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만경 여래장경 부증불감경
이인혜 옮김 / 시공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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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과 함께 재가불자를 위한 대표적인 경전이자 대승불교의 중요경전 중 하나이고, 특히 여래장 사상의 중심경전이라고 하는 [승만경]을 중심으로 '여래장 삼부경'을 한 권에 묶은 책이다. 나머지 둘은 각기 10-20페이지의 짧은 분량에 별도의 해설도 없고, 어디까지나 [승만경]이 전체분량의 4/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실은 [승만경]도 본문은 각주 포함 50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데 해설이 140페이지나 된다.

현대적이고 정갈한 국역과 세심한 편집, 고급스러운 하드 커버 등이 이 책의 장점이지만, 반대로 그것들이 지나쳐서 단점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드 커버야 그렇다치고 하드 케이스에 담겨있기까지 하다. 종이도 모두 고급 아트지로 되어있다. 책도 크고(B5) 글자도 크다. 낭비가 아닐까 싶을 정도의 호화장정이다. 무슨 베스트셀러를 겨냥한 말랑말랑한 산문집같이 보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문 원문이 없다. 아무리 대다수의 독자가 한문을 해석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분량도 많이 차지하지 않을 텐데 굳이 뺄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다. 반면 해설은 좀 지나칠 정도로 상세하고 길다. 옛 주석서들이 다 그렇긴 하지만.(이 책의 해설은 대표적인 [승만경] 주석서인 길장의 [승만경 보굴]에 의거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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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 라틴아메리카 환상 문학선 (구) 문지 스펙트럼 14
루이사 발렌수엘라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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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환상적 리얼리즘이 그렇게 뛰어나다던데 나도 한번 봐보자 하는 분들에게는 이 책을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냥 마르께스나 보르헤스로 바로 들어가시는 편이 좋으리라고 본다. 오히려 이미 이 계열의 작품 여러 권을 읽고 난 분들이 한번쯤 별전 삼아 외전 삼아 볼 만한 게 이 단편선이다. 보르헤스의 작품들에서 늘 언급되던 제씨들과 드디어 작품으로 만나는 순간이다.

작품들의 완성도에는 꽤 편차가 있다. 뛰어난 것도 있고 별볼일 없는 것도 있다. 그중에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아레올라의 '역무원'이었고, 그밖에 코르타사르의 '연속된 공원'과 봄발의 '나무', 발렌수엘라의 '탱고' 정도가 좋았다. 참고로 수록작 모두를 환상적 리얼리즘이라고 칭할 수는 없을 것 같다. 3/5 정도만이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환상적 리얼리즘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라틴 아메리카 대표 단편선'이라는 부제가 더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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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서당 1 - 태조-예종편 맹꽁이 서당 고사성어
윤승운 글,그림 / 웅진주니어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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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때 배운 한국사(주제에 맞추자면 조선왕조 500년사)는 별로 생각나는 게 없다. 먼지 쌓인 지하실 창고의 물건들처럼 뭐가 어느 시대인지 잘 연결도 안된 채 가물가물하다. 대신에 기억에 남아있는 건 순전히 이 [맹꽁이 서당]에서 본 것들이다.

20여년 전부터 월간 [보물섬]에 연재되던 것이니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보기 시작한 것인데, 학교에서 배운 암기위주 한국사는 다 잊어버리고 부모님께 야단맞아가며 본 만화 한국사는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이것이 바로 만화의 힘이 아닌가 싶다. 역사를 다룬 만화가 시대가 조금 지났다고 낡을 리도 없을 것 같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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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레미 하우스 1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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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체만 봐도 꽤 오래된 만화구나 싶은 느낌이 들지만,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이 작품을 다카하시 류미코 최고의 작품이라고들 한다. 예전엔 [왁자지껄 한심연립]이라는 이름의 해적판으로, 지금은 [도레미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나와있지만 원제는 [메종 일각]이다. 최고걸작이 시중에서 흔히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내용은 그녀 특유의 왁자지껄, 시끌벅적, 티격태격, 좌충우돌식 '청춘 명랑 연애 코믹'의 전형이다. 다만 다른 작품들과 달리 지극히 사실적인 설정 하에서 철저히 연애물+코믹물의 임무에 충실하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이만큼 웃기고 재미있는 만화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 더구나 거의 만화적 비현실성이나 과장이 없이도 이만큼 웃기고 재미있는 만화는 거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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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이노의 비가 - 세계문제시인선집 10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 청하 / 198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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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릴케 문학선](민음사)이나 [릴케 전집](책세상)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흔하게 보이던 <두이노의 비가> 번역본이다. 독일어 직역본으로 되어있으며, 번역자는 [반지의 제왕] 등을 작업한 전문번역가 한기찬이다. 책은 <두이노의 비가>와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여러 면에서 쌍을 이루는 두 대작을 한데 묶었다.

19세기 말에 태어나 20세기 초에 세상을 떠난, 혹은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평생 전유럽을 돌아다니며 살았던, 또는 세기말적 데까당스로부터 1차대전을 체험하며 점점 형이상학으로 침잠해 들어갔던 릴케의 만년 대작... 면면을 되새겨볼수록 아무래도 21세기 초 남한의 독자들과는 참 먼 거리에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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