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예담Friend) - 두려움과 불안을 자신감과 행복으로 바꿔주는 아들 교육법
창랑.위안샤오메이 지음, 박주은 옮김 / 예담Friend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엄마! 나도 이제 중학생인데, 8시에 깨우면 어떻게 해!"

 

아침에 짜증이 많이 섞인 목소리로 아들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5분~10분 늦게 깨웠다는 것이다.

본인이 맞춰 놓은 알람 소리를 못 듣고(혹은 알람을 끄고) 늦게 일어난 건 생각도 안하고...

내가 마지노선에 맞춰 깨우기도 했지만, 남자들은 10분만 있어도 충분하지 않나.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금 더 자라고 배려한 건데... 난 나름대로 서운하다.

 

올해 중딩이 된 아들과는 과장을 조금 보태서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다.

어떤날은 친절하고 자상한 아들이었다가, 어느날은 왕 짜증쟁이에 엄마를 무시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부글부글 지옥을 경험한다. 하루를, 순간을 예측할 수 없다. 어제는 좋았는데, 오늘은 티격태격, 아까는 서운했는데, 지금은 죽이 척척 맞는 '베프'가 되어있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어쩜 내 맘과 똑같은지 한 눈에 '저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공동으로 두 명인데, 둘 다 중국인이다.

'한국인 저자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에 살짝 아쉬웠지만, 아들에 대해 그들이 가진 정보는 어떤 게 있을지 궁금해졌다. 잘 아는 것처럼 중국은 자식을 하나 밖에 낳지 못한다. 그런 사정이니 자식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어쩌면 우리보다 더 충만할지 모른다.

 

국적이 다르고 생활습관도 다르지만 그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나 보다. '엄마는 다 같은 엄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들'이라는 공통점은 문화가 서로 달라도 통하는 게 있을 것 같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라는 옛말을 떠올린다. 성장하는 아들을 보면서 사춘기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크든 작든 갈등이 생겼을 때 내가 '사전에 준비하고 답을 예상하고 있으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친다. 어떤 내용이든 책 속에 노하우를 빨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어도 결코 '나'가 될 수 없다. 예전처럼 고분고분 부모의 말을 잘 따르던 아이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자아도 생겼고, 자기 주장도 강해졌다. 나 자신도 변화가 쉽지 않은데 머리 큰 자식을 변화시키기는 더 어렵다.

 

부모가 가르친 적이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신기할 때가 많다. 성장하면서 관계를 맺는 다양한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겠지만 여전히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대중매체, 학교, 학원, 친구에게서도, 게임에서도 아이는 배운다. 자신이 습득한 정보의 질이 옳고 그름을 구분 지을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러 정보들을 배우고 익힌다. 그런것들이 쌓이고 섞여서 지금의 아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책을 읽어 가면서 내가 했던 잘못된 방식도 알게 되고, 써먹어 봐야지 하는 노하우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내용이 교과서처럼 흘러갔다. 초반엔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당연한 논리를 주장하는 것으로 끝맺음이 되고 있었다. 좀 더 구체적인 실천 사례들이 소개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몇 가지 사례라도 건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회사에 아들만 둘을 가진 동료에게 책을 빌려 줬다. 그녀의 반응을 기대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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