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천운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생강>으로 눈에 익힌 작가가 천운영이다. 
아쉽게도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어보리라. 다짐중이다.
 
<명랑>이란 작품으로 작가를 처음 만난다. 

1. 명랑
2. 늑대가 왔다
3. 멍게 뒷맛
4. 모퉁이
5. 세번째 유방
6. 아버지의 엉덩이
7. 입김
8. 그림자 상자
 
명랑은 8편의 단편소설로 묶여진 책이다.  전체적인 톤은 조금 회색빛이다.
제목을 보고 생기있고 발랄하고 그런 것 들을 상상했다면 보기좋게 틀렸다. 그런 것들과는 정 반대에 서 있는 작품이다. 
물론 재미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재미가 있다, 없다 로 판단내리기 보다는 소재들이 독특했다. 
 
등장인물들 나름대로 사연은 있지만,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 조금 서툰 사람들이 나온다.
조금 이상하다 싶은... 혹은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 때론 안타까울 수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캐릭터들이 주인공이며 화자로 등장한다. 
 
툭~ 터놓고 서로간에 진솔한 얘기를 했다면... 얘기를 들어주고, 들려주고.
가식일지라도 좀 더 평범하고 평균적인... 인간 관계를 맺으려고 조금만 노력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뜬금없이 소설을 읽는 이유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그려놓은 그림을 보며 그저 이해하는걸로 끝내는 건가? 동감하고 공감해야 하는건가?
가끔 소설을 읽으며 평범하디 평범한 나에 견주어 보며 이렇게 하지... 저렇게 하면 좋을걸... 하며 답을 내려고 애쓴다.
소설 속에 주인공을 평범한 쪽으로 이끌려고, 가이드 하려고 애쓰는 나를 발견하면 씁쓸하다.
상상속에 있는 인물을 가지고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이 책도 그랬다. 기준이 되는 선을 그어놓고 그 선에 못 미치는 주인공들을 끌어올리려고 이리저리 분석하며 머리를 굴려본다.
안 좋은 습관이겠지?  참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 독자로, 책을 읽으면서도 그 성격이 어디 못 가나보다.

리뷰 쓰기에 유난히 힘든 책들이 있다. 내 경우엔 소설이 그에 속한다. 이 책은 그 소설들 중에서도 그 강도가 쎄다.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며칠전에 완독을 해놓고 지금에서야 리뷰를 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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