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눈 - 위대한 탐험가가 남긴 경이와 장엄의 기록
퍼거스 플레밍.애너벨 메룰로 엮음, 정영목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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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7세기, 18세기 초반까지도 탐험가들은 보물을 찾기위해, 부를 획득하기 위해 떠났다. 그러다가 18세기 중반에 탐험 역사에 분수령을 맞이하는데, 이때부터는 보물과 영토 확장의 목적보다는 순수한 열정을 가진 탐험가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를 위한 연구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베일에 쌓인 오지를 탐험하고 그 기록일지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점점 더 많은 '자유로운 영혼'들을 불러들인다. 떠나고 싶게 한다.

 

북극을, 남극을, 밀림을, 세계에서 제일 높은 에베레스트산에서 제일 낮은 바다속 심해까지 탐험가들이 놓치는 공간은 없다. 서로 앞 다투어 한발 먼저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한다. 생명을 위협받는 현장에 기꺼이 걸어 들어간다.  그 어떤것도 탐험가들의 열정에는 견주지 못하는 모양이다.

 

실제로도 극도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터라 열정적으로 탐험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많다. 운이 좋아 목적지에 깃발을 꽂고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실패한 이가 더 많았다.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둘다 고생은 비슷하게 하는 것 같다. 극한의 추위와 더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운이 따라야 성공의 가능성이 높다. 보통 30~40대에 탐험을 시작하는데, 그 보다 나이가 더 많은 이들도 있다. 

 

이 책은 수십명의 탐험가들의 업적이 간단하게 나오고, 그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나 사진, 탐험일지 중 일부를 발췌해서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수십명의 탐험가가 목숨을 걸고 경험한 환희와 극한 상황에서의 고통들을, 우리는 그저 편안하고 따뜻한 곳에 앉아 고스란히 전달받으면 되는 것이다. 떠나고 싶은 욕망을 감추고 억누르고 있는 사람이라면 소중한 간접경험이 될 것이다.

 

 

책은 거의 시대순으로 배열 되어 있는데, 초반에는 그림이 많이 나온다. 카메라와 같은 최신 장비가 없던 시대라 환상적인 풍경을 증명할 방법이 그림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탐험가는 화가를 대동해서 탐험을 하기도 했다. 그 만큼 비주얼 적인 기록이 크게 좌우했던 것 같다. 책 뒷 쪽으로 갈수록 사진이 많이 실리고 선명도나 정확도가 예술작품에 가깝다. 희귀한 풍경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직접 눈으로 봤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개인적으로 탐험가들의 열정과 저마다 떠나야 하는 명분을 100% 이해하고 공감하진 못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눈엔 '사서 고생하는 일'로 비쳐진다. 생명을 보장받지 못하는 길을 고집 부려 떠나는 그들이 때론 무모해 보이기 까지 한다. 하지만 세상엔 많은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안다.  떠나고 싶은자, 머물고 싶은 자...

 

탐험을 인생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는 그들은 이렇게 답할지도 모르겠다.

"한 번 뿐인 인생~! 짧고 굵게 사는 거지! 인생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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