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로드에서 만나 텍스트T 4
이희영.심너울.전삼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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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로드에서 만나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읽어봐야 할 청소년 소설

 

 

로열 로드에서 만나 - 이희영

 이루어질 수 없는 - 심너울

 수수께끼 플레이 - 전삼혜

 

 특별 대담 : 메타버스 속

 청소년들의 아바타, 멀티 페르소나 문화

 

​​

 

 

로열 로드에서 만나는 메타버스를 소재로 한 세 편의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집입니다. 이희영, 심너울, 전삼혜 작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그려낸 메타버스 속 세상은 다른 듯 교차하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한 편씩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면 우리가 받아들이고 공존해야 하는 메타버스 속 세계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됩니다.

 

 

메타버스 가상현실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그 속에서 살아가게 될 테지요. 각자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겠지요. 실재와 가상세계를 아슬아슬 줄다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메타버스 속 세상에서 균형 있게 살아나가는 방법을 깨닫게 해줍니다. 처음 살아보는 세상이라 분명히 시행착오를 겪게 되겠지요. 서로에 대한 존중과 관심은 접속 하나로 끊어질 관계를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들어 줄지 모릅니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현실처럼 윤리와 존엄이 가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세 편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들려드릴게요. 세 편 모두 재미있습니다. 메타버스에 관심 있으시다면 일독해 보시길 권합니다.

 

 

​​


로열 로드에서 만나 _ 이희영

 

 

강채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채이는 VR글라스를 이용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수업의 형태는 메타버스 세계로 옮겨갔으나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의 대한민국 모습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문제는 5년 된 구형 VR글라스로는 수업을 듣는 것조차 의여치 않다는 것. 채이의 부모님은 생일 선물로 신형 VR글라스를 선물합니다.

 

 

구형 버전으로는 할 수 없던 일들이 신형 VR 글라스 속에서는 무한대로 펼쳐집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를 관람하는 건 기본이고, 로열 로드에 입성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라면 발을 들여놀 엄두도 못 낼 명품숍들이 즐비한 로열 로드에서 마음껏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할 수 있지요.

 

 

그것은 아주 작은 변화였다. 방과 후 친구들과 사 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거였다. 휘핑크림을 잔뜩 올린 달콤 쌉싸래한 커피 한 잔일 뿐이었다. 약간의 기분 전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 정도라 생각했다. 시작은 언제나 그렇게 단순하고 가벼웠다. (28페이지)

 

로열 로드? 허공에 터치 한 번이면 없어지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그곳. 채이는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 로열 로드의 세계에 점점 빠져듭니다. 그곳에서라면 자신을 향한 높고 견고한 세상의 벽이 허물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니까요. 메타버스 안에서는 일이천으로 아바타를 충분히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돈. 그리고 현실과 가상 세계의 부조화. 살아내느라 고군분투하는 부모님과 언니를 생각하면 당장 그만둬야 하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채이는 과연 가상 현실과 진짜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요?

 

"야 솔직히 말해서. 그 잘난 로열 로드에는 네가 없어도 되지만." 눈앞에 빙긋이 웃는 아진이 있었다. "현실에서는 강채이, 네가 없으면 안 되잖아." 유일하게 위로를 주는 곳은 가상 세계뿐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어쩌면 틀렸는지도 몰랐다.(48페이지)

 

메타버스는 팍팍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공간이 아님을, 현실에 단단히 뿌리박고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채이도 혼란의 시기를 지나 무사히 이쪽으로 건너올 수 있겠지요. 그 과정에서의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이루어질 수 없는 _ 심너울

 

 

이루어질 수 없는은 최진호와 윤희랑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가상 세계와 가상 세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두 부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로열 로드에서 만나처럼 접속과 로그아웃을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뇌로 직접 접속하는 완전한 가상 세계'!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자신이 가상 세계에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세계. 이런 메타버스에는 어떤 사람들이 올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최진호는 메타버스 회사의 고객이고, 윤희랑은 메타버스 회사의 직원입니다. 고객인 최진호는 회사가 설계한 프로그램 속의 세상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진호는 이 메타버스 세상에 없는 런던을 꿈꿉니다. 일명 버그.

 

 

이 버그를 잡기 위해 윤희랑이 투입됩니다. 회사의 방침을 깨고 최진호에게 진실을 알려주려는 윤희랑. 과연

 

최진호 앞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요? 과연 그는 진실을 받아들이려 할까요? 꿈을 가질 수 없는 공간 메타버스에서 꿈을 가진 최진호가 맞닥뜨린 온통 오류투성이인 세계.

