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 같지만 멋지게 - 우리시대 청춘들을 위한 아버지의 초강력 독설충고가 시작된다
저스틴 핼펀 지음, 호란 옮김, 이크종(임익종)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보통의 가정을 들여다 봤을 때 엄마와 아빠가 자식을 대하는 이미지는 조금 다르다.

엄마는 대체로 친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있고, 아빠는 대체로 무뚝뚝하고 과묵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여기 저자의 아버지는 그런 보통 아버지의 이미지에 차별화된 몇 가지가 더 추가된다. 욕을 자주 쓰고 아들에게도 독설을 서슴치 않는다는 점이다. (혹시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몰라 첨언하는데 본인의 아들이 맞다. ^^)

 

솔직함을 넘어서 독설에 가까운 직언을 하는데 제 3자인 내가 보기에도 좀 아프다. 정곡을 콕! 찌르는 직설적인 표현이 빙~ 둘러 표현하는 것보다 큰 울림을 주고 효과가 크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심한 경우엔 상처를 받는다.

 

보통 사람들은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면 하나씩을 쓰고 나간다. 나와 내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는 친절하다. 웃기지 않아도 웃긴 척 하고, 때로 아부도 떨어야 하고, 타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나를 포장하고 희생도 한다.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가면 뒤로 감추고 항상 긴장하며 지낸다. 

 

이 책의 아버지는 그런 가면이 없다.

 

지구상에서 겉과 속이 똑같은 사람이란 평을 내릴 수 있겠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사탕발림도 없고, 나를 희생해 가며 상대를 위해 맞춰주는 일도 없다.  그게 자식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말로 표현하고야 만다.  독설에 가까운 솔직함이 아버지의 무기이자 장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통쾌한 맛이 있다. 아버지의 욕설과 독설이 내 마음을 대신 표현해 준 것 같은 시원하고 청량한 뭔가가 있다. 급한 화장실 볼일을 마쳤을때의 후련함과 시원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처음엔 욕이 많이 나와 좀 부담스러웠는데, 뒷부분으로 갈 수록 상황에 딱 맞게 감초처럼 들어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ㅋㅋㅋ

 

그래도 책을 덮으며 따뜻한 마음이 드는 것은 솔직함 가운데 자리잡은 아들에 대한 애정때문일 것이다. 말은 거칠어도 자식을 위한 충고임을 알기 때문에, 헛된 희망을 심어주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마음이 녹아있어서 그럴거다. 솔직함에 상처 받고 끝나는게 아니라 어머니와는 표현법이 다른 아버지의 사랑이 전해져서 그런 것 같다.

 

아버지의 독설에 내성이 생기고 면역이 되어서 이제는 저자도 아버지의 독설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트위터에 한 두 마디씩 '아버지의 어록' 을 올린 게 히트가 되서 이렇게 책으로도 나오고 TV에 아버지를 모델로 한 시트콤까지 생겼다고 한다. 상처받아 아버지를 미워하거나 두 번 다시 보고싶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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