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메종 드 히미코'를 보고 꽂힌 바가 있어 이제서야 감독의 전작인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를 봤다.
이 사람의 영화는 이창동의 영화 '오아시스'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이창동은 관객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그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게도 하고, 착잡한 마음이 들게 한다. 관객은 그 불편한 마음을 집에까지 가져오기도 하고, 나 같은 사람은 그 때문에 며칠간 힘들기도 하다.
이누도 잇신은 뜬금없지만,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할 기회를 준다. 사실 조제와 호랑이...에서 조제와 츠네오가 왜 헤어졌는지 그들이 왜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왜 꼭 헤어지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는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누도 잇신의 결론은 꽤 명쾌하고 시원하다. 전동휠체어 하나로 그렇게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걸을 수 없는 장애인이었음에도 비장애인이 될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두 감독의 결론이 사뭇 다른 이유가 이창동은 우리나라 사람이고, 이누도 잇신은 일본사람이기 때문일까? 그들과 우리의 정서가 다르니까?
현실세계에서 우리가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인물은 공주를 공주마마라 부르며 받드는 종두가 아니라 츠네오다. 이렇게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억지일 수도 있다. 둘의 장애는 전혀 다른 것이어서 공주는 언어장애를 동반한 뇌성마비(사지마비)이고, 조제는 소아마비이니까...
술기운이 나의 정신을 지배한다. 일요일 오후의 술 한잔으로 이렇게 무너지나. 아무튼 이누도 잇신. 계속 기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