 

 

있을 수 없지만 있을 법한 이 세계에서 잠시 혼란을 느낍니다. 기억을 안고 살아야 할까요? 기억을 지우고 살아야 할까요? 이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책으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수수께끼 플레이 _ 전삼혜

 

 

나래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모든 신입생들은 학교에서 만든 메타버스 게임에 참여해야 합니다. 퀘스트를 깨듯 미션을 수행하며 레벨 업을 해나가야 하지요. 플레이어 87 윤가람은 플레이어 004'일지'를 읽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이 게임은 하루에 20자 이상의 일지를 남기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짧은 글을 남기지만 플레이어 004의 일지는 다릅니다. 시 같기도 한 그 일지에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우리 관계는 게임에서는 강하게 묶여 있지만, 게임을 끄는 순간 일지로만 남고 종료되었다. (131페이지)

 

마침내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동맹 플레이어가 됩니다. 함께 문제를 풀고 서로 도우면서 다음 필드로 넘어가지요. 여러 단서(?)들로 플레이어 004가 어떤 사람일지 추측해 나가는 윤가람. 그러나 플레이어 004는 끝까지 익명인 채로 남기를 원합니다. 동맹이지만 익명인 채로 끝난 듯 이어지는 메타버스 속 관계. 과연 윤가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머지않아 우리는 메타버스 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현실의 나와 가상 세계의 내가 다르듯 타인의 모습 또한 다를 수 있겠지요.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과 자세로 타인을 바라봐야 할까요?

 

​​

 



 

특별 대담

메타버스 속 청소년들의 아바타, 멀티 페르소나 문화

 

 

세 편의 소설이 끝나면 SF평론가 심완선, 국어교사 김영희, 사서 교사 김담희님의 특별대담이 이어집니다. 이 부분이 특히 신선했어요. 아마도 '메타버스'라는 아직은 낯선 세계에 대해 독자와 더 깊이 교감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가 아닐까 싶어요.

 

 

마치 독서모임을 하듯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특별 대담은 책을 읽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사유의 폭을 확장하게 해 준답니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과정은 책을 더 세밀하고 섬세하게 탐구하게 만들어 주지요.

 

 

어른보다 아이들이 먼저 접하고 더 많이 더 오래 활용하게 될 메타버스 가상 세계. 청소년 소설이지만 부모님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메타버스를 미리 경험해 보는 이유도 있고요,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지 기준을 세워보는 데 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가 어렵기만 한 어른들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재미있게 읽는 동안 자연스레 메타버스 가상현실에 대한 감을 잡으며 앞으로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가늠해 볼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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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5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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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5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작가 _ 아서 코난 도일

 그림 _ 이혜영

 출판 _ 국일아이

 

 

 

✔️추리 소설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추천

 

✔️셜록홈즈를 애정하는 부모와 어른에게 추천

 

 

 

셜록홈즈의

 마지막 이야기가 될 뻔한

 논란의 <마지막 사건> 수록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책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명탐정 셜록 홈즈

 

 



 

첫 번째 이야기. 애비 그랜지 저택의 진실

 


"홈즈 선생님은 정말 마법사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걸 어떻게 아셨는지. 혹시 사람에게 없는 능력을 가지신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아니, 세상에나! 사라진 은접시들이 그 연못 안에 있다는 건 도대체 어떻게 아셨습니까?"(p.64)

 

 

애비 그랜지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쫓게 된 셜록 홈즈. 사건이 일어난 애비 그랜지 저택은 켄트 주에서 손꼽히는 부잣집입니다. 저택의 주인 유스터스 경은 평소엔 아주 점잖고 멀쩡한데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마치 악마처럼 돌변하지요. 우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그의 아내 브래큰스톨 부인은 결혼 1년 동안 남편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하며 끔찍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에서 유스터스 경이 살해를 당합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브래큰스톨 부인과 그녀를 어릴 때부터 모셔왔던 하녀 테레사의 증언으로 범인이 누구인지 단번에 밝혀지는데요, 과연 이 진술이 진실일까요?

 

 

 

사설탐정 홈즈의 추리로 서서히 밝혀지는 사건의 내막. 물 흐르듯 흘러가는 전개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추리는 탐정 홈즈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서 인용한 부분처럼 '홈즈 선생님은 정말 마법사' 같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며 그의 추리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답니다.

 

 

마지막 '정의로운 판결'이 정말 올바른 판결인지는 의문입니다. 도덕적으로는 백 번 이해할 수 있느나 과연 법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의 판단이었는지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셜록 홈즈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을 잘 헤아려 아이에게 부연 설명을 덧붙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린이 도서인 만큼 부모님께서 함께 읽어보시고 아이에게 올바른 가치 판단의 기회를 제공해 주시면 좋겠지요.

