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년표 - 개정증보판
이현종 지음 / 탐구당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이라기보다는 수첩이라고 해야 할 만한 사이즈다.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기에 한중일 세 나라의 연표가 나열되어있다. 그러나 제목은 '동양'이면서 이 세 나라만 들어가는 것이 합당한지는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많은 문화적, 사상적 교류가 있었던 인도를 위시해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배재된 '동양' 개념이란 아무래도 멋대로 재단된 듯한 느낌이다. 또한 중국에서 수입한 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문으로 도배된 본문도 반갑지 않다. 70년대 초에 나왔던 책을 그대로 계속 찍어내고 있는 모양인데, 불성실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인쇄나 편집상태 또한 (나쁜 의미에서) 옛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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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밥 2006-04-09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공교수가 강력추천하시길래 주문하려고 하는데 망설여지네요~^^;

toatopia 2006-06-2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누구도 하기 싫어하고 귀찮아 하는 작업을 70년대 초에 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실제로 써보면 알껍니다. 이 책이 동양학도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비로그인 2006-07-14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은 뒤로하고 목차에 틀린부분이 있고 인쇄상태가 꽤 떨어집니다.
 
Asoto Union - Sound Renovates A Structure
아소토 유니온 (Asoto Union)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음반을 두고 그루브 소울이다 훵키 재즈다, 여기저기서 끌어모은 단어를 열심히 이어붙이는 기사들을 가끔 보는데, 어렵게 얘기할 것 없다. 이게 바로 훵크(funk)다. 70년대의 사랑과 평화 이후 이런 스타일의 국내음악을 거의 들어보지 못해 낯설었던 탓인 듯한데, 더도 덜도 말고 이 음반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바로 전형적인, 내지는 전통적인 훵크라고 이해하면 간단명료할 것이다.

이 분명한 특징이야말로 본작 최대의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 된다. 사랑과 평화로 말하자면야 사실 '훵크 풍의 가요'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테고(그래서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라이브에서는 한상원 밴드가 본작보다 더 열렬한 훵크를 구사해온 바 있지만 음반화되지는 못했다.(긱스는 잊자.) 요컨대 수십년만의, 어쩌면 한국 최초의 본토 냄새 물씬 풍기는 전통 훵크 앨범이라는 '의의'를 본작은 갖고 있는 것이다. 이에 걸맞게 곡도 하나같이 좋고 연주도 충실하며 가창도 제법 분위기를 살린다. 앨범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좋게 흥겹고 넘실거린다. 10대용 댄스 뮤직들이 너무 숨가빠서 따라가기 벅차고 좀 유치한 것도 같다는 20~30대들을 위한 맞춤선물 격이다.(전혀 시끄럽거나 난해하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위의 모든 찬사는 "자기만의 개성이 없다"는 비판의 이음동의어가 될 수도 있다.(한국적인 특징이 없다는 의미에서도 그렇고 아소토 유니온만의 특징이 없다는 의미에서도 그렇다.) 이런 류의 훵크는 70년대 미국 흑인음악의 주류였다. 60년대에 소울을 하던 사람도, 재즈를 하던 사람도, 블루스를 하던 사람도 너나할 것 없이 훵크 스타일을 받아들이느라 법석을 떨었던 그 당시에 이 비슷한 음반이 얼마나 많이 쏟아져나왔겠는가. 그것들과 이 음반의 차이라면 CD 케이스 뒷면에 간신히 보이는 몇 개쯤의 한글(앞면만 보아서는 결코 한국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음악을 듣다 보면 간간이 들리는 몇 단어쯤의 한국어, 그리고 '메이저 원조'와 '마이너 추종자' 사이의 실력차이 정도가 전부다.

