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명인 조창훈의 예술세계
조창훈 연주 / 미디어신나라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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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국악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졸린 것이 정악이라며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것도 사실 생각하기 나름이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자야 되는데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일 때 '즉효를 볼 수 있는' 음악도 되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정악이며, 특히 독주곡은 옛사람들이 만든 명상음악이라고 생각하면 별로 어긋남이 없다. 이처럼 숙면을 위한 음악, 명상을 위한 음악으로 여기고 접근한다면 정악이 더이상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질 이유는 없을 것이다.

아직 이런 접근법이 많이 알려져있지 않아서인지, 어설픈 현대 명상음악류에 비해 정악 독주 음반은 무척 적은 것이 현실이다. 비매품 기념음반을 제외한다면 악기별로 2~3가지 정도나 간신히 구할 수 있을 정도인데, 본작은 그중에서도 대금 독주만을 2장의 CD에 담고 있다. 일평생 정악 대금만을 추구해온 명인의 소리 한 가락 한 가락은 마치 적막강산에 스며드는 안개와도 같고 그 위에 걸친 달빛과도 같다. 한없이 그윽할 따름이다.(정악은 산조와 달리 장고도 딸리지 않은 완전 무반주다.) 불안과 불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전세계의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에 녹음된 것이라 음질도 만족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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