 

 

 


 

두 번째 이야기. 등나무 별장

 

 

홈즈의 눈빛과 그의 냉철한 추리에는 그 어떤 모험도 거절할 수 없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왓슨은 묵묵히 홈즈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p.145)

 

 

"그래, 그리고 어쩌면 기괴한 것과 소중한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라네."

 

 

도저히 믿기 어려운 기괴한 일을 겪었다는 스콧 에클스 씨의 전보 한 통으로 등나무 별장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우연히 친분을 쌓게 된 가르시아라는 사람의 초대로 별장에 방문하게 된 에클스.

 

 

등나무 별장은 음침하고 우중충합니다. 사람 기분 나빠지게 만드는 이상한 기운이 흐른다고 할까요. 하인과 요리사 그리고 초대한 가르시아까지 뭔가에 쫓기는 듯 불안해 보입니다. 내키지는 않지만 하룻밤을 묵게 된 에클스. 자고 일어나 보니 하인과 요리사는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가르시아는 시체로 발견됩니다. 도대체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산 페드로의 호랑이!

 

 

사건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습니다. 산 페드로라는 나라의 악명 높은 독재자와 그를 처단하기 위해 결집한 비밀 결사단(?)의 얽히고설킨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냉철한 탐정 홈즈와 명석한 베인스 경위의 활약이 <등나무 별장>편을 더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괴한 것이 소중한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기도 하지요.

 

 

다른 두 편 보다 분량이 다소 길지만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추리가 가능해요. 사건의 단서들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마 어른들도 흥미롭게 푹 빠져서 읽게 되실 거예요.

 

 

 

 

 

 


 

세 번째 이야기. 마지막 사건

 

 

"그자는 뛰어난 머리와 함께 사악한 악마의 기질까지 타고났네. 비범한 두뇌와 범죄 본능을 지니고 있으니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되어 버렸어." (175)

 

 

범죄의 나폴레옹. 그의 이름은 모리어티입니다. 런던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범죄를 그림자처럼 뒤에서 숨어서 조종하고 있는 인물이지요. 천재이자 철학자이며, 아주 논리적인 사고력의 소유자로 단 한 번도 수사망에 오른 적이 없습니다.

 

 

홈즈는 수면 아래 감춰진 모리어티의 정체를 세상에 폭로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가 이끄는 조직을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로 결심하지요. 모리어티를 감옥에 보낸다면 탐정 생활도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요.

 

 

홈즈와 모리어티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사건>은 홈즈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왓슨의 시점에서 쓰여진 이야기입니다. 결론을 이미 알고 있기에 더 비장하고 절절하게 다가오는 작품이었어요.

 

 

 

<마지막 사건>은 홈즈의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아니 진짜 마지막 이야기였습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로 성공 가도를 달렸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은 그 당시 주변 상황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합니다. 셜록 홈즈가 승승장구할수록 다른 작품들이 묻혀져 갔지요. 아마 거기에서 오는 내적 갈등도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쯤에서 홈즈 이야기를 끝맺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전 세계 팬들은 물론 왕실에서조차 반발이 심했다고 합니다. 버티고 버티던 작가는 결국 9년 만에 셜록 홈즈 시리즈를 다시 이어갑니다. 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르고 15권을 만났을 때 저도 아이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답니다. 다만 시리즈를 제대로 알고 있는 남편이 홈즈가 되살아나니 걱정 말라고 하더라고요.

 

 

손에는 이미 16권이 있었기에 15권에서 죽음을 맞이한 홈즈의 이야기는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남편의 말과 출판사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서야 15권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1887년에 처음 쓰여진 셜록 홈즈가 2023년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흥미진진하게 읽힌다는 건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 쓰여진 작품을 잘 번역해 주셔서 한 이야기씩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추리 소설에 빠진 아이와 여전히 홈즈를 애정 하시는 부모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읽을 수 있는 책.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교감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자녀와 함께 부모님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 책으로 다시 소환된 셜록 홈즈를 더 애정 하게 되실지 모르니까요.

 

 

 

* 국일아이 출판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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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주니어 팔도와 친구들의 나도 경제왕 한경주니어 나도 경제왕 1
김형진 지음, 구슬기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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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와 친구들의 나도 경제왕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주간 어린이·청소년 경제신문

 <주니어 생글생글>

 '만화로 배우는 경제' 연재 내용 중

 핵심만 추려 엮은 어린이 경제 도서

 


 

TEAST 출제 총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가 만든 경제학습만화 팔도와 친구들의 나도 경제왕

 

 

자기 계발 도서와 강의를 보고 들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12년 동안의 정규 교육 과정 이수 후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부터 스스로 돈을 관리하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돈과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안타깝게도 경제 신생아가 되어버립니다.

