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카메라의 모든 것
정성근 엮음 / 학문사(학문출판주식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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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필름카메라가 마지막 호흡을 거두어가고 있는 이 즈음에도 중형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견고한 편이다. 오히려 디지털로 사진을 배운 이들이 35mm 필름에 재미를 붙인 후 중형으로 넘어오고 있는 양상도 종종 보인다.(끼워주고 싶진 않지만 홀가도 포함해서^^.) 모든 면에서 불편하고 불리하지만 단 하나의 장점, 즉 35mm보다 4배 가량이나 판형이 크다는 것만으로 아직까지 위치를 사수하고 있는 중형카메라는 여러 가지 면에서 35mm와는 다르다. 카메라마다 가로세로 비율이 다르다거나, 웨이스트 레벨 촬영이 가능한 모델이 많다거나, 렌즈셔터식인 모델이 많다거나, 대부분이 MF 단렌즈라거나, 필름백(매거진)을 교환해가며 찍을 수 있는 모델도 많다거나, 등등.

중형카메라는 35mm와 뭐가 다르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대표적인 모델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이 답이다. 사실 이 책 외엔 국내에서 팔고 있는 관련서적도 없지만, 희소성을 차치하더라도 내용은 꽤 충실하다. A4보다 약간 큰 넉넉한 크기에 하드커버로 되어있으며, 종이 질과 인쇄상태도 괜찮다(올컬러판이다). 약 100쪽에 걸쳐 중형카메라에 대한 기술적 정보들이 자세히 기술되어있고, 테크닉과 사진감상 파트가 도합 50쪽 가량, 대표적인 모델들에 대한 카탈로그가 80쪽 정도로 되어있다. 

중형의 경우 거의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으며 웹에도 정보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카탈로그 부분은 특히 두고두고 유용할 듯하다. 반면 테크닉 부분은 사실상 35mm와 별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왜 들어갔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감상 부분에 유용한 팁이 더 많아보인다. 전체적으로, 중형에 관심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비치해둘 만한 유용한 참고서다. 단지 편'역'으로 되어있는데 어떤 자료들을 번역한 것인지가 명시되지 않은 점이나(문투로 봐서는 일본 자료들 같지만) '편'역이다보니 내용상의 중복이 잦은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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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 카메라로 바라본 세상
에드워드 김 지음 / 한길아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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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하고 모든 게 바뀌어도 '최초'라는 이름만큼은 남는다. '최고'에 대해서는 숱한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최근'이니 '최후'는 확정할 수도 없지만, '최초'는 확고부동하다. 한국 최고의 사진가는 누구일까, 혹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한국 사진가는 누구일까? 많은 말들이 있겠지만 다음의 물음에 대한 답만큼은 명확하거니와 변할 여지도 없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최초의 한국 사진가는 누구일까?" 에드워드 김, 김희중 선생이다. 

동양인 최초이자 최연소의 [내셔널 지오그래픽](미국 본사) 편집장이라는 직함 하나만으로도 별로 더 설명할 여지는 없다. 전세계의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일생에 단 한 번 게재해보는 것만도 꿈으로 여기는 매체의 편집장을 6년간 역임했다는 것은 이미 차원이 다른 얘기다. 더 나아가 고등학교 시절(1950년대)에 이미 두 번의 개인전을 열어 수십 만의 관객을 모았다는 전설과 같은 이야기는 과연 진짜일까 의문마저 들게 만든다.(참고로 같은 시절의 [인간 가족전] 역시 수십 만을 모았다는 사실 정도는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1950년대는 '원시시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책은 어느 정도의 해답을 제시한다. 자서전과 대표작품집을 겸하고 있는데, 자서전으로도 상당히 충실하거니와 대표작선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분량과 인쇄품질을 보여준다. 하드커버로 잘 장정되어 나왔으면서도 별로 높지 않은 가격이다. 이 책 이전에 나온 게 몇 가지 있지만 지금까지로는 이 책을 앤솔로지로 보아도 될 듯하다. 

