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면서 우리가 선택하지 못하는 게 몇 가지 있다. 부모나 형제 자매가 있고,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로 만들어진 "나"라는 생김새가 그렇다. 나보다 남들이 더 많이 쳐다보는 내 얼굴은 아쉽게도 옵션으로 선택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만약 잘 생기고, 못 생기고 선택이 가능하다면 이 세상엔 미남, 미녀만 존재할테고, 미(美)라는 단어도 지구상에서 사라질지 모른다.
'못 생겼다'는게 요즘은 '안 생겼다'라고 바꾸어 말하기도 한다. 성형수술이 너무 흔하게 된 요즘, 돈으로 얼마든지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어째서 이런 생김새에 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 놓느냐 하면... 이 소설의 주인공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안 동안] 주인공 이름이다. 고등학교 1학년생으로 열 일곱살이다. 이름과는 반대로 절대 '노안'이다. 지나가는 사람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아저씨"라는 호칭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몽타주를 갖고 있다.
얼굴의 중요성을 교과서적으로 풀어 보자면 외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배웠다. 마음이 중요하고,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외모와는 무관하게 미남,미녀/추남,추녀가 결정된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마음을 보여 줬을 때의 얘기이고, 내 진심이 통했을 때의 얘기겠다.
교과서에선 그렇게 배웠으나, 아쉽게도 현실은 좀 다른 것 같다. 첫 인상이 많은 걸 좌우한다. 하다못해 음식점엘 들어가도 호감형과 비호감형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주인공 동안이가 어른의 얼굴을 하고서 겪게 되는 여러 재미난 사건들이 들어있다. 억울하고 분한 일들이 대부분이고, 장점 보다는 단점으로 인한 에피소드들로 귀찮고 성가신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학생요금을 내는 쪼잔한 아저씨로, 원조 교제하는 파렴치한 변태로, 도박사기꾼으로도 오해를 받는다.
남들은 평생에 한 번 갈까 말까 하는 경찰서를 벌써 여러 번 다녀왔다. 집에서는 사고뭉치 백수인 막내삼촌 때문에 작은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고, 짝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고백했을 때는 "윽, 꺼져" 하는 대답을 돌려받았다. 이게 다 '얼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ㅠㅠ
"삐뚤어질테닷!" 하며 날개도 없이 추락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의 주인공은 씩씩하게 견딘다. 매사에 조금 소심하고 좌절모드에 빠져 있기 일쑤지만, '시바 시바' 욕하며 순간 순간을 넘기며 조금씩 굳은살이 생겨나고 있다. 지금은 아프고 속상하겠지만 굳은살이 조금 더 단단해져 갈 즈음엔 어른이 될 테고, 어른이 되면 평범한 얼굴로 살 수 있을 테니 고민해결은 자연스러워지겠다.
씩씩하게 지내던 동안이게게 좋은 일이 하나씩 생겨나고 있다.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보상받기라도 하는 것처럼. ^^
동안이에게 앞으로 더 좋은 일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큰 목소리로 응원한다. 퐈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