 

 

아이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갈 즈음 다행히 작은 아이가 경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관련 학습만화와 책들을 접하는 것으로 경제 교육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팔도와 친구들의 나도 경제왕을 함께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한국경제 신문이 발행하는 어린이·청소년 경제 신문 <주니어 생글생글>'만화로 배우는 경제' 중 핵심 내용만 추려낸 책이라 믿음이 가는데요 어떤 내용일지 살펴봐 드릴게요.

 

 

 

등장인물 _ 팔도와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책의 주인공은 팔도입니다. 대한민국을 아우르는 뜻의 이름을 지닌 팔도는 냉철하고 직관적인 성격으로 특히 경제 지식이 깊은 아이랍니다.

 

 

친구들의 이름은 재미있게도 '칠음계-도레미파솔라시도'를 활용하고 있어요.

 

 

뷰티에 관심이 많은 '레미'는 유명 유튜버를 꿈꾸고 있지요. 음식을 좋아하는 ''는 가끔 허당짓을 하지만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아이랍니다. 금융과 기술에 관심이 많은 '솔라'는 수학을 잘해서 많은 상을 받았어요. 이미지와는 달리 친구들에게 양보를 곧잘 하지요. 공부를 잘하는 똑똑한 '시도'는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 정이 많은 따뜻한 친구랍니다.

 

 

그리고 한 명 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시도의 삼촌 '지니'입니다. 지니는 이 책의 필자로 어려운 경제 지식을 쉽고 친근하게 풀어내주는 인물이기도 하지요.

 


등장인물 소개부터 흥미로운데요, 이 아이들이 이끌어갈 경제 이야기는 과연 어떨까요?

 

 


책의 구성을 살펴볼까요

 

 

책의 목차 살펴보기

 

1. 경제 여행을 떠나자!

2. 경제랑 놀아 보자!

3. 경제 지식을 쌓아 보자!

4. 경제왕이 되어 볼까?

5. 경제 공부 레벨 업!

6. 팔도와 친구들의 경제 놀이방

 


'경제'라고 하면 '어렵다'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데요, 이 책은 멀게만 느껴지는 경제 이야기를 기초부터 탄탄하게 쌓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닌 경제를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책이라 할 수 있어요.

 

 

경제적 유인, 수요의 법칙,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 창조적 파괴, 기회비용, 매몰비용, 네트워크 효과 등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 개념들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답니다. 사실 어른인 저에게도 다소 생소한 내용들이 많은데요,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경제 도서로 공부할 수 있어서 한결 쉬웠답니다. 부모님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사실 5학년에 올라가는 아이가 처음 이 책을 읽고는 용어는 어려운데 내용은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읽어봐도 딱 이런 느낌이었어요. 경제 용어 자체가 낯설고 어렵지만 책의 내용이 재미있어서 자꾸 읽게 되거든요. 한 번 읽고 덮어두는 책이 아니라 계속 꺼내보고 싶다는 게 이 책의 매력입니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읽기를 반복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경제 개념과 경제 감각을 함께 키워갈 수 있겠지요.

 

 

 

수록 내용 살펴보기 _ 대체재와 보완재

 

 

 

 

신문에 연재되는 내용이라 한 주제당 분량이 많지 않습니다. 이게 핵심 포인트인데요,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해당 주제의 개념을 확실하게 잡게 해주더라고요. 책에 수록된 내용 중 '대체재와 보완재'에 대해 살펴봐드릴게요. 대략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팔도와 친구들이 저수지로 소풍(?)을 갔어요. 각자 음식들을 준비해 와서 드디어 먹기 시작합니다. 피자를 사 온 파는 콜라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음료 담당인 팔도는 콜라 대신 사이다를 사 왔습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콜라 가격이 많이 올라 '대체재'로 사이다를 사 올 수밖에 없었답니다. 여기서 대체재에 대한 설명이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그때 갑자기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을 떠올리는 파. 이 속담에는 조선시대 떡국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데요, 설날 떡국에 꿩고기를 넣어 먹는 게 정석이나 일반 백성이 꿩을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비싼 꿩 대신 닭을 떡국에 넣어 먹으면서 생겨난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 이때의 닭은 꿩을 대신하는 대체재였습니다. 어떤가요? 물 흐르듯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가 재미있지 않으신가요!

 

경제 지식이 충만한 팔도가 한마디 거듭니다. 대체재가 있다면 보완재도 있다고 말이지요. 서로의 관계를 보충해 주는 '보완재'는 컴퓨터의 마우스와 키보드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대체재와 보완재를 알면 경제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따로 페이지를 마련해 잘 설명해 주고 있답니다.

