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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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戒) 에 속해 있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욕망에 대한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한다. 겉으로는 아닌척, 고상한 척, 괜찮은 척 연기하지만 실제로 마음 밑바닥에 자리잡은 색에 대한 욕망을 보여 주며, 지금까지 규범을 어긴 적 없이 살아왔지만, 이제부터는 그 규범이라 금 그어진 '선'을 넘는 경험도 해 보려고 한단다.

 

한 사람을 말할때, "나쁜 사람이다" 혹은  "착한 사람이다" 하는 한 문장으로 표현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멀리 타인을 말하기 전에 나 자신 조차도 복합적이고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다. 동일한 상황임에도 어떨 때는 이렇게 행동다가, 또 어떤 때는 저렇게 행동하기도 한다. 내가 가진 분명한 가치관이 있지만, 막상 그 상황에 닥치면 생각대로, 가치관대로 행하지 않는 경우 있다. 내 마음에서도 욕망과 규범이 매 순간 충돌한다.  대부분은 [이성]이라는 강력한 보안요원이 욕망이 표출되는 일을 막고 있지만, 어떤 계기가 되고, 기회가 생기면 언제고 '툭' 튀어나올 소지가 있다.

 

나 역시 욕망보다는 규범 즉, 계에 속하는 인간이라 글을 읽으며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대목도 있었다. 이 책을 은 지금, 나를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되돌려 보낸다 해도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똑같은 길을 걷고,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걸 나는 안다. 계에 속한 내 안의 규범들이 그렇게 유도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책 속에서 내내 얘기하던 저자의 강조사항은 충분히 고개 끄덕이며 이해하고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완벽주의자'도 계에 속하는 사람이겠다. 자신이 생각하고 목표로 하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 욕망이나 본능보다는 규범과 이성과 기준에 입각해서 완전할 때까지, 목표에 닿을 때까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 아니 갓 사회 초년병 시절엔 나도 '완벽주의자' 였다. 지금도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만,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기는 했다.

앞으로 10년, 20년... 세월이 많이 흐르면 지금의 완고함이나 뻣뻣한 고집이 더 누그러질 수 있겠다. 과거의 나에서 지금의 희석된 가 된 것처럼.

 

저자도 그와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20~30대의 놀림 받을 정도의 완고한 '계' 의 삶을 살아 온 것이, 40대가 지난 지금 돌아보니 '왜 그리 빡빡하게 살았을까?' 하는 후회가 생긴 게 아닐는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과 동경(?) 그런 심정이 생각을 조금 바꾸게 한 게 아닐까 싶다. 이제라도 조금 '선'을 어기면서 사는 것도 늦지 않았음을, 내 욕망을 조금이라도 내보여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낸 것이 아닐까.

 

저자가 남자여서, 남자의 시선으로 된 글이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으나, 말하려고 하는 본심을 이해하면서 넘어갔다.  누구나  번 뿐인 삶을 는데, 너무 빡빡하게 아등바등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대체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먼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먼지만큼 작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인간이라는 존재,

내 생각과 너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물고 뜯고 죽일 것 처럼 싸우는 소모전이 필요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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