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연애
백영옥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스타일>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저자가 머리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띄었을 때 두번 생각하지 않고 주저없이 빌려왔다.

그녀의 단편 소설집이다. 제일 뒷 페이지를 보니, [문학동네], [현대문학] 등 책자에 수록되었던 소설을 모아놓은 것 같다.

 

아래와 같이 8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살인이 들어있는 내용도 있었는데, 어쩐지 우울하다거나 찝찝한 기분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글을 이끌어가는 그녀의 문장 자체가 발랄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든다. 발랄한 문장들을 좋아한다.

 

1. 아주 보통의 연애  : 영수증과 사랑에 빠진 김한아.
2. 육백만원의 사나이 : 엄청난 부를 누리다 한 순간에 모든 걸 잃어버린 남자. 육백만원이 필요한 이유는?
3. 청첩장 살인사건 :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청첩장을 만드는 남자가 용의자에 오른다!
4. 가족 드라마 : 유방암에 걸린 아버지 그리고 그의 가족 이야기
5. 강묘희미용실 : 작가를 꿈꾸는 강묘희. 그러나 지금껏 H의 편집자로만 살고있다.
6. 푹 : 연쇄적으로 손가락 절단사건이 일어나고, 그 세명의 피해자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7. 미라 : 에이즈의 위험성에 대해 그토록 강조했던 이유가 있었네.
8. 고양이 샨티 :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했던... 여자와 고양이 샨티.


 

첫번째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 보면...

짝사랑 하는 남자가 있는데, 영수증 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그 남자가 제출하는 영수증을 모으는 것으로  자신의 사랑을 키워간다. 택시비 영수증이며, 식사 영수증, 커피 영수증, 맥주집 영수증... 영수증을 보고 있으면 그의 하루가 눈으로 본 듯이 그려진다.  시간과 업종과 구체적인 내역까지 고스란히 들어 있어서 그가 좋아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보고해 준다. 언제 잔업을 했는지, 커피는 얼마나 마셨는지, 어떤 맥주집을 자주 가는지, 그 사람의 식성까지도 훤히 알 수 있다.  영수증과 사랑에 빠진 최초의 지구인이다.  나중에는 그 남자를 사랑하는 건지, 영수증을 사랑하는건지 모를 정도가 된다.  그녀의 영수증을 분석하는 능력은 점쟁이 수준이다.

 

그녀의 말을 들어보자. 그럴 듯 한게 고개가 끄덕여 질지도 모른다. ^^

 

한 장의 영수증에는 한 인간의 소우주가 담겨 있다.

취향이라는 이름의 정제된 일상,

흡연처럼 고치지 못한 악습들,

다이어트를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삼십대 도시인의 정체성까지.

그날 밤 그는 일기를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에겐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답이 있다.

육하원칙에 의한 선명한 일상.

 

독특한 소재와 저자의 표현력이 만나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흔하지도 않은 이야기. 

강추위가 몰아칠때 따뜻한 곳에 자리 잡고서 저자가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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