 

말만 들어도 머리 지끈한 경제 개념들을 이렇게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해주다니. 역시 한국경제신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의 구성 살펴보기

 

책에는 수많은 경제 용어들이 등장합니다. 짧은 학습만화로만 이해하기에 부족한 부분들을 요약정리해 두었어요. 아이들이 방금 읽은 내용을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질문도 수록하고 있지요.

 

 

 

 

<팔도와 친구들의 경제 놀이방>코너에는 경제 공부 시작하기, 신용도 확인하기, 경제왕 되기 OX 퀴즈, 나의 경제 MBTI, 절약 습관 기르기 등이 수록되어 있어요. 책의 중간중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아이들의 경제 흥미도를 한층 더 레벨 업 시킬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코너랍니다.

 


 

아이는 물론 부모님께도 이 책을 권합니다 


 

앞서 목차를 살펴보셨을 텐데요, '경제'를 단계적으로 이해하는데 이 책은 도움이 됩니다. 단순하게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가 아닌 조금은 더 깊은 경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경제 용어를 접하고 제대로 이해한다면 어른이 되었을 때 갑자기 경제 신생아로 전락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겠지요. 이 책의 포인트는 재미있게 읽는 동안 어려운 경제 개념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경제 용어들이 낯설어 처음엔 어려운 듯한데 흥미로운 스토리에 이끌려 자꾸 읽게 됩니다. 자연스레 경제 감각이 업그레이드되겠지요!

 

아이가 잘 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입니다. 잘 살아내는 데는 경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지요.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면 이런 책의 도움을 받아 어릴 때부터 경제 감각을 쌓아보게 하는 건 어떨까요? 부모가 경제를 멀게 느끼면 아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책을 부모님도 꼭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는 이유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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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은유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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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유년기는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목적의식 없이 세상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시기라고 한다.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이야말로 목적에 갇히지 않는 어린아이의 시간이 크나큰 자산이다. 기껏 쌓은 모래성을 파도가 부숴버려도 깔깔대고 웃으며 또 모래성을 쌓는 아이처럼 순간을 놀이로 즐기며 쓰고 또 쓰기. 니체가 인간 정신의 가장 높은 단계로 꼽은 어린아이 되기. 그래서 나는 수업 시간에 과제를 독려하며 말한다.

 

"글을 못 써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 쓴 글이 잘 쓴 글입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18-19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글쓰기에 관한 마흔여덟 개의 질문과 대답을 담은 책입니다.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인 저자가 수업이나 강연에서 자주 받은 질문을 토대로 책을 만들었지요. 글쓰기 비법을 담고 있는데 여느 책과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글쓰기 전략서'가 아닌 '글쓰기 상담소'이기 때문입니다.

 

답단형 답안 대신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마음을 두루 헤아려 넌지시 해답을 건네는 느낌이 들어요. 작가는 '글쓰기의 유년기'를 편안하고 충분하게 누려보라고 말합니다. 유년기도 없이 너무 일찍부터 수험생 모드로 진입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요.

 

1인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우리는 매일 글을 읽고 씁니다. 새로고침 한 번만으로도 다양한 글쓰기 비법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물론 유용한 전략이긴 하나 오래 탄탄한 글을 쓰려면 비법만 따라가서는 안되겠지요. 글쓰기를 놀이처럼 즐기며 사유하고 변형도 해보면서 자신만의 내공을 다져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저에겐 참 와닿았어요. 계속해서 글을 써나가고 싶다면, 깊이 있고 내실 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혼자 쓰다가 주저한다면

일단 써보고자 한다면 

섬세하게 쓰고 싶다면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글쓰기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나요? 글쓰기 수업을 듣는 게 도움이 될까요? 제목을 잘 지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 쓸 때 피해야 할 혐오 표현은 어떤 것이 있나요? SNS 글만 쓰다 보니 긴 글을 쓰기가 어려워요. 어떻게 하면 긴 글을 쓸 수 있나요? 책 리뷰는 어떻게 쓰나요? 나만의 스타일과 문체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작가가 되려면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하나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는 작가가 글쓰기 수업과 강의를 하는 동안 자주 접한 질문들을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질문을 따라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는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요.

 

분명 질문과 답인데 글에서 온기가 전해집니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마음을 헤아리고 다독여주는 느낌이랄까요.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는 동안 무릎을 딱 칠만한 해법을 마주하게 된답니다.

 

은유 작가님의 책은 처음인데 다른 책이 궁금해질 만큼 글에서 너른 마음이 느껴집니다.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문장과 사유로 책이 그윽해요. 이미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마음을 빼앗겨 버렸는데요, 역시나 읽을수록 밑줄이 늘어만 가더라고요.

