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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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은 리뷰어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애도하는 사람> 이라는 책이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그 두께에 놀랐다. 허걱. 무려 648쪽이나 된다.
하지만 소설이라 몰입해서 읽다보니 금방이다.
'재밌다'는 표현이 좀 어색하긴 하지만 신선했다.  애도하는 사람이라니...

시즈토는 죽은 사람을 일부러 찾아가,
삶을 마감한 장소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죽은 사람을 애도해주는 이다.

'애도해 준다'는 의미는 '명복을 빈다'는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겠다는 뜻으로 간단히 기도하는것에 가깝다.


생전에 누구한테 사랑을 받았고,

생전에 누구를 사랑했으며,
살았을 때 어떤 일로 사람들에게서 감사를 받았는지.

주로 위 3가지의 기준으로 애도를 한다.


억울한 죽음도 있고, 안타까운 죽음도 있는 반면에...

여럿을 죽인 살인마 라든지, 욕심때문에 죽은 조직폭력배 라든지... 악을 행하다 죽은 이들을
세상 사람들은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이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죽음도 있다.

하지만 애도하는 사람 '시즈토' 에게는 관심없는 내용들이다.

어떻게 죽었는지, 몇살에 죽었는지, 타살인지, 자살인지, 사고였는지 묻지 않는다.
그저 죽었다는 사실 하나만을 가지고 사랑과 감사에 대한 긍정적인 것들만 묻고 애도할 뿐이다.

사람은 죽음을 무서워한다.  두려워한다.
사후 세계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외로움, 고독, 두려움 그것들과 함께 깜깜한 어둠속을 홀로 걸어야 하기 때문이리라.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어쩌면,
나를 알고,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로부터 잊혀진다는 사실이 더 두려운 건지도 모른다.
사람들 기억속에서 사라진다는 사실이 더 무서운 걸지도 모른다.

"나를 잊지 말아줘!"

"날 기억해 줘!"

세상에 태어나 후세에 이름을 남길만한 큰 업적을 쌓지 않은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은뒤 오래지 않아 기억속에서 잊혀진다.
세상에 나왔던 흔적조차도 희미해진다.


태워버린 사진처럼 사라져 버릴 것 같아 쓸쓸한 기분일 것이다.
울고 웃으며 함께 했던 시간들이 분명 있었는데, 나란 존재만 지우개로 깨끗하게 지워진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고, 그 추억을 되새기며 그리운 대상이 되고 싶은게 사람이란 동물 아닐까!
그것들이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고 싶고, 조금이라도 죽음을 늦추고 싶은 이유일 것이다.

애도하는 사람이 있어 그에게 나의 기억을 맡길 수 있다면,
그라면 충분히 나를 기억해 줄거란 믿음이 있어서,
떠나는 먼 길에 여한없이, 조금은 편안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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