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피고인 아들에게 격려 장학금을 줬단다.
포털 사이트 뉴스에 떴길래 웬일인가 싶어 클릭해서 한줄 한줄 읽다가 결국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다.
별 거 아닐 수도 있는데, 이렇게 뭉클하고 가슴 찡하게 만들다니...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나도 가슴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문득 고1때 급훈이 생각난다.

'머리엔 생각을 가슴엔 사랑을'이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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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판사가 피고인의 아들에게 격려편지와 함께 장학금을 건넨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전지법 형사2단독 서 정(35) 판사는 이달 초 자신이 유죄를 선고한 사기 혐의 피고인의 아들 김모(16.고1)군에게 학업에 전념해줄 것을 당부하는 편지와 약간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서 판사가 김군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10월로, 김군은 같은 해 9월 23일 아버지가 수사기관에 체포되자 검사에게 아버지의 사업실패 후 가족이 겪은 경제적 어려움과 체포 후 남은 가족들에게 있었던 일들을 소상히 밝히며 선처를 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다음달 김군의 아버지가 기소되면서 수사기록에 포함돼 있던 이 편지를 읽은 서 판사는 가슴은 아팠지만 공과 사는 구별해야 하는 법.

서 판사는 지난 5일 김군의 아버지에게 유죄(징역 6월 선고유예)를 선고하면서 김군에게는 따로 한통의 편지를 건넸다.

편지에서 서 판사는 아버지의 잘못을 처벌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면서 "아버지를 존경하는 가장으로 기억하고 어려운 형편에서도 용기를 잃지 말고 성실하게 학업에 전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서 판사는 편지봉투에 적지 않은 돈도 함께 넣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김군이 대전지법으로 보낸 감사의 답장을 직원들이 민원서류인 줄 알고 뜯어 읽어보면서 주변에 알려졌다.

김군은 답장을 통해 고교 입학고사에서 전교 1등을 차지했고 반장으로도 뽑혔음을 알리는 한편 서 판사의 편지가 힘들고 흔들리던 자신을 단단히 잡아줬으며 희망과 용기를 줬다고 적었다.

김군은 이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법조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 판사는 "김군의 편지를 읽는 순간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동분서주해온 아버지의 처벌을 수긍할 수 없는 사춘기 소년의 심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며 "김군이 비뚤어지지 않게 돕고자 한 작은 일이 이렇게 알려지니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cob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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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7-04-18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지 전문도 읽고 싶군요. 그나저나 판사가 서씨네요^^ 더 훈훈

하루(春) 2007-04-18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그렇군요. 게다가 이 판사도 이름이 외자네요.
저도 전문 읽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