 

 


 

글쓰기는 나쁜 언어를 좋은 언어로 바꾸어내는 일입니다. 끊임없이 배워야만 가능한 일이고요. 저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살면서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습니다. 어떤 단어를 쓸 때 타자에 대한 존중이 깃들어 있는지, 배제나 차별의 시선은 없는지, 살펴보고 쓸지 말지 판단해요. 좋은 언어는 적어도 타인을 마음 상하게 하거나 재단하지 않는 언어라고 생각해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섬세하게 쓰고 싶다면' 중에서

 

우리가 왜 읽고 쓰는지, 근원적인 물음으로 되돌아가 답을 찾아보면 잘 살기 위해서입니다. 물질적인 풍요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죠. 그러니 인간다운 삶을 방해하는 구조와 요소를 보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겠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이 자기 삶의 서사까지 보태어 책의 좋음을 글로 증명한다면 믿을 만한 책 리뷰라고 생각합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229

 

 

sns 가득 채우고 있는 글쓰기 핵심 비법서와 전략서도 실용적인 글쓰기를 위해 활용하기 좋은 전략입니다. , 오래 단단한 글을 쓰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내실을 다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매일 글을 쓰고 읽습니다. 각 잡고 쓰지 않더라도 단 몇 줄이라도 쓰게 되잖아요. 수많은 콘텐츠들을 보며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은 점점 커져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요 우리, 글쓰기 속도전에 에너지를 그만 소모하도록 해요. 경쟁적으로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대신 글쓰기 유년기를 충분히 누려보는 건 어떨까요. 무엇을 썼느냐보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말이지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가 글쓰기 속도전에 조급해진 마음을 다독여 계속 쓰는 삶으로 이끌어주길 바랍니다.

 



 

 어떤 형태의 글이든 매일 쓰는 행위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때 글을 꾸준히 쓰며 필력을 키웠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계속 쓰게 하는 근력은 확실히 기른 것 같거든요. '쓰면 되는구나' '내가 뭐라도 매일 써냈구나'하는 뿌듯함이 훗날 직업적 글쓰기를 시작할 때 도움이 됐어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32


 

솔직하고 정직하게 글을 쓰자는 말을 이렇게 바꿔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확하게 쓰자.' 정확하지 않으면 나만의 고유함을 지닌 글이 되기 어렵고, 고유성이 없는 글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은 진부한 글이 되잖아요. 생생한 에너지가 없는 글은 독자의 마음까지 가닿지 못합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76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무조건 단어를 덧붙이고 부연하고 강조하는 문장을 썼어요. '덧셈의 시기'였죠. 어느 정도 글을 쓰다 보니까 중언부언하듯 더한 표현이 외려 본뜻을 가린다는 사실을 자각했죠. 그다음부터는 뺄 궁리를 했어요. '뺄셈의 시기'로 전환됐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120



 

글이란 '내가 무엇을 썼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버리는 것도 실력입니다. 일단 뭐든 써보세요. 글을 쓰다 막히면 상기하거나 묵혀두거나 포기한다는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세요. 쓴 사람만이 덜 익은 글도, 만숙의 열매처럼 뚝 떨어지는 잘 익은 글도 거둘 수 있을 테니까요.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p.128



 

언제부턴가 이렇게 생각해요. 글 한 편을 잘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잘 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요. 글 한 편을 잘 쓰더라도 글 쓴답시고 하루가 엉망이 되면, 그게 또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무엇을 위한 글인가, 회의가 들고요. 잘 살려고 쓰는 건데 쓰다가 잘 살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면 안 되잖아요저한테는 '잘 사는 일'은 하루를 잘 보내는 일입니다. '인생'을 잘 사는 건 어려운데 '하루'를 잘 보내는 건 해볼 만하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중에서




 

 

<김영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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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기술 - 지구와 이웃을 보듬는 아이디어
변택주 지음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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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기술

 

지구와 이웃을 보듬는 아이디어

 

저자 _ 변택주

출판 _ 김영사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빚어낸 

살림 아이디어와 아우름 디자인

 90여 가지를 담고 있는 책

 

 

이토록 다정한 기술'다정한''기술'이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에 이끌려 선택한 책입니다. '기술'이라고 하면 '편리함'이 먼저 떠오르는데 '다정함'이라니. 궁금했어요. 어떤 기술을 다정하다고 말하는지, 그 기술이 지구와 이웃을 어떻게 보듬어 주고 있는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물음표를 따라 펼쳐본 이 책은 지금까지 읽었던 책과는 사뭇 결이 달랐습니다. 더 잘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스스로를 담금질하며 살아가고 있는 저의 마음을 톡톡 건드려 주었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라고, 내가 아닌 우리를 바라보라고, 작은 힘이라도 더해 보라고 말이지요.

