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 - 한 권으로 읽는 우주의 역사
이석영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바쁜 일상을 살면서 하늘을 올려다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따로 마음 먹지 않고는 한가로이 하늘을 쳐다 볼 여유란 없다.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보기 위해 잠깐 올려다보는 정도가 고작일 것이다.
 
우주, 은하, 별, 지구, 태양계... 평소에는 몰라도 되는 주제들이다. 특별히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잊고 사는 주제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그런 주제들이었다. 현실적이지도 않고, 아직도 개발하고 밝혀야 할 게 넘쳐나는 아주 미스테리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집에서 우주에 관련한 상식이 가장 부족한 사람이 나이기도 하다. 남편과 아들은 우주, 천문학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 여러종류의 책을 읽기도 하고, 함께 토론도 하곤 한다.  그럴때마다 난 딴 생각을 하기 일쑤였다. 열심히 토론하는 큰사람, 작은사람을 관찰하면서 흐뭇해(!) 하는 정도에 그친다.  대화에 낄~ 생각 같은건 애초에 없다.  관심분야가 아니어서.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누가 책 좋아하는 나에게 선뜻 빌려주신 책이다. 그 마음을 내치기 어려워 받아들긴 했으나, 읽어야 할 책이 많아 우선순위가 저 뒤에 있었더랬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책을 집어 들었다. 
 
저자 "이석영" 이란 사람도 낯설고, 주제도 낯설었는데,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니 오호~ 꽤 재밌다.
제목부터 모든 사람을 위한 ... 이란 말이 붙었다.  이해하기 쉽게 일반인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글이 진행되고 있다.
아주 반가웠다. 흥미를 유발하는 질문들, 쉽게 들어주는 예화들이 머리에 쏙~ 들어온다. 아주 친.절.하.다.  ^^
 
물론 중간쯤엔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최대한 풀어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었을거다.  중간에 조금 복잡한 부분을 빼면 대체로 아주 만족스럽다.  몰랐던 상식이 줄줄이 머리속으로 열 맞춰 입력된다. 
 
 
우주의 나이는 137억년이고, 태양과 태양계가 태어난 건 약 46억년 전으로 보고있다. 태양이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100억 년을 산다고 하니, 100살을 사는 인간으로 따져보면 사십대 중반의 나이를 사는 셈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가 생성되기까지는 38만년 전으로 생각된다. 별 하나가 태어나 생명을 다할때까지를 간단하게 보면, 처음 태어나 수소와 헬륨들을 태우며 뜨겁게 살다가 더 이상 태울게 없으면 작게 축소하며 마지막으로 큰 폭발이 일어나며 별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마지막의 폭발을 우리는 "초신성"이라고 부른다.  초신성이 폭발할때 그 별이 갖고 있던 물질들을 모두 토해내는데, 지구의 모든 생명체와 우리 인간은 이 초신성의 물질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참~ 위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군가 계획된 전략아래 만들어진게 아닌, 초신성의 숭고한 희생(!)으로 지금의 인류가 태어났고, 후대에서 후대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초신성의 후예들이다
 

아래는 책 속에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가슴 벅차 오름과 신비함으로 전율이 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태양계가 탄생하기 전, 태양계의 원재료가 된 기체 덩어리 근처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는데, 그 초신성은 자신이 평생토록 만든 모든 무거운 원소를 은하 기체에 환원하고 일생을 마감했다. 현재 사람의 몸속에 있는 모든 중원소(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철 등)는 이 초신성에서 만들어졌을 확률이 크다. 인류는 모두 한 초신성의 후예인 셈이다. 
 
이렇게 특별한 우주에 137억 년의 과정을 통해 태어난 우리. 우리 우주에 있는 1000억 개의 은하 중 하나인 우리 은하, 우리 은하에 있는 1000억 개의 별 중 그저 한 별인 태양, 그리고 그 안에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66억 명의 인구 중 하나인 나. 하찮아 보이는 나를 위해 거대한 우주가 한 일을 생각해 보면, 나는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가.


아직도 우주가, 은하가 어떤 물질로 이루어졌는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고작 4%에 불과하다고 한다.
비슷비슷한 인간이 머리를 맞대고 4%를 찾은것도 기적같은 일로 여겨지지만, 앞으로는 그 숫자가 더 커질거라 생각하니 같은 인간으로서 참 자랑스럽다.  뿌듯하고 대단하단 생각밖에 안든다. 
 
더디게 밝혀지는 우주의 비밀을 캐기 위해, 지금도 지리멸렬한 연구와 싸우고 있는 모든 연구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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