된다고 엉엉 울었다고 했더니, "니가 정말 그랬어?" 하면서 약올린다. 그래서 내가 "그럼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줄 알았어?" 해버렸다.

아~ 정말 상상도 하기 싫다. 무섭다. 무서워... 무서운 드라마는 웬만하면 보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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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7-09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정말 무서우셨겠어요. 에궁 지금 거실에 희미한 등 켜놓고 알라딘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서워집니다. ㅠㅠ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생각은 하는 것조차 섬뜩합니다. 오래오래 사셔야 할텐데...

하루(春) 2006-07-09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우(어감이 영~)님, 그런가요?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꿈을 꾼다니 좀 안심이 되기도... ㅎㅎ~ 좋은 방향으로의 해석. 마음에 듭니다.
세실님, 정말 무서워요. 두 분 댓글 보니까 다시 눈물이 나려고 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