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재밌게 읽는 정치교본.

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그냥 다이렉트하게,
폼 잡는 이론이나 용어 빌리지 않고, 일상의 언어로 정치를 이야기해보자고.
평소 정치에 관심 없는 게 쿨한 건 줄 아는 사람들에게,
좌우 개념 안 잡히는 사람들에게, 생활 스트레스의 근원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번 대선이 아주 막막한 사람들에게,
그래서 정치를 멀리하는 모두에게 이번만은 닥치고 정치,를 외치고 싶거든.
시국이 아주 엄중하거든, 아주.
(본문 중에서)

정치에 대해 관심도 적고 잘 모르기도 해서 이 책이 머리아프고 어렵지 않을까 살짝 긴장했지만, 본문에서 그가 했던 말처럼 정치를 일상의 언어로 얘기해 줘서 무척 쉽고 재밌게 읽었다. 쉽게 풀어 이해도가 빠르고 가독성이 무척 좋았던 책이다. 금방 읽었다. 

난 사실 김어준 이란 사람을 잘 모른다. '나꼼수' 하면 '김어준'이 쌍둥이 처럼 떠오르긴 하지만 딴지일보를 본 적도 없고, 그의 강의나 방송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얼굴만 아는 정도였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오늘의 선거를 앞두고 며칠전에 완독했다. 이 책을 읽고 정치에 대해 관심이 생기고 나니 오늘의 개표결과를 보는게 흥미 진진하고 재밌다. 최종 결과도 무척 궁금하고. 물론 투표도 일찌감치 하고 왔다. ^^

일일이 실명을 거론하고 그 실존하는 정치인들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장난처럼, 때론 진지하게 얘기해 주는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지금까지의 정치를 바라보건데, 권력을 쥔 사람을 상대로 위험한 발언을 하고 무사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을거다. 더 놀라운건 김어준이 '딴지일보'를 12년이나 지속해서 유지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우여곡절도 있었겠지만, 지금까지도 무사(!)한걸 보면 뭔가 비빌 언덕이 있는가 보다 하는 생각도 든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묻고, 김어준이 대답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책은 이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국, 문재인, 이명박, 박근혜, 노무현, 심상정, 노회찬, 이정희 등 이름만으로도 한가닥 하는 정치인들이 그의 긴 수다의 주인공들이다. 김어준은 많은 의원들을 직접 만나 얘기 나눠 본 경험을 바탕에 두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있다. 그의 말에는 핵심을 찌르는 뭔가가 있다. 통찰력도 돋보이고 깊이 깨달은 바를 일상의 언어로 비유해서 하는 말도 예사롭지 않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똑똑하고 지적으로 보이기 까지 했다. 처음엔 김어준식 표현법이 서툴러 어색했으나 점차 익숙해지니 좀 나아졌다.  어느 순간엔 후련하고 시원함이 느껴졌다. 대리만족 비슷한 뭔가가 느껴져서 통쾌하기도 했다.

쉽고 재밌게 정치 공부를 하게 해줘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올 한해 대선도 있고... 시점이 시점인 만큼 올해, 아니 지금 바로 읽어야 할 책이다. 아직 읽지 않은 독자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읽고나면 생각이 좀 넓어질 것이다. 다른 시각으로 보는 눈이 생길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