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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ㅣ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4
로버트 카푸토 지음,김문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미 나와있는 풍경사진 가이드북이 여러 가지 있지만, 이만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대개가 피상적인 서술에 머물거나 실전활용팁을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이 책은 한 마디로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경우다. 물론 시리즈의 앞 권인 [뛰어난 사진을 만드는 비결] 등이 있기 때문에 역할분담이 가능했겠지만, 고작 191쪽의 자그마한 책이 이렇게 알차다는 것은 한국인 저자/선생들의 분발을 요하는 대목이다. 밥 짓고 청소하다 보면 다 배우게 되니 시키는대로 따라와라 식의 전수법과 이 책의 서술태도는 꼭 한번 심층비교할 필요가 있다.
서술체계가 인상적이다. 우선 풍경사진을 잘 찍기 위한 마음가짐과 기초적인 연습방법부터 제시한다. 그리고는 바로 구도다. 그 다음에야 장비가 나오고 상황별 팁이 나온다. 시간대별 찍는 법, 날씨별 찍는 법, 장소별 찍는 법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으니 물고기도 주는 셈이지만,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이건 어떻게 해서 잡으면 된다"는 말을 꼭 덧붙여서 준다. 책을 읽고 나면 풍경사진(정확히는 자연사진)을 어떤 마음가짐과 생각으로 찍어야겠구나 하는 마인드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게끔 해주는 것이다. 중요한 미덕이다.
그 밖에도 장점은 많다. 우선 실린 사진들이 하나같이 내셔널 지오그래픽 작가들의 수작이다. 많은 작가들의 다양한 사진이 들어있어 편중되지도 않거니와 사진 자랑할려고 실은 게 아니라 본문과 꼭 들어맞는 예제 노릇을 톡톡이 해내고 있다.(정작 필자의 사진은 몇 장 되지 않는다.) 이 시리즈의 일관된 특징이지만, 작가 3명을 선정해 소개하며 조언을 듣는 섹션도 훌륭한 양념이다. 필름 SLR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DSLR은 물론 컴팩트 사용자들에게 또한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다는 얘기다.
몇 가지 고려할 점은 있다. 책이 다루고 있는 범위는 확실하게 자연풍경으로 한정되어있다.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인물을 예쁘게 찍는 법, 도시의 야경이나 길거리 풍경, 동식물 생태사진(접사와 초망원)같은 것은 나와있지 않다. 보다 기본이 되어야 할 수동카메라의 기초라면 시리즈 1, 2권에서 찾아야 한다. 원서가 2002년에 나온 것이다보니 디지털에 대한 고려가 다소 부족하기도 하다. 그러나 풍경사진에 진지한 관심을 갖는 아마추어 사진가라면 꼭 한번 읽어둘 만한 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멋진 사진을 만들어낼 수 없는 장소는 없다. 그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 이 책 22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