그렇다면 사진은? 파인아트에 절대적 우선권을 부여하다시피 하는 평론계에서야 일평생 포토저널리즘만을 추구해온 김희중 선생의 사진에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을 테니 상대적으로 거명이 될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포토저널리즘/다큐멘터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한 감흥을 받으며 감상하실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고교시절인 50년대의 흑백사진들은 '아... 천재란 이런 사람들에게 붙이는 단어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들며, 70년대 이후의 컬러 작업들은 과연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바로 그것이다. 좀 더 많은 사진이(바램 같아서는 50~100장 정도 더) 실리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사진뿐 아니라 글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야말로 입지전적 성공담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 것이 사진을 더 잘 찍는 데 무엇보다 큰 보탬이 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론가들, 평론가들의 수많은 담론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직접 찍는 것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최우선적으로 읽어야 할 글은 대가들이 직접 한 얘기다. 어떻게 공부하고 연습했나, 어떤 과정을 거쳤나,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촬영에 성공했는가 등등, 대가들의 경험담보다 중요한 노하우는 없다. 지금은 강단에서 후학양성에 매진하고 계시는 노대가의 노하우와 대표작이 듬직하게 묶여나온 한 권이다. 소장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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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역사
보먼트 뉴홀 지음, 정진국 옮김 / 열화당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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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역사라는 게 그렇게 짧은 편이 아니다. 1839년에 사진술이라는 것의 발명이 공식적으로 공표되었으니 벌써 170년이다. 어쩌면 우리 살아있을 동안에 성대한 200주년 기념식을 구경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9세기의 사진사(史)는 일반인(아마추어 사진애호가들을 포함하여)에게 거의 베일에 쌓여있다시피 하다. 20세기 전반만 해도 스티글리츠도 나오고 브레송도 나오고 에드워드 웨스턴도 나오지만 글쎄... 19세기에도 유명한 사진가가 있었을까? 과연 일반인들이 사진이라는 걸 찍거나 찍힐 일이나 있었을까? 

여기에 그 해답이 빼곡이 들어있다. 원래 사진 100주년을 기념하여 1937년에 열렸던 전시회의 도록으로 준비되었던 원고를 보완하여 발행한 이 책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사진사 관련서적 중 19세기의 이야기를 가장 충실히 담고 있다. 이 부분이야말로 이 책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자 최고의 약점이기도 하다. 본서는 1982년의 제5판을 번역한 것이며 저자는 충실히 개정증보를 해나갔다. 1970년대까지도 담기 위해 노력은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역시 '첨부'의 수준을 넘지는 못하고 있으며, 어디까지나 이 책의 본몸은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다. 

저자는 무척 유명한 인물이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최초의 사진담당 큐레이터였으며, 당대의 유명한 사진가들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지내기도 했다. 사진사 연구에서 그야말로 일획을 그은 인물이다. 이러한 저자가 필생의 역작으로 남긴 것이고 최초 출간 이후 무려 70여년이 지나도록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으니만큼 그 수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을 필요가 없다. 전문연구자가 아닌 이상, 20세기 중반까지의 사진사를 개괄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모범답안이다. 

사진술의 기술적 발전과정을 씨줄로 하고 사진가들의 예술적 활동궤적을 날줄로 하여 꼼꼼하게도 적어나갔다. 둘 사이의 균형과 연결이 무척 좋다. 하여 많이 알려져있지 않은 20세기 초반 이전의 사진술에 관심이 있는 학구파 장비병 환자^^에게도, 어디 가서 구경하기도 힘든 19세기의 사진들을 편안하게 일람하고자 하는 사진감상 애호가에게도 이 책은 필독서다.(도판이 매우 풍부하고 인쇄 품질도 좋다. 그리고 하나 더, 깜짝 놀랄 만큼 19세기 사진가들의 실력 또한 좋다.)

반면 20세기 중반 이후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개괄 이상이 못 된다. 분량으로만 봐도 19세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도 20세기 전반기가 대부분이다. 한편으로는 역시 미국중심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받아왔다. 사회사적 맥락과의 연결에도 그다지 능통하지 못하다. 이런 약점들은 유럽 쪽에서 나온 [세계사진사](공저, 까치글방)도 있고 초보자에게 알맞은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진동선, 푸른세상)도 있으니 보완이 될 것이다. 