 

 

책에는 이웃과 지구에 대한 작은 관심이 놀라운 기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기술이 변화시키는 삶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귀한 마음으로 보듬어주고 있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해 볼게요.

 

​​




 

1부 이웃을 보듬는 아이디어

 

 

왜 나는 점자를 읽을 수 없는가? 번번이 안경을 맞추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와줄 수는 없을까? 손 떨림을 줄여서 편하게 사시도록 할 순 없을까? 어떻게 하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보청기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표지로 안내를 받을 수 있는 '브라유 노이에 스탠다드'라는 시스템을 개발해 냅니다. 스스로 눈에 맞는 도수를 조절할 수 있는 맞춤 액체 안경 '어드스펙스'는 정기적으로 안경을 바꿔야 하는 부담을 덜어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눈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파킨슨병에 걸린 어르신들이 불편해하시는 것 중 하나는 손떨림 증상입니다. 식사하시는 것조차 어려워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런 분들을 위해 개발된 자이로 글로브는 90%까지 손떨림 증상을 줄여준다고 해요. 이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기술인가요.

 

 

전 세계에 듣지 못하는 사람이 36,00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모두가 보청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역시 문제는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하루 1달러로 살아가야 하는 나라의 사람들은 엄두조차 낼 수 없지요. 보청기 값도 문제고, 자주 갈아야 하는 배터리 값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햇빛으로 충전 가능한 배터리가 있다면 어떨까요?

 

솔라 이어는 8시간 정도 햇빛에 노출되면 충전이 되고 여느 보청기보다 저렴하다고 해요. 버려지는 배터리가 없으니 환경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무엇보다 솔라 이어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청각장애인. 남은 돈은 가난한 남미 시골에 사는 청각장애 아동의 교육비로 쓰인다고 해요. 이것이야말로 '사물지능이 여는 보살피아드(101)'가 아닐까 싶습니다.

 


 


2부 지구를 살리는 살뜰한 노력

 

 

꿀이 흐르는 자동차 공장을 아시나요?

 

멸종 위기 고위험군에 속하는 꿀벌. 머지않은 미래인 2035년에 전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꿀벌이 사라진다면 지구의 생태계는 상상 이상의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심각성을 깨달은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꿀벌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해요. 롤스로이스, 벤틀리, 포르쉐, BMW, 포드, 토요타 등의 회사에서 꿀벌 전문가를 영입해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동차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각성 때문입니다.

 

맑은 물과 밝은 빛을 제공받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삶을 깊이 들여다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햇볕을 이용해 물을 걸러내는 캐로셀 패널, 바람으로 전기와 물을 생산하는 에올 워터,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물을 모우는 와카 워터 타워. 이름은 생소하지만 모두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맑은 물 프로젝트의 일환입니다. 안전한 물조차 허락받지 못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해 주고 있는 이 귀한 아이디어들은 모두 자연의 것과 닮아 있습니다.

 

리퍼포스 스쿨백은 전기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획기적인 가방입니다. 네모난 햇빛 판을 달아서 학교를 오가는 시간 동안 가방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는데요, 햇빛 판과 함께 달린 배터리에 전기가 차곡차곡 쌓여 길게는 열두 시간까지 LED램프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버려진 비닐을 되살려 만든 이 가방은 그 자체로 아이들의 안전 조끼가 되어줍니다. 비가 내려도 책 젖을 위험이 없고요. 아이와 환경을 아우르는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작품입니다.

 



플라스틱 없이 살아갈 수는 없을까요?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500~1000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비닐과 플라스틱. 전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중 레고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레고 없이 자라온 아이가 없을 만큼 이 블록은 장난감계의 스테디셀러이지요. 문제는 플라스틱이라는 점. 레고는 우리 돈으로 약 1,900억 원을 투자해 '지속 가능한 소재 센터'를 세우고 첫 결실로 2018년부터 사탕수수를 원료로 한 '식물성 브릭'을 만들어 출시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핵심 제품과 포장재를 환경에 이로운 바람직한 소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지요.

 

레고가 이 같은 결단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지금까지 만든 플라스틱은 약 83억여 톤, 그 가운데 75.9%63억 톤이 쓰레기로 폐기되고 있다고 해요. 레고는 지구를 위해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각성을 했습니다. 100%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지요.​​

 



3부 더 느리게 더 슬기롭게 더 참되게

 

사람을 더 이롭게 하는 아이디어는 기술에 다정함을 담고 있습니다. 인도의 3D 과속 방지턱, 학교 앞 노란 발자국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고안된 아이디어이지요. 보행자를 감지하는 네덜란드의 LED 건널목은 발을 내딛는 순간 스스로 빛을 밝혀 멀리서도 보행자를 환하게 비춥니다.