좀 과한 비판이 아니냘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영미 대중음악을 추종하는 데 바쁘지 않은 한국 밴드가 과연 몇이나 있어왔는가. 더구나 많이 시도되어온 장르도 아니고 새 텃밭을 일구다시피 하는 판에 아이덴티티 타령이라니 지나친 주문일지도 모른다. 훵크가 무슨 고고한 실험적 장르도 아니고――단순히 듣고 즐기는 입장이라면, 혹은 팔고 사면 그만인 사이라면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이상을 모색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블랙뮤직 팬으로서 이들의 1집은 아무 망설임 없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한 음악이 2집, 3집에서 반복된다면? 그 돈으로 차라리 '메이저 원조'의 것을 사겠다는 말, 락계에서는 많이 반복되어온 얘기다. 출발, 안정감 있었다. 앞으로 더 폼나는 모습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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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매트릭스 - [할인행사]
피터 정 외 감독 / 워너브라더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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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록 2편, 3편으로 가면서 김새고 말았지만, 그래도 [매트릭스] 1편은 변함없이 영화사에 남을 걸작이며 또 이렇게 번듯한 애니메이션판 변주곡집을 남기고 있기도 하다. 한국, 미국, 일본의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거의 일본이긴 하지만) 본작은 [로봇 카니발]과 [메모리스]의 뒤를 이을 만한 옴니버스 애니의 수작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매트릭스'라는 주제에 의한 변주곡들을 모아놓았다고 표현하는 편이 적절할 만큼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일대경합을 벌이고 있다.

[매트릭스 0편]이라고도 할 만한 <두 번째 르네상스>, 가장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는 모리모토 코지의 <비욘드>, 가와지리 요시아키 특유의 색채가 철철 넘치는 <프로그램>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원래가 DVD와 비디오로만 출시된 것인데다 단편 옴니버스이므로 이 작품만큼 DVD의 진가가 발휘되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특정 작품만 보고 싶을 때 바로 찾아볼 수 있으니까. 부록으로 담겨있는 '일본 애니의 역사와 문화' 다큐도 자료적 가치가 높고, 감독들의 인터뷰와 작품해설도 이해에 도움이 많이 된다. 무려 8개국어로 자막이 제공되는 것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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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Art De La Fugue / Quatuor Juilliard
바흐 (J. S. Bach) 작곡, Robert Mann 외 연주 / 소니뮤직(SonyMusic)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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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프랑스에서 재발매된 음반이 수입된 듯한데, 줄리어드 쿼텟이 미국 출신이니만큼 녹음과 원발매는 미국이다. 87년에 녹음된 이 음반은 J.S. 바흐의 <푸가의 기법> 전곡을 현악4중주로 해석해낸 것이다. 원곡 자체가 어떤 악기로 연주하라는 지시사항이 없는 특이한 곡이니만큼 오르간, 피아노, 관현악단, 심지어 관악합주 등 다양한 연주방식이 시도되어왔는데 이와 같은 현악4중주 방식도 상당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바흐의 유작이자 1000곡이 넘는 울창한 작품의 삼림 속에서도 단연 저 꼭대기에 홀로 선 낙락장송같은 면모를 지닌 이 곡의 본모습을 어쩌면 가장 순일하게 드러내주는 연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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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명인 조창훈의 예술세계
조창훈 연주 / 미디어신나라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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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국악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졸린 것이 정악이라며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도 사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자야 되는데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일 때 '즉효를 볼 수 있는' 음악도 되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정악이며, 특히 독주곡은 옛사람들이 만든 명상음악이라고 생각하면 별로 어긋남이 없다. 이처럼 숙면을 위한 음악, 명상을 위한 음악으로 여기고 접근한다면 정악이 더이상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질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아직 이런 접근법이 많이 알려져있지 않아서인지, 어설픈 현대 명상음악류에 비해 정악 독주 음반은 무척 적은 것이 현실이다. 비매품 기념음반을 제외한다면 악기별로 2~3가지 정도나 간신히 구할 수 있을 정도인데, 본작은 그중에서도 대금 독주만을 2장의 CD에 담고 있다. 일평생 정악 대금만을 추구해온 명인의 소리 한 가락 한 가락은 마치 적막강산에 스며드는 안개와도 같고 그 위에 걸친 달빛과도 같다. 한없이 그윽할 따름이다.(정악은 산조와 달리 장고도 딸리지 않은 완전 무반주다.) 불안과 불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전세계의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에 녹음된 것이라 음질도 만족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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