사진의 역사를 처음 접하고자 하는 분, 특히 20세기 유명사진가들에 대해 궁금한 분이라면 위의 책들을, 반대로 좀 더 심화학습을 하고자 하는 분, 19세기에 대한 궁금증을 참을 수 없는 분이라면 이 책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19세기만을 보다 전문적으로 다룬 [사진의 경쟁](박평종, 눈빛)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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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버섯대백과
김현정 감수 / 동학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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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는 마이리뷰라는 형식을 빌어 부연설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항을 상품설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외국 책의 번역본이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코미야마 카츠지라는 일본 사람으로, 어디까지나 일본의 버섯들에 관한 간단한 해설을 곁들인 도감이라는 게 이 책의 정체다. 김현정이라는 분은 단지 감수만 했을 뿐이다.(원서의 발간은 2007년으로 되어있다.)

물론 일본의 생태도감들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사진들은 하나같이 훌륭하고 설명도 적절하며 정확하기로 이름이 높다. 편집은 또 어찌나 그렇게 깔끔하게 해놓는지 부러울 정도다. 그러나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것은 한국의 버섯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다른 나라 도감을 들여다보고 있을 일은 거의 없는 것이다.  

바로 옆나라인데 뭐 그리 차이가 날까 싶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이 책에는 모두 307종이 수록되어있는데, 한국명이 아예 없어서 그냥 학명을 한글로 적어놓은 것이 무려 33종에 이른다. 나머지 또한 과연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다시 말해 도감에 우선적으로 실을 만한) 종일지 의문이다. 300종이 넘는다고 해봤자 현재까지 한국에서 발견된 것의 절반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어찌된 일인지 나머지 274종에 대해서는 학명 표기를 생략하고 있어 과연 여기 달린 한국명이 통상적인 그게 맞는지 확인할 길도 없다.(어린이용 도서도 아닌데 학명 표기를 생략한 도감은 처음 본다.) 번역서라는 점을 별로 알리고 싶지 않았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저자의 머리말도, 감수자의 한 마디도, 번역자 이름도, 일러두기도, 심지어 정확히 몇 종이 실려있는지도 찾아볼 수 없다.(307종이니 33종이니 하는 숫자들은 내가 목록을 일일이 센 것이다.) 실로 겉보기엔 번듯한데 들여다볼수록 난감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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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2009-04-14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렇군요. 외국버섯도감을 그냥 번역해 놓은 것은 참고 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식용여부를 번역본의 설명 그대로 믿어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같은 버섯이라도 돋는 지역이 다르면 그 독성이나 화학 성분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버섯의 학명이 없다니 저 개인적으로 보아서는 아무데도 쓸모가 없습니다. 그나마 학명이라도 있으면 일본의 버섯들은 어떤 것이 있나 사 보려고 하였습니다.
 
한국버섯도감 - 원색
이지열 / 아카데미서적 / 198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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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일반인이 쉽게 구할 수 있는 버섯도감으로는 대표적인 책이었다고 하나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분량과 적당한 가격에 618종이라는 많은 항목을 수록하고 있으며(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버섯도감 중 이만큼 많은 항목을 수록한 것이 거의 없다) 단단한 하드커버로 무장해 여전히 새것처럼 보임에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366쪽에 618종을 수록했다는 얘기는 다시 말하면 항목별 분량이 그만큼 적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페이지당 두 종씩을 다루고 있으며, 당연히 사진도 종당 1장밖에 수록되지 않았다. 설명은 대부분의 버섯도감이 상당히 간략하기 때문에 뒤질 것이 없지만, 불행히도 한 장뿐인 사진의 크기는 작을 수밖에 없으며 더구나 화질도 별로 좋지 않다. 초점이 맞지 않거나 하얗게 날라가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어두운 사진들이 너무 많아 동정에 곤란이 많다. 아무리 종수가 많이 실려있댔자 동정하기가 어렵다면 무용지물이다. 새로 나온 괜찮은 버섯도감이 여러 가지 있으므로 그것들을 우선 참고하고, 거기에도 없는 것을 찾을 때에 한해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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