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중한.한중사전 - 포켓판
지재운.강신도.이영구 외 지음 / 진명출판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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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중국어를 배워보려는 사람이라면 꼭 필요한 사전이다. 이것 말고 중한과 한중이 합본으로 된 마땅한 사전이 별달리 있지도 않고, 내용 자체도 좋다. 필수단어들이 알차고 정확하게 수록되어있다. 더구나 포켓판이라 심지어 여행시에도 휴대가 가능해서 여러 모로 매우 유용하다. 딱 하나 아쉬운 것이라면 한문의 한국식 독음이 전혀 딸려있지 않고 그에 따라 한중사전 부분의 '음으로 찾기'도 없다는 것이다.(보통의 한중사전들에는 다 있지 않은가.) 사실 중국어를 공부하는데 한국식 독음을 알 필요는 없겠지만 음으로 찾기가 불가능한 건 좀 불편하다. 이는 중국에서 2001년 5월에 먼저 출간했던 것을 약간의 편집상의 수정만 거쳐(본문 내용은 그대로임) 한국에서도 뒤늦게 출간한 때문인 듯하다. 중국땅 안에서 한국식 독음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 제외시켰던 것 같은데, 한국에서 수정출간할 때 보충을 해주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걸 그랬다. 개정판에 반영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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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평화 - 한대수 사진집
한대수 지음 / 시공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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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나'가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이고 '한국 최초의 히피'가 자타가 공인하는 그의 별칭이니 그를 일러 '바람의 아들'이라고 부른대도 관용구만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그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유럽, 러시아, 몽골, 중국, 일본 등 많은 나라를 여행해왔고, 직업 사진가의 경력을 십분 살려 많은 것을 사진에 담아왔다. 그중 흑백사진과 짧은 싯구를 엮은 것이 사진시집 [침묵]이었다면 이번 [작은 평화]는 설명도 정보도 일절 배제된 컬러사진집이다. 담겨진 풍광으로 미루어 이 나라 저 나라이겠거니를 짐작할 뿐이다.

수십 년을 사진으로(음악이 아니라) 먹고 살아온 프로이니만큼 작품의 질이야 말할 필요가 없을 테고 초점은 마땅히 주제에 맞춰져야 할 것이다. 대강 뉴욕에서 시작해 유럽을 거쳐 몽골로 이어지는 배치순서 자체가 주제를 거진반 함축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성 싶다. 풍요로운 물질문명의 이면, 번쩍거리는 맨하탄의 어두운 뒷골목과 텅 빈 대초원을 품고 마냥 천진하게 웃는 몽골 사람들 간의 대조는 지금/여기의 우리에게 충분히 시사적이다.(더구나 우리와 판박이로 닮은 몽골인들이 아니던가.) 어디로 가야 할지, 어느 방향으로 향해야 할지 갈피잡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 앞에 어쩌면 이 사진집은 사전답사 보고서같기도 하고 가이드북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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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태 Chung Bum-Tai 열화당 사진문고 18
박정진 지음, 정범태 사진 / 열화당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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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리얼리즘 사진작가 중 한 명인 정범태씨의 사진집이다. 144페이지이며, 모두 흑백사진이다. 분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50년대의 작품들이 역시 백미인 듯하다. 흑백사진 속에 가만히 들어앉아 대상화되어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고 내 눈 앞에서 총천연색으로 움직이며 땀내를 피우며 그악스럽게 가래침을 뱉아댄다면 결코 감상거리가 되지 못할 것이다. 80년대를 찍은 영화들([박하사탕], [살인의 추억] 등)만 해도 한없이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데 하물며 전후 자유당 정권 시절임에랴. 어느 정도의 심리적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그 당시를 응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이런 흑백사진뿐이 아닐까. 그만큼 책에 실린 사진들이 기억하고 있는 이 땅의 50년대는 한없이 막막하고 질박하다. 오래된 사진들이라서인지 인쇄상태는 그리 좋지 않지만, 품질을 따져 고를 대상이 아닌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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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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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재미로만 봐도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을 만큼 작가의 위트와 유머는 넘친다. 그런 젊은 감각이 한없이 가벼운 비누방울 놀이에 그치지 않고 역사/시사와 만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에 대한 모범답안인양 본작은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반짝이며, 또한 단단하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그린 역사만화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고, 날카롭고 신랄한 현실인식은 1000년 묵은 옛이야기의 녹과 먼지를 말끔히 털어낸다. 재미와 지식,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각까지, 일석삼조가 아닐 수 없다. 어서어서 다음편이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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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복의 중국어 300마디 무작정 따라하기 무작정 따라하기 중국어
송재복 지음 / 길벗이지톡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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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국어도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이 결국엔 도움이 되겠지만, 당장 여행을 떠나야겠다든가 하는 식으로 주어진 시간이 1-2개월밖에 없을 때는 이 교재 외의 선택이 없을 것 같다.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듯이 가장 기본적인 주어 몇 개, 술어 몇 개, 그 둘의 결합으로 된 짤막한 문장 몇 개부터 하나하나 배우고 외워나가는 이 교재의 방식은 어쩌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성모니 운모니, 경성이니 권설음이니 하는 이론과 체계는 물론 한문 읽고 쓰기까지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제목 그대로 '무작정 듣고 따라 말하기'를 권하는 강의방식은 황당하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1-2개월 정도의 공부로 최소한의 문장 구사가 가능한 방법은 이런 것밖에 없지 않을까. 그 다음부터는 어휘력이고 용기이고(정작 중국인을 대면했을 때의) 꾸준한 반복연습일 것이다. 읽고 쓰기, 문법적으로 정확한 문장 구사 등은 이것들이 다 된 다음이라야 순서가 맞다는 것이 강사의 지론이며 나도 이에 동조하는 바다.

다만 책 어디에도 한문을 완전히 배제해버린 건 좀 심했다는 생각도 든다. 최소한 책 뒤에 부록 식으로라도 써주었으면 나중에라도 참고가 될텐데 말이다. 또한 어디까지나 4개의 테잎이 주가 되는 것이며 책은 '썰렁함을 메우기 위한' 방편 정도라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테잎만 있어도 별 상관이 없으며, 아마도 테잎 내용을 그대로 업로드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강좌만을 들어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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