 

그 밖에 폴란드의 햇빛 충전 도로, 파란 불 시간을 늘려주는 싱가포르의 건널목 카드, 독일의 춤추는 신호등 등 재미있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삶을 더 이롭게 하고 있습니다. 경직되고 딱딱한 교통 체계를 넘어 슬기롭고 다정한 아이디어가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흐뭇했습니다.

 

100% 식물성 패티를 넣은 임파서블 버거는 햄버거를 먹는 죄의식을 덜어줄 완벽한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0년 조사 결과 미국 육고기 소비를 77%나 바꾸어 놓을 만큼 획기적인 식물성 햄버거라고 해요.

 

'UN 인구통계학자들은 2050년 세계 인구가 95억 명에 이를 것이며, 이 많은 사람이 먹을 고기 소비량도 현재의 두 배에 이르는 1,000억 마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래학자들은, 이대로 두면 2075년이면 커다란 멸종기가 밀어닥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p.232)' 이런 상황에서 끊임없이 눈총을 받게 될 햄버거의 변신은 당연히 주목받아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늙습니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책과 관심이 필요한데요, 어떻게 하면 늙음과 더불어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책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심심찮게 어른신들이 운전면허를 반납하고 계신데요, 일본의 '운전면허 졸업증' 제도와 다양한 지원은 우리가 필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약 정기구독 서비스와 약 먹는 습관을 길러주는 스마트 약병도 고령화 시대에 도입해 볼 만한 제도가 아닐까 싶어요. 물론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겠지만요.

 

책을 늘 가까이 접하게 해주는 세계 여러 나라의 도서관 시스템도 재미있었어요. 특히 미국의 지하철 도서관 '언더그라운드 라이브러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앱을 이용해 책 표지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10여 쪽 정도를 읽어볼 수 있다고 해요.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면 책을 대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도서관으로 연계된다고 하니 책과 조금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삶을 아우르는 첫 시작은 질문

 

  

선하고 다정한

 세심하고 배려 깊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

 

사람과 지구를 아우르는

 참 다정한 기술들


 

타인의 어려움을 가만히 응시해 본 적이 언제였나요? 부끄럽지만 저는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그런데 책에는 이웃의 안타까운 사연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첫걸음은 그들의 불편함을 헤아려보고 최대한 부담을 줄여 최상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겠지요. 작은 배려 하나가 더 큰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작은 관심부터 기울여할 이유이지요.​​

 

 

번잡한 이 세상에서 땀 한 방울, 정성 한 줌으로 다가서기만 해도 누리를 보듬어 안을 수 있습니다.

 이토록 다정한 기술, 64페이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놀라움을 안겨준 남아프리카 말라위 아이들을 떠올려봅니다. 가난한 정도가 아니라 정말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삶. 그 아이들을 보며 제가 가진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이 물건들도 처음 들여왔을 때는 나름의 쓸모가 있었을 텐데. 쓰임을 다하지 않은 것들조차 어느 순간 짐처럼 여겨집니다. 하나여도 충분한 것들이 서너 개는 더 있으니 물건에 너무 많은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이토록 다정한 기술을 읽고 있노라면 가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분명한 건 그 부분조차 모두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거예요. 왜 몰랐을까 생각해 보면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웃을 보듬고 지구를 살리고 삶을 충만하게 이끄는 일들은 시작부터 거창한 게 아니었어요.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하는 작은 질문 하나가 눈부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하는 '다정한 기술'. 관심은 수많은 물음표를 만들어 냅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해나가는 동안 따스한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이 마음들이 모이면 쓸모 있는 기술로 탄생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때론 작고 사소해 보이는 아이디어가 이웃을 보듬어 주고 지구를 살리고 모두의 삶을 충만하게 이끄는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저마다 내딛는 한 걸음의 실천이 결코 작거나 헛되지 않음을 알게 해 준 책. 가치의 중심을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해 보게 만드는 책. 잘 먹고 잘 사는 일이 최선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 책.

 

소개한 내용보다 들려 드리지 못한 내용들이 훨씬 많으니 책을 통해 꼭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살아가면서 가까이 두고 때때로 살펴야 할 그런 책이니까요.

 

 

책에 나오는 모든 아이디어는 QR코드로 직접 만나볼 수 있습니다.​​

 

 

 

 

<김영사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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