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와사키 나쓰미 지음, 권일영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이 참 길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이다.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아십니까?
<매니지먼트>는 1909년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에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20세기 최고의 지성 가운데 한 명이라는 피터 F. 드러커가 63세 되던 1973년에 쓴 ’조직경영’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에 의해 ’경영학’이 시작되었다고 하고, 그래서 드러커를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은 남편이 재밌을 것 같다고 추천해서 읽게 된 책이다.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소설로 접목시켜 알기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거라고 해서 구매했다.  책 소개를 보다보니 생각보다 유명한 책이어서 깜짝 놀랐다.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치고 1위에 오른 도서라고도 한다.  저자는 방송작가와 여성아이돌 그룹의 프로듀서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는데, 소설로는 이 작품이 처녀작이라고 한다.  첫 작품이 역전 만루 홈런을 친 격이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나보다. 

여자주인공 미나미는 친한 친구 유키를 대신해서 고교야구 매니저 역할을 수락한다.  유키가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을 해야해서 유키의 빈 자리를 미나미가 메우게 된 것이다.  매니저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역할이 뭔지도 궁금하고, 역할을 맡은 이상 책임을 다해야 할 것 같아 매니지먼트에 관련한 공부부터 해야겠다 다짐한다.  책을 구입하러 서점에 가서 종업원의 추천으로 만나게 된 책이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이다.  운명적인 만남이었다. 

그러나 집에 와서 책을 들쳐보다가 금방 후회하게 된다.  야구에 관해서는 한 글자도 나오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기업 경영’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성미가 급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덜컥 구매해버린 자신을 질책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ㅠㅠ  비싼 돈을 주고 산 만큼 읽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한장 두장 책장을 넘기는데, 의외로 재미있다.  

재밌게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조직 경영이란 측면에서 ’야구부’에 적용해도 이상할 게 없을 것 같았다.  매니지먼트가 꼭 기업만 하라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1. 조직에 대한 정의                                야구부=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조직
2. 목표설정                                               고시엔 대회에 나간다!
3. 마케팅                                                    병문안 면담
4. 매니지먼트의 조직화                         감독, 매니저, 통역 등 팀의 조직화
5. 일의 생산성                                          부원들의 장점을 살리다!
6. 이노베이션                                            ’노 번트, 노 볼 작전’
7. 사회공헌                                                교내 다른 동아리와의 협력, 소년 야구교실 운영 등

왼쪽 항목이 피터 드러커가 기업에서 쓰이도록 만든 항목들이라면, 오른쪽 내용들은 미나미가 야구부에 적용시켜 만든 파생된 전략들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런 전략들을 실현시키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우선 미나미가 매니저로 있는 ’호도고’ 야구부는 지금까지 거둔 최고의 성적이 딱 한번 차지한 16강이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것도 20년 전에 거둔 것이다.  

연습할 때 선수들의 참여율은 바닥에서 맴돌았다.  이유 없이 빠지는 일이 예사였고, 감독과 선수간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있었다.  야구부가 존재하기는 하나 어떤 결속력이나 단결력이 한참 떨어지는 팀이었다.  거기에 새로 들어온 미나미가 매니지먼트를 한다며 거창한 목표를 제시하니 여기저기서 콧방귀를 끼는 실정이다.  

그런 실력의 야구부 팀원들에게 미나미의 <매니지먼트>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까?  미나미 혼자만 변해서는 안되고, 야구부원들 모두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한 팀의 경기인데, 의욕도 없고 실력도 없는 팀원들에겐 무리라고 모두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하지만 미나미의 계획은 확고하고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는 처음부터 변함이 없다.


경영학을 야구부에 접목시킨 작가의 아이디어가 참 좋았다.  모르긴 해도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는 조금 딱딱하고 이해하기에 쉽지 않은 내용일 것이다.  이런 난해한 내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이야기를 지어낸 친절한 소설이다.  야구부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우리의 모든 일상에도 조금씩 응용하면 적용하지 못할 게 없겠다. 

아이의 시험 공부 전략에도...
회사생활을 하는 샐러리맨에게도...
가정을 이끌고 꾸려가는 주부에게도...

무궁무진하게 많은 일상이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이상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겠다. 

피터 드러커의 경영학에 관심이 간다면, 내 일상에도 적용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진짜 피터 드러커 <매니지먼트>를 읽어볼 차례다.  나도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언젠가는 필요로 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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